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모두가 건강한 삶 영위하는 ‘건강도시’ 실현 위한 정책 토론회

서울연구원은 2월28일, '건강도시를 위해 보건과 도시설계는 어떻게 협력할것인가'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김민혜 기자>

[서울연구원=환경일보] 김민혜 기자 = 미세먼지, 각종 먹거리 파동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효율적 ‘건강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우리나라의 ‘건강도시협의회’ 의장도시인 서울시 강동구의 의뢰를 받아 ‘건강도시 실현을 위한 강동구 도시설계 가이드라인 수립’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물리적 환경과 건강의 관계를 실증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설계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2월28일 오후2시, 서울연구원에서 개최된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는 서울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의 주요 결과 및 건강도시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측부터) 서울연구원 김경혜 부원장이 개회사,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축사를 했다.

‘건강도시’란 국민의 건강지수를 높이고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역사회의 참여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상호협력하며 ‘모든 인류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이라는 목표를실천해 가는 과정이다. 2006년에는 같은 목표 아래 지방자치단체와 학술기관들이 모여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를 설립한 바 있다.

패널토론에 앞서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영현 박사는 ‘서울시 건강도시사업에 대한 거주자 인식과 개선방향’에 대해, 서울연구원 손창우 박사는 ‘서울시 강동구 건강도시 도시설계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제했다.

발제자들. (좌측부터)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영현 박사, 서울연구원 손창우 박사

물리적 환경 개선도 중요
김영현 박사는 우리나라의 건강도시 사업은 건강도시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질병 예방 및 사후조치로서 보건의료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대부분 건강생활 실천과 위생, 환경개선, 공원 녹지 조성에 집중돼있다고 말했다.

“건강 저해요소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개선도 중요하다”고 주장한 김 박사는 “현대 도시환경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저해하는 요인은 도시와 지역의 물리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말하며 연구 결과에 따른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건강도시사업이 대개 거주자들의 관심도나 만족도가 낮은 상태라고 지적하며 질병관리라는 일차원적 시각을 벗어나, 물리적 환경 개선에 대한 건강도시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흡연 등의 불쾌감 유발요소 격리 ▷범죄로부터 안전 보장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보행자 안전 확보 ▷주차 공간 확보 및 이용편의성 제고 등이 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언급됐다.

건강도시 설계 가이드라인 - 강동구의 사례
손창우 박사는 연구 과제였던 강동구의 건강도시 설계 가이드라인에 대해 항목별, 사례별로 발표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건강도시 도시설계는 ▷도시건강 프로파일 ▷건강과 환경의 관계분석 ▷도시설계 요소 도출 및 적용, 건강도시 도시설계 가이드라인 완성의 순서로 진행된다. 손 박사는 도시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도시의 최적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프로세스 공유를 통해 가이드라인의 구체적 활용 방안을 사례를 통해 전했다.

지역구민의 건강상태, 생활환경, 건강형평성 등을 조사해 서울시 평균과 대비하는 작업을 거쳐 도시건강의 취약요소를 도출 한 후 물리적 환경과의 관계성을 분석한다. 이는 세부 항목별 분석으로 이어져 각각의 대안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건강도시 설계 가이드라인은 최종적으로 자체구 단위에서 실천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일개 구청에서 생활환경 전반을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원칙 아래 세부적인 환경과 영향관계를 고려해 마련된 방안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


활발한 분석과 논의는 ‘건강도시’ 위한 출발점

토론 참여자들. (왼쪽부터)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안현찬 박사, 세종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부 강우원 교수, 좌장을 맡은 성균과대학교 의과대한 이명순 교수,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남은우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승현 교수

이어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한 이명순 교수를 좌장으로 세종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부 강우원 교수,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남은우 교수,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안현찬 박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승현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나눴다.

강우원 교수는 “지역주민의 건강문제는 도시계획이나 도시설계 지침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대안제시도 제한적이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최종 성과물이라기보다는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출발”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이 학술적 대안이 아닌 정책적 대안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인식과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남은우 교수는 건강도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건강도시 사업의 거버넌스 구조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누가 지자체장이 되든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청사에 ‘건강도시추진단’을 신설해 산하 구청의 다양한 관련사업을 종합적으로 관리, 지원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구원 안현찬 박사는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와 제도개선에는 중앙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 권한부족으로 가로막혔던 부분들이 상위 정부로 전달 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현찬 박사는 손창우 박사와 함께 진행한  ‘강동구 건강도시 설계 가이드라인’ 연구의 의미를 세 가지로 자평했다. ▷보건과 도시설계 분야가 공동연구진을 구성해 협력적으로 과제를 수행한 점 ▷취약요소와 물리적 환경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해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도출한 점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점이 연구의 의의라는 것이다. 그는 “건강도시 정책은 기존 도시계획보다 섬세한 관리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와 제도개선에는 중앙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 권한부족으로 가로막혔던 부분들이 상위 정부로 전달 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현 교수는 “도시가 건강해지고 시민이 양질의 건강한 삶을, 형평성 있게 누리기 위해서는 부문·학제 간 협력과 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라 제도를 시행하고 시설을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관리, 유지, 이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소통·발전시키는 것도 건강도시 사업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건강도시처럼 다 부문에 걸친 종합적 사안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함께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고 필수적인 일이며, 기획과 추진의 출발점” 이라 말하며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발전해 도시와 도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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