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정선군, 지역경제 볼모로 복원 약속 뭉개며 곤돌라 존치 주장
위험 시설물 방치로 수차례 산사태 발생, 상수원 오염 및 생태계 교란

2018년 동계올림픽 때 활강스키장 조성을 위해 훼손된 후 5년이 지나도록 복원되지 않은 헐벗은 가리왕산과 그 옆을 지나고 있는 곤돌라 케이블카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2018년 동계올림픽 때 활강스키장 조성을 위해 훼손된 후 5년이 지나도록 복원되지 않은 헐벗은 가리왕산과 그 옆을 지나고 있는 곤돌라 케이블카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강원도=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지난 19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강원도 일원에서 개막했다. 동계올림픽의 성지 강원도,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논란이 됐던 가리왕산은 어떻게 됐을까. 취재진은 동계청소년올림픽 개막 전 가리왕산 현지를 답사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활강스키장 개발로 훼손된 후 복원도 안 된 상태로 방치된 지 6년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훼손은 물론 산사태와 수질오염 위험을 지적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복원 약속을 뭉개고 있는 강원도와 정선군의 억지 주장에 중앙정부가 질질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에 위치한 가리왕산은 동계 올림픽 당시 ‘복원’이라는 사회적 협의를 통해, 코스길이 2648m, 표고 차 825m, 평균경사 31.2%에 이르는 활강 경기장으로 조성됐다.

올림픽을 위해 경기장을 조성한 후,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자연으로 복원하겠다는 의미다. 

당시 국내에서는 활강 경기장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기존 시설 보강으로는 대체할 수 없었다. 결국 13개 후보지를 답사‧조사를 통해 정선 가리왕산 지구만 활강 스키장 조건에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2030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고작 8일 사용하고 복구해야 했다. 이 때문에 대체 경기장을 찾아 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강원도가 거부하면서 천년간 잘 보전된 자연림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스키장을 만들었다. 

이에 산림청은 올림픽 유치권자이자 개발 주체인 강원도에 스키장 조성 허가 시 조건을 달았다. 그게 바로 ‘가리왕산 생태복원’이다.

정선군에서는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가리왕산 곤돌라 케이블카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케이블카를 타는 동안 계속해서 가리왕산의 자연이 훼손된 부분이 더욱 눈에 띈다. /사진=이다빈 기자
정선군에서는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가리왕산 곤돌라 케이블카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케이블카를 타는 동안 계속해서 가리왕산의 자연이 훼손된 부분이 더욱 눈에 띈다. /사진=이다빈 기자

산림청 복원 명령에도 모르쇠 일관

올림픽이 끝나고 사회적 협의에 따라 산림청은 복원을 명령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막상 올림픽이 끝나자 지역사회는 “기왕 개발된 구역을 복원하지 말고 관광자원으로 쓰자“고 요구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뜯어내려고 유치한 것이 아니다”라며 “만들기 쉽지 않은 것이 조성됐고 올림픽 이후에 만든 가치 있는 시설인데 이걸 잘 활용해야지 없애 버리면 안 되지 않냐”라고 견해를 밝혔다.

알파인스키 경기장 조성을 위해 가리왕산 원시림의 5만8천 그루의 나무가 벌목됐다.
알파인스키 경기장 조성을 위해 가리왕산 원시림의 5만8000그루의 나무가 벌목됐다. /사진=녹색연합

한발 더 나아가 정선군은 국가정원 유치에 힘쓰며, 가리왕산 복원과는 점차 멀어지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올 1월1일 가리왕산 케이블카에 올라가 해맞이 행사를 한 최승준 정선군수는 “곤돌라를 잘 보존해 관광시설과 연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는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며 가리왕산의 국가정원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정선군민 역시 동일한 입장이다. 가리왕산 한편에는 군민들이 몇년 전부터 설치한 곤돌라 시설 존치를 위한 시위 컨테이너가 존재한다.

정선군민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가리왕산곤돌라 철거반대추진위원회를 열어 곤돌라의 존치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정선군민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가리왕산곤돌라 철거반대추진위원회를 열어 곤돌라의 존치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사진=환경일보DB

가리왕산 근처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선군민 권모씨(51세)는 “정선군 주민들 중에는 곤돌라 케이블카 존치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곤돌라 때문에 국가정원을 유치하려고 하는 거다. 이런 부분이 좀 더 활성화되면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가정원 선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정원 승격을 바라는 곳만 40여곳이다. 수천억원 국비가 투입돼 정부 심사 통과를 받기가 쉽지 않다.

환경단체 “보호지역 원상 복구 약속 지켜야”

반면 환경단체는 원래의 계획, 약속대로 가리왕산을 반드시 생태 복원과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생태적으로 가지 높은 보호지역을 원상 복귀한다는 합의를 지키지 않고, 지자체에서 단지 소득을 위해 시민들과 국가, 중앙부처가 했던 약속을 쉽사리 어길 수 있다는 현실이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렇게 첨예한 갈등으로 인해 당시 국무총리는 2018년 일종의 이해당사자 협의체를 구성했다. 산림청, 환경부, 강원도, 정선군, 5개 시민단체 등 관계자들이 모여 2~3년의 협의 끝에 3년간 한시적 운영이 결정됐다. 

사회적 합의였던 가리왕산 생태복원과 정선군민의 관광지 활용의 첨예할 갈등으로 인해 정선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올해 말까지의 한시적 운영이 결정됐다.
사회적 합의였던 가리왕산 생태복원과 정선군민의 관광지 활용의 첨예할 갈등으로 인해 정선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 운영이 결정됐다. /사진=환경일보DB
산림청장은 환경영향평가 용역 등을 통해 곤돌라 케이블카가 운영이 끝나는 올해 연말 해당 시설의 사용허가 연장 혹은 철거를 결정할 예정이다. 
산림청장은 환경영향평가 용역 등을 통해 곤돌라 케이블카가 운영이 끝나는 올해 연말 해당 시설의 사용허가 연장 혹은 철거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환경일보DB

그 결과 잠정적으로 3년 동안 한시적으로 곤돌라 케이블카를 사용하게끔 하고 한시적인 사용허가가 끝나고는 중앙정부(산림청장)가 판단한다고 결정했다.

2022년 8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가리왕산 곤돌라 케이블카는 202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중이다.

산림청장은 곤돌라 케이블카가 운영이 끝나는 올해 연말 혹은 내년까지 사용허가 연장 혹은 철거를 결정해야 한다.

관련 사업에 대해 산림청은 한국산림과학회에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맡겼으며 이는 7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스키장 개발을 위해 가리왕산에서 벌목된 나무들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산과자연의친구
스키장 개발을 위해 가리왕산에서 벌목된 나무들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산과자연의친구
오랜 시간 동안 가리왕산을 지켜왔던 큰 나무들이 가차 없이 베어져 있다. /사진제공=산과자연의친구
오랜 시간 동안 가리왕산을 지켜왔던 큰 나무들이 가차 없이 베어져 있다. /사진제공=산과자연의친구

가리왕산은 동계올림픽 경기장 조성으로 산림 78만㎡가 훼손됐으며, 잘려나간 나무가 5만8000여 그루에 달한다.

반면 강원도나 정선군은 복원을 위해 기존의 시설들을 해체하고 수거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환경이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는 “엄청난 시설들이 밑에 들어가 있고 트럭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우수관로가 그 안에 있다. 그것을 뜯어내려면 7만톤 정도의 폐기물이 생겨서 환경을 더 훼손하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케이블카를 운영‧관리 중인 정선관리공단 관계자 역시 “억지로 복원을 하면 자연스레 복원이 된 부분까지 해치치 않겠냐”며 “케이블카의 경로는 정해져 있기에 친환경적인 측면이 있다. 오히려 관광객이 산을 올라올 수 있는 데크를 추가로 만들어 지역 관광‧경제적 측면에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리왕산은 태백산맥의 중앙부에 위치하며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생태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고산이었지만 현재는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이다빈 기자
가리왕산은 태백산맥의 중앙부에 위치하며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생태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고산이었지만 현재는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이다빈 기자

국립공원 이상의 자연보존지역, 가리왕산

가리왕산은 한반도 등줄기 태백산맥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으며, 해발 1561m에 우리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은 산이다.

또 가리왕산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자 천년 넘게 보존돼 왔던 천연림으로, 생태자연도 1·2등급 지역으로 국립공원보다 더 보존 강도가 높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보호지역 등급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속한다.

그렇지만 현재 스키장 개발로 인해 하봉 정상부에 있던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연군락인 초대형 철쭉 군락은 모조리 파괴됐다. 지금은 흔적도 없다. 여기에 관람용 데크를 깔고 ‘생태관찰로’라고 이름을 붙였다.

케이블 도착지인 하봉 정상부에는 넓은 데크길이 깔려 있으나, 원래 존재하던 자연군락은 모조리 사라졌다. /사진=이다빈 기자
케이블 도착지인 하봉 정상부에는 넓은 데크길이 깔려 있으나, 원래 존재하던 자연군락은 모조리 사라졌다. /사진=이다빈 기자
데크길 전망에서도 자연군락이 사라진 텅 비어 있는 전경이 펼쳐진다. /사진=이다빈 기자
데크길 전망에서도 자연군락이 사라진 텅 비어 있는 전경이 펼쳐진다. /사진=이다빈 기자

해당 사실 확인을 위해 “봄이나 여름에 꽃을 본 적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곤돌라 케이블카를 자주 타고 다니는 정선군민,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가리왕산에서 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일관된 대답을 전했다.

한대지역인 가리왕산에 다수 서식해 있는 천년을 살고 죽어서도 천년을 서 있다는 주목 역시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천연군락에서 살던 큰 나무들은 벌채되거나 옮겨 심는 과정에서 많이 죽어나갔다. 더군다나 지금도 곤돌라가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나무들을 계속 잘라내고 있다.

곤돌라 케이블카 정상부에 관광객들에게 소개해 놓은 야생동물 푯말에 소개돼 있지만, 역설적으로 실제 동물, 곤충 등 생태적으로는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물성, 경제성, 환경성 자체 평가 손놓은 정선군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복원 후 관광 개발 논해야”

곤돌라 케이블카 정상부에는 해당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푯말이 세워져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시설물들조차 동식물에게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곤돌라 케이블카 정상부에는 해당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푯말이 세워져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시설물들조차 동식물에게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허리 잘린 가리왕산, 끊겨버린 생태계

서울대 산림환경학전공 윤여창 교수는 “가리왕산은 목이 훼손됐기에 야생동물이 넓은 지역으로 움직이는 중간이 잘린 셈”이라며 “곤돌라가 3㎞가 늘어져 있는데 동물들은 그 밑을 못 지나간다. 곰 등 야생동물들이 활동하며 씨앗을 퍼트리는 기본적인 기능들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생태계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토양 미생물과 곤충, 새 등 야생동물, 바람, 물 전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복원되지 않은 상태에선 연결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유전자원림’은 미래 세대들에게 유전자원을 전수해 주기 위해서 보존하는 보호지역이기에, 원칙적으로 이용이나 벌채를 금하고 있으며 학술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드나드는 것은 물론 개발 및 시설은 일절 들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곤돌라 운행 후 가리왕산에는 편의시설, 체육시설, 관광전망대, 데크로드, 휴게실 등이 속속들이 신설됐다.

가리왕산의 나무와 군락을 훼손하고 넓게 펼쳐져 있는 데크길에서 관광객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이다빈 기자
가리왕산의 나무와 군락을 훼손하고 넓게 펼쳐져 있는 데크길에서 관광객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이다빈 기자
곤돌라 케이블카 승차장에 있는 시설 안에는 전시관이 있으며 근처에는 눈썰매장도 개설해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관광지로 활용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곤돌라 케이블카 승차장에 있는 시설 안에는 전시관이 있으며 근처에는 눈썰매장도 개설해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관광지로 활용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곤돌라 양옆엔 사용되지 않는 곤돌라 스키장 리프트 시설도 두 개나 방치돼 있다. 제설기, 조명 등도 여전히 철거하지 않았다.

전욱찬 강원도 산림복원팀장은 곤돌라 스키장 리프트 시설 철거에 대해 “해당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한 실시 설계 중”이라며 “그렇지만 향후 활용 방안이 나온다면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되지 않은 채 놓인 스키장 리프트 시설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이용되지 않은 채 놓인 스키장 리프트 시설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복원되지 않은 가리왕산 곳곳에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사용된 조명 등 시설물들이 방치됐다.
복원되지 않은 가리왕산 곳곳에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사용된 조명 등 시설물들이 방치됐다.

그러면서 “강원도는 정선군과 동일하게 철거 대신 기존 설계 운영을 통한 관광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활용에 대해 정선군과 강원도는 같은 방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복되는 산사태 막을 방법 없어

가리왕산 복원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나무 벌채 등으로 생기는 산사태 등이 꼽힌다. 실제 2018년 집중호우로 하천이 불어 산사태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해 긴급예산편성으로 보수를 진행해 이슈가 된 바 있다.

기존에 있던 나무가 없어 쏟아지는 토사를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고정해 놓았다. /사진=이다빈 기자
기존에 있던 나무가 없어 쏟아지는 토사를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고정해 놓았다. /사진=이다빈 기자
가리왕산 복원 없이 기존의 보수 수준으로는 지속적인 홍수, 산사태 등의 위험을 전부 막아낼 수 없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가리왕산 복원 없이 기존의 보수 수준으로는 지속적인 홍수, 산사태 등의 위험을 전부 막아낼 수 없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2022년에도 똑같이 산사태가 났다. 이러한 산사태로 배수용 배관들이 다 드러났던 연습슬로프 한가운데는 계곡물 배제용 돌 수로를 만들어 놨다. 이렇듯 임시로 복구했지만 가리왕산 복원이 진행되지 않는 이상 반복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먹는 물에 대한 오염도 연계돼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집중호우가 날 때마다 토사가 휩쓸려 나가면서 그 물이 오대천에서 동강으로, 또 남한강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상수원 보호지역이다. 

윤 교수는 “복원이 아니고서는 매년 일어나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위험이나 불어나는 하천, 상수원의 오염 가능성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복원을 통한 건전한 생태계가 되면 흘러내려온 물이 깨끗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데 이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정선군, 생태적 평가 진행 안 해

정선군에서는 동물성, 경제성, 환경성 평가를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정선군 관광과 관계자는 “환경성 평가 등의 경우 곤돌라 임시적 운영 결정 전에는 했지만, 지금은 사후 활용을 위한 조사만 이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선군에서는 현재의 생태적, 환경적 영향 조사가 아닌 향후 시설 및 관광 등의 활용 방안의 조사만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선군에서는 현재의 생태적, 환경적 영향 조사가 아닌 향후 시설 및 관광 등의 활용 방안의 조사만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정선군민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리왕산 스키장이 복원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6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지자체가 약속을 어기고 뭉개는 동안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졌기 때문이다. 

아들과 근처 관광을 온 김에 곤돌라 케이블카를 들른 경기도 양주시의 한모씨(39세)는 “올림픽 경기장이었다는 사실은 몰랐다. 최근에 생겼다고 해서 들렀다”며 “전망은 좋지만 만약 자연적으로 산사태 위험이나 다른 위험 요소가 있다면 자연을 복구하는 게 더 맞다”는 생각을 전했다.

동계올림픽 당시 가리왕산 환경영향평가에서 동식물, 생태 분야에 참여했던 전동준 KEI(한국환경연구원) 본부장은 “해당 지역에 많은 이용객들이 몰리게 되면 2차 환경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생태계 교란 식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가리왕산과 비슷한 케이스는 대표적으로 덕유산, 무주 리조트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되돌릴 수 없는 가리왕산의 모습

곤돌라 철거 여부를 결정하는 산림청에서는 가리왕산 복원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원도가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중앙산지관리위원회가 구성돼 올해 4월4일까지 실시 설계가 이뤄지도록 돼 있다.

설계가 이뤄지면 설계대로 복원이 진행되는 것이며, 복원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복원 관련된 설계 도면은 최종적으로 확정이 안 된 상태다.

산림청에서는 가리왕산 복원에 관한 부분은 변동이 없으며, 2028년까지를 목표로 복원 이후에도 10년 이상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림청에서는 가리왕산 복원에 관한 부분은 변동이 없으며, 2028년까지를 목표로 복원 이후에도 10년 이상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림청 이규명 산림생태복원과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기본 계획 아래 설계가 이뤄지고 있고 설계가 지금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내년도 복원 관련 예산이 56억원이 반영이 돼 있다. 일정대로 복원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19일부터 강원도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대회’ 조직위는 가리왕산 복원에 대해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가리왕산 스키장은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별도로 없으며, 가리왕산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관할 지역인 정선군에 문의를 하라”는 답변으로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인 가리왕산 복원의 노력을 기울인 후, 생태공원 등 다른 형태의 관광 개발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년 동안 자연적으로 잘 보존돼 있던 가리왕산이 다시 복원되려면 다시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고 오랜 시간 방치된 가리왕산에서 이전의 모습을 못 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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