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용수 사용량,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식품업계 1위
공개한 작년 환경성과 수치엔 1만개 폐플라스틱 재활용, 0.8t 온실가스 감축이 전부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국민 조미료라고 할 수 있는 ‘미원’. 이를 비롯해 ‘청정원’, ‘종가집’, ‘홍초’ 등의 브랜드 및 식품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듣고 먹어봤을 것이다.

어느 슈퍼나 마트에 가도 청정원, 종가집, 미원 등 대상 기업의 식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어느 슈퍼나 마트에 가도 청정원, 종가집, 미원 등 대상 기업의 식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이러한 다양한 유명 브랜드를 통합해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은 바로 ‘대상(주)’이다. 과거에는 미원그룹으로 알려졌지만 MSG에 대한 논란 여파로 사명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국내 주요 식품 기업 중 매출이 가장 많은 5대 기업(2021년 매출 기준)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또 해당 기업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 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연간 투자계획 수립 시 전체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경 관련 투자에 우선순위로 반영하겠다고 해, 환경문제를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대상그룹은 2021년 매출 기준 5대 식품 기업 중 한 곳이며 올해로 창립 66주년을 맞이한 종합 식품 회사이다. /사진=김인성 기자
대상그룹은 2021년 매출 기준 5대 식품 기업 중 한 곳이며 올해로 창립 66주년을 맞이한 종합 식품 회사이다. /사진=김인성 기자

대상의 관계자에 따르면 “본사는 2021년 4월 식품업계 최초로 업사이클 친환경 유니폼을 개발해 전국의 할인점과 식자재 매장 직원들에게 지급했다”며 “이로 인해 친환경 유니폼 제작을 통해 1만4700개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882kg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매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 실시 및 온실가스 저감을 개인성과지표(KPI)로 활용해 환경성과 평가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오염배출 대비 얼마나 노력하고 환경성과를 나타내고 있는가이기에, 대상의 ESG 경영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식품업 주요 업계의 2020년도 환경정보. 대상그룹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비친환경 수치 1위를 기록한다. /그래프=김인성 기자
식품업 주요 업계의 2020년도 환경정보. 대상그룹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비친환경 수치 1위를 기록한다. /그래프=김인성 기자
대상그룹의 2019년, 2020년도 환경정보 실적 비교. 가장 심각한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의 전년대비 개선율이 저조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김인성 기자
대상그룹의 2019년, 2020년도 환경정보 실적 비교. 가장 심각한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의 전년대비 개선율이 저조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김인성 기자

본지의 확인 결과, 본 기업의 오염배출 수준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외한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수질오염물질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등 모든 부분에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환경오염 수치 1위’로 나타났다.

원 단위로 치더라도 적지 않는 수치다. 즉, 최근에 나온 데이터로 보면 주요 식품업계 중 탄소중립을 역행하는 데 있어서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폐기물 발생량, 에너지·용수 사용량 중점으로 감축시켜야

또 2020년부터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고 홍보한 자료에 비해 실상 주요하게 개선돼야 할 부분이 대부분 누락됐다는 지적이다. 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성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모두 2019년 대비 되레 증가하거나 변화가 미미했다.

아울러 대상이 본지에 전달한 2021년도 수치화된 환경성과에 대해서도 친환경 유니폼 제작을 통한 ▷1만4700개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882kg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전부였다는 점에서 환경단체들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상이 홍보하고 있는 친환경 행보는 유니폼 제작과 해당 기업의 제품에 대한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가 아니다”며 “현재 해당 기업은 다른 부분이 아닌 압도적으로 높은 용수 사용량과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감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대상이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환경부문 ‘A'를 받았다고 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표했다.

기업들의 ESG 경영 평가를 하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홈페이지 화면. 문구에도 나와있다시피 공인된 기준이 아닌 독자적인 ESG 평가모형으로 기업들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출처=KCGS 공식 홈페이지
기업들의 ESG 경영 평가를 하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홈페이지 화면. 문구에도 나와있다시피 공인된 기준이 아닌 독자적인 ESG 평가모형으로 기업들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출처=KCGS 공식 홈페이지

환경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환경과 상관없는 굴뚝 사업임에도 환경 부분 ESG 경영 모범으로 상을 받는 등 국내 ESG 평가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고 했으며, 이에 대해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통일된 ESG 평가 기준이 없고 평가기관마다 각기 다르게 평가하고 있기에 공신력과 명확성이 떨어져보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일전에 ‘그린워싱’ 의혹이 불거진 CJ제일제당에 대해서도 작년 환경부문 ESG 평가로 ‘A’ 등급을 준 바 있다.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대상은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등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이전에 전달한 답변으로 갈음했다.

대상 측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는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며 “앞으로 친환경 설비,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각 분야에서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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