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즐기는 생태탐방 (1)

서울식물원 /사진=이채빈 기자
서울식물원 /사진=이채빈 기자

[환경일보]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 거리가 늘 고프다. 도시개발 전에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스럽게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자세히 알아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자연을 온전히 누리기 힘든 환경이다. 아이와 함께 푸릇푸릇한 자연 속에서 일상의 활력을 충전하고 유익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 없을까.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하며 재미있는 생태탐방이 가능한 장소를 소개한다.

‘공원 속 식물원’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안내도 /자료제공=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안내도 /자료제공=서울식물원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서울식물원은 공원과 식물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서울 최초 도시형 식물원이다. 식물과 식물문화, 생물종다양성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9년 5월 개원했다.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서울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국내외 기관과의 교환 및 증식을 통해 식물 8000종 이상 보유를 목표로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지하철로 서울시청에서 30분, 김포국제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환승 없이 40분 만에 이를 수 있어 접근성 좋다. 특히 식물원과 공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원 속 식물원’으로, 아이들이 온종일 뛰어놀기 좋다. 24시간 개방된 공원(열린숲, 호수원, 습지원)과 유료 구간인 식물원(주제원, 온실)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식물원 입구 ‘열린숲’

전시관에는 다양한 미디어 체험과 생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전시관에는 다양한 미디어 체험과 생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서울식물원 입구이자 방문자 안내 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인 열린숲으로 들어가면 식물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65세(58년생) 이상 어르신과 7세(2017년생) 이하 어린이는 무료니 티켓을 구매하기 전에 꼭 확인할 것. 어르신 무료 티켓은 티켓 부스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받으면 된다.

식물원에 들어가기 전 또는 나온 후 열린숲에 마련된 초지원과 숲문화학교도 들러보자. 초지원은 잔디밭을 둘러싼 나무 그늘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숲문화학교는 성인 대상 가드닝 교육 공간으로, 정원을 직접 설계하고 현장에 적용해 보는 정원 조성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한국의 자연과 정원문화 여행 ‘주제정원’

주제정원 /사진제공=서울식물원
주제정원 /사진제공=서울식물원

열린숲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료 구간인 주제원이 나온다. 주제원은 한국 자생식물로 전통 정원을 재현한 야외 주제정원과 열대·지중해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한 온실(식물문화센터)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텃밭·가드닝 등 다양한 체험교육이 이뤄지는 어린이정원학교와 식물연구소, 마곡문화관이 있다.

특히 마곡문화관은 서울식물원 내부에 있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마곡지역의 농업 역사와 자료를 전시해놨다. 문화재로 지정된 옛 배수펌프장(서울 구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등록문화재 제363호)도 만나볼 수 있다.

주제정원은 한국 정원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식물원에서 가장 다채로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숲, 바람, 오늘, 추억, 사색, 초대, 치유, 정원사의 정원 총 8가지 주제의 정원을 선보인다. 각각의 식물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의 식물과 식물문화를 보여준다.

기후대의 독특한 식물을 경험하다 ‘온실’

열대관 /사진=이채빈 기자
열대관 /사진=이채빈 기자

주제원에 들어서면 온실 입구를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방문객이 주제정원에 가기 전 온실을 먼저 방문하는 이유다. 온실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기후에 따른 생물의 모양과 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식물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온실. 세계 유일의 오목한 접시 모양으로, 열대와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 식물 1000여 종이 전시돼 각 기후대의 특색 있는 식물과 식물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열대관은 열대기후에 속하는 4개 도시(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하노이, 콜롬비아 보고타, 브라질 상파울루) 식물을 전시했으며, 무덥고 습한 기후에서 발달한 열대우림의 우거진 생태 경관을 그대로 재현했다.

석가모니가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인도보리수’는 수명이 길어 최대 3000년까지도 산다고 알려져 있다. 가지에서 공중 뿌리가 뻗어 나와 옆으로 점점 커진다. 석가모니가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알려져 인도에서는 이 나무 근처에 절을 짓거나 절 안에 심기도 한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피지만, 검고 냄새가 고약한 열매가 열리는 나무 ‘폭탄수’. 세상에서 가장 큰 연꽃인 ‘빅토리아수련’과 코끼리 귀를 닮은 ‘콜로카시아 기간테아’ 등 다양한 식물이 있다. 특히 열대관에는 8m 높이의 스카이워크가 있어 키가 큰 열대식물의 잎과 열매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바오밥나무 /사진=이채빈 기자
바오밥나무 /사진=이채빈 기자

지중해관은 연중 온화한 지중해 기후에 속한 8개 도시(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탈리아 로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그리스 아테네, 호주 퍼스, 터키 이스탄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를 재현했다.

지중해의 여름은 강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치솟는 기온으로 건기가 지속된다. 땅속으로 깊게 뻗는 뿌리와 코르크층에 보호되는 줄기, 두껍고 견고한 상록성 작은 잎은 잦은 가뭄과 산불로 척박해진 토양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고대 문명 발상지기도 한 지중해 지역은 여름철 일조량이 풍부해 올리브, 포도, 코르크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기 쉽다. 지중해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는 높이 10m까지 자라며 건조와 질병에 강하다. 올리브 열매는 지중해 지역 식생활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은녹색으로 빛나는 잎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흩어져있는 돌과 비슷한 모양인 '리톱스'. 꽃이 피는 돌로 불린다. /사진=이채빈 기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흩어져있는 돌과 비슷한 모양인 '리톱스'. 꽃이 피는 돌로 불린다. /사진=이채빈 기자

‘바오밥나무’는 굵은 몸통 속에 물을 3톤 이상 머금을 수 있어 건기에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물을 제공하는 생명의 나무다. 뿌리처럼 얽힌 가지가 뻗은 모습 때문에 신이 실수로 나무를 뒤집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성경 속 종려나무로 등장하는 ‘대추야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에 무성하며, 고대인들을 먹여 살린 나무였다. 열매에는 황, 칼륨, 인, 구리, 마그네슘과 같은 여러 가지 영양소가 들어 있다.

가장 독특한 모양으로 눈에 띄었던 나무 ‘케이바초다티’. 열매에 하얀 솜털이 달리는 나무로, 높이가 20m에 이른다. 케이바초다티의 과실 속 흰 섬유는 배게, 쿠션, 매트리스와 음향 단열재로 사용된다. 또 수피에서 염료를 추출하기도 한다.

휴식공간이자 생태교육장 ‘호수원’

어린이정원 /사진제공=서울식물원
어린이정원 /사진제공=서울식물원

온실을 나와 좀 걸으면 호수원이 있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길과 수변 관찰데크가 조성된 공간이다. 호수 계단에 앉아 식물원을 조망하거나, 습지식물과 텃새를 관찰할 수도 있는 휴식공간이자 생태교육장이다.

호수원 진입 공간인 물가쉼터는 버드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소규모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습지관찰데크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보행교로, 주제원과 연결된다. 습지식물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어린이놀이터와 물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다.

생물다양성이 실현되는 공간 ‘습지원’

서울식물원 /사진=이채빈 기자
서울식물원 /사진=이채빈 기자

마지막으로 습지원을 거치면 서울식물원 탐방이 끝난다. 서울식물원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물이 만드는 경이로운 생태 경관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한강전망데크는 올림픽대로 위를 지나는 보행교로, 한강에 서식하는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습지원은 자연천이 보존되어 생물종다양성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우수를 담아두는 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은 습지 동식물을 관찰하는 생태학습장으로도 활용된다. 현재 조성 중인 유수지 쪽으로는 한강 나들목이 있다. 나들목을 통해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식물원으로 편리하게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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