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소의 하루’ 가족극으로 축제장에서 초연
이번 청주직지축제에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를 소재로 한 ‘마당극’을 선보이게 돼 지역 문화예술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08 청주직지축제 추진위원회는 오는 9월 4일부터 7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제5회 청주직지축제에 직지 마당극 ‘주자소의 하루’를 공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지를 소재로 한 마당극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
마당극 ‘주자소의 하루’는 극단 늘품 소속 천은영 작가가 대본을 쓰고, 지역 연극인들이 배역을 맡았다. 천 작가는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회연’(부제 ‘잊혀진 귀향의 소리 청주아리랑’)을 비롯해 아동극 ‘뚱보공주’, 연극 ‘시장사람들’, ‘청주 아리랑’, 세미뮤지컬 가족극 ‘잃어버린 날개를 찾아서' 등을 썼다.
‘주자소’는 조선의 활자 주무관청으로 조선시대의 수많은 금속활자 주조가 이뤄지던 곳이다. 천 작가는 흥덕사에서 이뤄지던 금속활자 주조 과정을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엮어 마당극의 특색을 살려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도록 극을 구성했다.
관객들은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웃고 즐기는 동안 금속활자의 주조 과정과 주자소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공연은 9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오전 10시,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하루 5회씩 매회 30여 분간 청주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직지 마당극 ‘주자소의 하루’
◆ 극본: 천은영
◆ 연출: 천은영
◆ 무대감독: 김태섭
◆ 출연진: 정아름(주자소 역), 방재윤(석찬스님 역), 홍준표(석강쇠 역),강동희(김똥꾸이 역), 이건 (어리벙 역), 천은영(엄마,권모이 1인 2역) 등 총 6명
◆ 연출의도 및 천은영 작가의 말
처음 주자소에 대한 작품을 만들자고 했을 때, 언뜻 들어보기만 했던 생소한 명칭에 당황스러웠다.‘직지 축제에서 웬 조선시대 주자소?’
하지만 금속활자본 직지가 나오던 고려시대에는 책을 만드는 일에 대한 특별한 명칭이 없었기에 조선시대에서 인쇄 업무를 하는 곳의 이름인 주자소로 인쇄를 표현 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결국 이름 없이 청주 흥덕사에서 진행돼 오던 작업장의 명칭 고민하면서 잠시나마 주자소라는 이름을 빌려 진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됐다.
그래서 작가로, 연출로,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단 한 줄기라도 명확하게 해설하고자 1인 3역을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작품상에는 실제 현재에선 자소의 엄마로, 과거에선 모이로 1인 2역임).
처음엔 그저 아이들, 어른들에게 ‘주자소’라는 이름 하나만 알게 하려던 의도가 작품을 진행해 가면서 아이들에게는 책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잊혀진 우리의 역사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춰 하나가 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품을 함께 본 관객만큼은 왜 직지인지, 왜 주자소인지를 알고 가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 전체 줄거리
때는 현재. 먹는 것만 좋아하고, 책의 소중함을 모르고 장난감처럼 책을 찢는 어린이 주자소는 어느 날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잠이 든다.
한편 과거의 고려시대 흥덕사. 비록 천민 출신이지만 글을 배우고자 하는 석강쇠는 석찬 스님의 감독 아래 툭하면 일을 저지르는 똥꾸이와 말을 잘 더듬는 어리벙과 함께 책을 찍어내기 전에 필요한 기본적인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상한 옷을 입고 이곳을 서성이던 자소를 발견하고는 자소를 금속활자 인쇄기술을 염탐하러 온 자로 오해한다. 강쇠는 자소가 염탐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흥덕사에서 인쇄하는 글을 찾아낼 수 있는지 시험해 보자고 한다. 강쇠를 흠모하던 모이 또한 좋다고 맞장구를 치자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도 시험은 물론 경합을 해 봐야 한다고 한다.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온갖 정성을 들여야 하는 법! 석찬 스님은 사소한 실수를 하는 자에게 늘 그래왔듯이 ‘죽비’로 엄히 다스릴 것을 다짐한다.
너무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바라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자소는 얼떨결에 그들의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말썽꾸러기 자소는 과연 책의 소중함을 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신동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