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신흥 재벌 건설사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광주광역시가 본거지인 대주건설을 꼽는다.
대주그룹은 국민의 정부시절 급부상해 대주건설사를 중심으로 언론사, 케이블방송사, 해운조선업까지 문어발식 사세확장을 통해 급성장했다.
대주그룹은 지난 2003년 11월 경영악화에 처한 광주일보사를 인수한 바 있으며 최근 광주매일신보와 전남매일 등도 지역의 유력 건설사들이 인수했다.
그런 가운데 지금 대주그룹이 전체적인 난국에 몰렸다. 바로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착수된 것이다.[#사진1]
국세청은 상당한 물적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세무당국으로부터 고강도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주그룹은 3개월째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조사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고강도의 세무조사가 장기간에 걸쳐 실시되자 대주그룹이 세무조사의 와중에 4년전 계열사로 편입했던 광주일보가 지난 13일자 사고를 통해 “광주일보의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 광주일보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기업 본연의 사명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일보 파산직전 더이상 이용가치 없다는 식
이처럼 갑작스런 발표의 뒷배경에는 "광주일보의 지속적인 경영난(현재 채무만 160억원 가량)으로 파산직전까지 와 더이상의 이용가치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주일보 전직 임원은 "광주권에 신문매체가 넘쳐나는 가운데 우리 신문이 버텨온 것도 모체가 대주그룹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신문사 경영이 어려울 지경에 왔다"면서 "대주그룹이 광주일보 경영에서 물러난다면 신문사 소유로 된 함평 골프장도 함께 빼앗아 갈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함평 골프장은 원래 18홀 규모지만 현재 27홀로 늘려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런 가운데 마구 파헤쳐 비산먼지나 소음 등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광주일보사의 새로운 경영주 모색은 순탄하게 마무리 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 5월 31일 예고없이 대주그룹 4개 계열사에 대해 회계장부 일체를 압류하는 등 현재 벌이고 있는 고강도의 세무조사는 오는 8월 말로 빠르게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룹 홍보실은 이번 세무조사의 성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며 현지 그룹 차원에서 비상사태로 허 회장이 서울사무소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동원된 대주그룹 계열사의 세무조사에 대한 세간의 초미의 관심사는 어느 정도의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와 조세포탈과 외환관리법 등의 혐의로 과연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 될 것인지로 압축되고 있다.
대주그룹 건설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 6천억원을 포함 14개 계열사 전체의 매출액이 2006년 말 기준 2조원에 이르고 올해도 2조2천억원 정도로 예상돼 최소한 수백억원대에서 최고 천억원대의 세금부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세무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어서 그룹 사주가 조세포탈범으로 몰려 사법적 처리로 이어질수 있어 대주그룹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였다. [#사진2]
한남동 직원연수용 고급빌라 개인용도 사용 물의
조세탈세에 대한 꼬리표는 허재호 회장의 실제 소유주인 한남동 부자촌 유엔빌리지내 힐탑트레져 고급빌라에서부터 꾸준히 나왔다.
이 빌라 2채 1001호 1002호(각각 65평형)를 2002년 7월 24일 당시 두림건설사와 계약 직원 연수용으로 매입했다.
두림건설사는 대주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004년 1월 31일자로 군인공제회를 통해 계약을 했다. 계약 당시 시가는 25억으로 총 5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빌라는 직원 연수용이 아닌 허 회장의 개인용도로 사용해왔다는 주변 부동산 업자와 빌라 보안직원과 전직 임원이 전했다.
또 하나 의혹은 허 회장의 국적이 대한민국이 아닌 뉴질랜드라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한 부분이 계열사중 뉴질랜드에 소재한 뉴질랜드 하우징을 가지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의혹이다.
이런 가운데 대주그룹도 2004년 인수한 대한조선(옛 신영조선공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중이다.
회사측은“장소는 공개할 수 없지만 인도네시아에 100만평 규모의 조선소를 포함해 산업단지, 배후도시 등 모두 600만평에 투자하는 방안을 인도네시아측과 협의중이다”고 말했다.
이미 대주그룹은 전남 해남에 건설중인 65만평 규모의 조선소가 이달중 1도크를 완성 가동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강운태 열린우리당 대선 예비후보(광주 지역구)는 지난 7일 "우리의 조선산업은 목포와 울산의 투톱체제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이날 전남 해남 대한조선을 방문 "대형선박 건조 위주인 울산, 거제 등 동남해안권과는 다르게 목포와 신안, 해남 등 서남해안권은 중소형 선박 건조로 특화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후보는 "중소형 선박 시장은 대형조선 시장과 중첩되지 않고 비경쟁적이므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으며 경제적 타당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급속도록 사세확장 의혹
그러나 해남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강운태 대선 후보가 하필 대주그룹 홍보성에 휘말리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대주그룹 계열사중 가장 규모가 큰 대주건설은 경기 용인시 공세지구 피오레 아파트 2천세대도 선분양으로 분양완료가 돼 수천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세지구는 원래 전형적인 구릉지였던 곳으로 국민의 정부 시절 우여곡절 끝에 대주건설 허회장이 그곳을 싼값에 매입 엄청한 이익을 거머줬다.
당시 공세지구 2개 블럭내 토목 등 시공을 맡은 하청업체 무안건설 대표가 부도를 내고 도주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대주건설사측에 대금청구를 했으나
"공사대금은 가입된 보증보험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식으로 차일피일 미뤄오다 덤프화물연대와 공조 장기간 집회가 계속되자 대주건설사측에서 겨우 수습을 했었다. 이 하청업체 역시 대주건설 공사의 과거 시공을 꾸준히 맡아온 회사였다.
대주그룹 전직 상임이사 제보에 따르면 대주그룹은 상임이사 채용에 따른 계약 조항이 비상식으로 이뤄졌다고 털어놨다.
대주그룹은 그동안 상근 이사직 채용시 '1년 계약해서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다' 는 조항을 넣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불합리한 계약조건 때문인지 보통 재직 기간이 길어야 1년으로 지금 근무중인 이사급은 1명만 남아있어 "악랄하다"는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진3]
"처절한 반성없는 공모주 모집, 기민행위"
한편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17일 긴급 성명을 내 "대주그룹이 광주일보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 것은 최근 특별세무조사에서의 방패막이 역할이 미진했던 것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언련은 또 "그동안 신문지면을 사유화해 상업적 이용에만 급급하다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갑작스레 경영의 책임을 지역민에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민언련은 "사회적 공기를 멋대로 이용하다가 쓸모가 없어지니 버리는 이 같은 처사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포기"라며 "광주일보는 그 동안의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고 언론 본연의 정도를 걷겠다는 자세가 있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모주 모집은 중단돼야 하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덧붙어 "자본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언론경영은 언론 본연의 자세를 좀먹게 하고 이처럼 모두에게 해악이 되는 결과로 귀착된다는 점을 또 다시 보여준 사례"라며 "광주일보는 반언론적 행태에 대해 반성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대주그룹 계열사는 총 21개사 그중 상장사는 대한화재보험사 뿐이다. 대한조선, 대한중공업 등 조선업 3개사, 골프장은 동두천 함평 담양 3곳, 제조 대한시멘트 등 4개사, 광주일보, 리빙티브, 금융은 대한화재보험, 동양상호저축은행 등을 거느리고 있다.
<김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