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참사 복구에 불교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조계종총무원은 지난 11일 긴급재난구호 대책위를 구성해 복구지원을 펼치기로 결의하고 12일부터 충남 태안군 만리포에 매일 2백여명, 연 1200여 명의 인원을 현장복구 활동에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예산 수덕사에 ‘재난복구지원본부’를 설치하고 3000만원을 복구 지원비로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봉은사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봉사인력, 활동 내용 등 지원 방안을 협의 후 1차 복구 작업에 들어갔으며 내문, 현수막, 홈페이지를 활용해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서는 한편, 복구 지원 물품 확보와 지원 성금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교환경연대도 지부인 서산불교환경연대와 연계해 지난 13일부터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덕사에 설치된 조계종재난복구지원본부는 상황실, 기획홍보반, 대외협력반자원동원반·봉사활동반으로 조직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2일부터 구호활동에 착수했다.

서울에 설치된 긴급재난구호 대책위원회는 이와 함께 태안 기름유출사고 현장에서 피해복구 지원에 나설 자원봉사자들의 동참을 호소하며 자비나눔 성금을 접수받고 있다.

이로 인해 14일에 예정돼 있던 ‘2007년 중앙종무기관 종무원 전체 연수’가 취소돼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한 총무원 교역직 집행부 스님들과 200여 명의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무원들이 지난 14일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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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 북서쪽으로 30여km 떨어진 신두리 해안에서 전개된 이날 복구작업에는 도선사, 조계사, 화계사 신도들과 불교환경연대 회원 등 총 650여 명이 참석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이날 현장 복구 지원에 앞서 태안군청 상황실을 방문해 전국 사찰에서 수거한 의류 등 5톤 트럭 3대 분량(3억2000만원 상당)의 피해복구 물품을 전달했다.
또한 충남 예산 수덕사 등 동안거 수행중인 스님 100여 명도 이날 복구 지원에 힘을 보탰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도선사 신도 김선심(53ㆍ여) 씨는 “언론을 통해 본 태안의 참혹한 실상을 직접 느껴보니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더 절실히 느낄 수 있다”며 “모두가 한 뜻으로 복구에 나서면 검은 바다도 점점 본연의 모습을 되찾지 않겠느냐”며 씁씁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두리 주민인 이시열(43) 씨는 “국내 유일의 국립해안공원인 태안 바다는 관광지의 개념이 아닌 태안 사람의 생명줄”이라며 “시커먼 기름덩이로 뭉개진 갯바위와 갯벌들에게 미안하고 죽어가는 고기떼와 패류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안가가 아닌 마을 방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조그만 섬들은 밀려오는 기름폭탄에 속수무책이어서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애석하게 하고 있다.

이와관련 불교환경연대 정우식 처장은 “현장을 둘러본 결과 포구나 내만 등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방제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효율적인 방제작업을 위해 지역 사정에 정통한 주민·환경단체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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