축산분뇨로 전기 생산, 농가소득증대 기대
이산화탄소도 냄새도 없는 바이오에너지


지구온난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고유가 행진은 그칠 줄 모른다. 미래에는 이 상태가 더 악화될 것은 뻔하다. 이에 기후변화협약 등 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각 국의 연구개발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는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큰 빛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사진1]“바이오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고, 수질 오염의 주범이 되는 축산 분뇨를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발생한 에너지는 전기로 소비될 수 있어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되며 찌꺼기는 농촌에서 액비로 사용돼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바이오에너지 포럼’이 첫 번째로 열렸다. 차명제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교수(53)는 “바이오에너지는 미래 중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정부 관심이 너무 낮다. 그래서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 우리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며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바이오에너지는 음식물 쓰레기, 폐목·폐자재, 가축 분뇨 등에 잡풀을 섞어 발효시켜 발생한 메탄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이때 생기는 열로 온수나 난방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디젤, 에탄올 디젤, 사료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차 교수는 또 “이를 통해 축산 농가가 가장 큰 소득을 볼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의 생산으로 농촌의 빈곤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 농민은 더 이상 곡물 생산자가 아닌 에너지 생산자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바이오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활용될 뿐 아니라 농촌 빈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농림부에서 현재 추진하는 한약마을 등 농촌 특화 사업이 있는데 축산 단지나 대규모 농가가 있는 곳에 에너지 마을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 강원도 양구군에서 바이오에너지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에 시범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지금 몇몇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농촌 빈곤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실정에서 지자체에서도 바이오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아직까지 관심 밖이다. 외국의 경우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시작한 지도 꽤 됐는데 우리나라가 지금 시작한다면 너무 늦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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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그는 “유럽 신재생에너지 중 바이오에너지가 50~60%를 점하며 다음이 풍력·태양광 순이다. 유럽 중에서도 독일·덴마크가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주력하는데 이들 국가도 바이오에너지를 바이오디젤, 메탄가스, 지역난방 등 상용화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유럽도 시도 중이며 이제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지금 시작한다 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바이오에너지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덧붙여 “독일은 전체 수출액 중 환경산업 수출이 15%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무역흑자가 원유수입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환경산업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정부의 태양광·풍력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높다. 올해에도 4350억 원을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바이오에너지는 현실화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아직까지 농림부·환경부·산자부 등에 바이오에너지와 관련된 관할 부처도 없는 실정이다.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이 여론화 돼서 정부에 에너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그는 포럼의 갈 길을 밝혔다.

바이오에너지에 대해 정부가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의 문제다. 정부가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도 바이오에너지가 실질적으로 검증된 부분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차 교수는 초기단계인 바이오에너지에 대해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포럼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해 정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에너지 관련 시설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차 교수는 “태양광이 1㎾ 생산하는데 1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데 반해 바이오에너지는 150만원에 불과하며 더 큰 용량을 생산할수록 비용이 적게 든다”며 바이오에너지 시설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태양광 설치에 70%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바이오에너지에도 설비 지원을 해야 한다.”

[#사진3]바이오에너지는 관리·운영에 주의해야 한다. 그는 “혼합·발효 과정에서 냄새는 전혀 없지만 독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독성 때문에 발전기계의 수명도 5~6년 정도밖에 안된다”며 “관리 인력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경 서울시 녹색위원회 위원,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유니슨의 김금모 부소장, 권영근 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등 8명으로 출발한 포럼은 오는 21일 2차 월례포럼을 개최한다. “1차 포럼 이후 바이오에너지 기술 보유 업체나 농민, 지자체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2차 때는 더 많은 관련 인원이 참여해 활발한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포럼에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대안을 마련할 것이며 지자체와 농가, 농협, 시설 업체와 정부 등에 매개 역할을 이 포럼이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와 바이오에너지포럼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는 바이오에너지의 첫걸음이자 방향제시이기에 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선애 기자·사진=이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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