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링채널 대표 편경훈

편경훈 투어링채널 대표
편경훈 투어링채널 대표

[환경일보] 어느 기관에서 공개된 2010년 연구보고서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의 관광산업 신성장모델 2010’에서는 환경 측면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관광’의 방법론으로서 생태관광, 자연관광, 그린관광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2024년 현재 우리는 저탄소, 지속가능한 관광으로서 2010년의 방법론에서 더 들어간 구체적인 현실 모델을 경험하거나 창의적인 다른 방법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 관광이 멈췄는데

유튜브에 올라오는 현재의 저탄소 관광 영상들 속에서는 여전히 텀블러 사용과 쓰레기 줍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이 환경의 미래에 대한 동의에 인색했거나 무지한 탓이었을까? 그보다는 당장 한국 지역 곳곳에서 관광시설들을 계속 만들고 매년 1000개 이상의 축제를 여는 공공부문은 일단 관광 부흥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절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탄소 녹색 관광의 이야기는 메아리처럼 겉돌았지만, 문제는 환경을 뒤로하면서까지 절실히 원했던 풍요로운 결과 대신 ‘지방 소멸’과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설, 활동’이 아니라 ‘인프라’다

‘그래도 행사하고 관광시설 늘려야···.’ 문제는 이런저런 명분과 계획과 관계없이 그런 논의와 유예의 여유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2024년 현재 우리 나라와 지역에는 지역경제와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저탄소 녹색 관광은 단순한 ‘관광 부문’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이 중요한 경제 요소인 국내 각 지역에서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전략 과제가 될 것이며, 그렇기에 저탄소 관광의 대응 모델을 더 이상 텀블러와 쓰레기 줍기 같은 ‘건전한 활동’으로 대응하는 관점은 지양해야 한다. 진짜 ‘저탄소 녹색관광’을 위해 부단한 실험과 개선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기존의 ‘황금알 낳는 거위’처럼 보이던 지역 공간에 대한 관광시설 개발이나 멈출 수 없는 별별 축제의 유혹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인프라’의 관점에서 저탄소 녹색관광의 사회적 대응 방안을 다양하게 기획하고 실험해야 한다.

비용‧시간 허비 관광시설 개발 및 일회성 행사 지양

“지역별 전략적 저탄소 관광 인프라 활용 방법 찾아야”

전주 덕진공원 /사진=환경일보DB
전주 덕진공원 /사진=환경일보DB

한국은 저탄소 관광 시대의 ‘엘도라도’

저탄소 녹색관광, 그리고 지역에 제일 좋은 것은 별다른 개발과 노력도 안 했는데 지역으로 국내외 여행자들이 찾아와 감탄하고 행복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불가능하지만 가능하기도 하다. 책 하나로 국내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기도 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흥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이는 문화유산’으로 수많은 사람이 책을 지도 삼아 지방을 찾게 했다. 해외에서는 ‘비틀즈’가 데뷔 전 활동했던 영국 리버풀의 작은 클럽이 실제 역사의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매년 수십 만 명을 불러들이고 있다.

큰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계속 투입되는 관광시설 개발과 일회성 행사를 언제까지 주력할 수 있을까.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가 존재하는 우리 국토 전 지역을 전략적 지역 관광 ‘인프라’로서 활용할 방안을 우리는 저탄소 녹색관광으로 시도해야 한다. 지역의 돌멩이 하나에도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고, 그 위치로 여행자들을 보낼 수 있는 좀 더 스마트한 방법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언어와 이동의 편리함을 누리며 각 지역의 이야기들로 찾아갈 수 있는 방법들. 지금이 그런 전략적 저탄소 녹색관광의 인프라를 고민하고 시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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