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예하 1여단 영내에는 고(故) 강재구 소령의 동상이 서 있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동상은 지금 당장이라도 위험에 빠진 부하들을 위해 뛰어들 듯 하다.
12월 2일 부대는 영내 도로변에 위치했던 고 강재구 소령의 동상을 새롭게 단장한 재구공원으로 옮기고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제막식을 가졌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장(이윤배 소장)을 비롯한 장병들과 유가족, 이진용 가평군수, 지역기관장, 보훈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개식사, 사업 경과보고, 기념사, 제막행사 순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 강재구 소령은 1965년 베트남전 파병을 위한 훈련 중 부하가 실수로 떨어뜨린 수류탄을 자신의 몸으로 덮쳐 주위에서 훈련하던 부하들의 생명을 구하고 장렬하게 산화했다.
당시 고인이 근무했던 수도사단 제1연대 3대대(현 133기보대대)는 ‘재구대대’로 명명돼 고인의 헌신적인 삶과 부하사랑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고 강재구 소령의 동상은 고인의 희생정신을 본받고자 1980년 장병들에 의해 제작됐다.
부대는 매년 고인이 순직한 10월 4일이면 이 동상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그 넋을 기려왔다. 그러나 동상이 장병들과 방문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과 활용성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부대중앙에 조성된 공원에 자리하게 된 동상은 포근한 휴식처는 물론 안보교육의 장으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윤배 사단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고인께서 보여 주신 숭고한 희생정신과 군인정신은 우리 맹호인의 자랑” 이라며 “오늘 새롭게 단장한 이 동상은 고 강재구 소령님의 희생과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우리 맹호부대 장병들의 가슴 속에 그 정신이 면면이 살아있다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로 참석한 고 강재구 소령의 동생 창구씨(경기도 마석ㆍ58)는 “43년이 흘렀지만 형님은 여전히 장병들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며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국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다지는 장병들이 바로 오늘의 강재구”라고 말했다.
<신수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