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책전략 컨설팅그룹 GR코리아 김민정 컨설턴트

환경일보와 글로벌 정책전략컨설팅그룹 GR코리아는 다양한 정책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글로벌 스탠더드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정책환경을 모색해 보는 ‘글로벌 정책산책’ 연재를 시작합니다. 국회,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입안과 집행과정도 함께 고찰해 봄으로써 각종 정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민정 컨설턴트 minjung.kim@gr-group.com
김민정 컨설턴트 minjung.kim@gr-group.com

[환경일보] 매년 각국 정상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외교계의 슈퍼볼’로 불리는 제76회 유엔 총회(UN General Assembly)가 지난 9월 27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BTS took center stage at the U.N(BTS가 유엔에서 무대 중심에 섰다)’라는 뉴욕타임즈 기사 제목과도 같이 올해 총회의 메인 하이라이트는 문재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이 함께한 ‘지속가능발전목표 모멘트’ 개회 세션 연설일 것이다. 과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란 무엇이고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지속가능발전은 2015년 개최된 제70회 유엔총회에서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를 대체할 개발 의제로 제시됐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의 영역에서 17개의 목표(▷빈곤 퇴치 ▷기아 종식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성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적정 가격의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 혁신, 사회기반시설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행동 ▷수생태계 보전 ▷육상생태계 보전 ▷평화, 정의, 강력한 제도 ▷목표 달성을 위한 파트너십)가 선정됐다.

2019년 발간된 UN 지속가능발전보고서(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에 따르면 극빈곤층의 감소,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국가정책 수립, 기업의 ESG 경영 관심도 증가 등의 성과들을 이뤄 냈고 2030년까지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전세계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빈곤율과 실업률을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2020년에 처음으로 세계 평균 지속가능발전목표 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목표달성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유엔 회원국인 대한민국 또한 2019년 환경부 산하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모두를 포용하는 지속가능국가’라는 비전을 내걸고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 ‘K-SDGs’를 수립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입법차원의 노력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의거해 5년마다 수립되는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발전 전략에 지속가능발전목표 통합, 국회와의 협력, 파리 협정,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정상회의 개최 등 구체적인 성과도 도출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6월 발표된 지속가능발전보고서에서 전 세계 28위(78.6점)로 평가된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많다. 특히 가장 많은 개선이 요구되는 분야는 성평등, 불평등, 기후행동, 수생태계 및 육상생태계 보전, 목표달성을 위한 지구촌 파트너십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국민 등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역적인 이슈에 더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지자체의 특성상 K-SDGs 개발과정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또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다 효과적인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 전체의 관심도를 높이고 지자체의 자발적이고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은 현재와 미래 세대 간의 공유, 공존, 그리고 배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세대 간의 대화와 협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올해 유엔 총회에서 한국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세계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국제사회에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유엔 총회가 현재까지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성과와 경험들을 되돌아보고 향후 10년 동안 지속발전가능목표를 달성하는 모범 국가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