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카드 관련 수억대 사기범죄 논란

[환경일보] K-pop 포토카드 관련 억대 규모의 사기범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아이돌 그룹의 미공개 포토카드를 판매한다며 3억원 가까운 돈을 받은 뒤 잠적한 20대 남성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피해자 49명 중 미성년자가 14명, 외국인이 22명이었다.

포토카드 한장의 가치가 이렇게 높아진 것은 기획사의 무리한 상술 때문이다. 앨범마다 각기 다른 포토카드를 랜덤으로 넣어뒀기 때문에 이를 모두 모으려면 수백, 수천장의 앨범을 구매해야 한다. 희소가치가 높은 포토카드의 경우 한 장에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보통 SNS나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당근마켓 등에서 한정판 포토카드가 비싸게 거래되지만 상대적으로 소액이라는 점을 악용해 돈만 받은 뒤 포토카드를 보내지 않는 방식의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포토카드 사기가 많아지면서 외국인 팬들은 트위터에서 ‘Korean scammer’(한국인 사기꾼), ‘Scammer alert’(사기꾼 알림) 등으로 표기해 돈을 가로챈 사람의 은행 계좌번호와 명의, 트위터 계정을 적은 글을 올리거나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구입한 앨범은 모두 쓰레기가 된다. CD디스크, 혼합 플라스틱, 코팅 종이 등으로 구성된 앨범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K-pop 앨범이 매년 6000만~7000만장이나 판매되고 최소 100톤 이상의 쓰레기가 발생해 소각·매립장으로 향한다.

버려지는 음악앨범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실물음반들은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로 포장하고 있다.

염소 성분이 포함된 폴리염화비닐은 불에 타면 강한 부식성 가스가 배출되고, 재활용하기가 어려워 환경에 치명적이다.

아무런 쓰임도 없이 기획사의 상술 때문에 만들어진 막대한 양의 앨범이 곧장 소각장으로 향한다는 것은 K-pop 산업구조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기획사의 랜덤 포토카드 마케팅은 소비자 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사행성 조장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소비자가 요행에 의한 이익 취득 혹은 물질적 보상에 따른 만족을 자주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행심을 부추기고 과도한 소비를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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