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물결 기후변화“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승부한다”


산업화와 더불어 배출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는 기후변화라는 큰 파고를 맞고 있다. 어느 한 나라나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이 공통의 과제로 UN과 선진 각국들은 지난 수년간 고민해 왔고, 교토협약과 시장경제논리를 적용한 탄소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는 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교토협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개도국의 입장으로 그동안 여러 부담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국제정서상 2012년 이후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며, 정부와 기업들도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런 시점에서 환경일보는 한국언론재단이 후원하는 ‘기후변화 테마취재’에 동행해 영국, 독일, 핀란드 3개국의 기후변화 관련 컨설팅업체, 정부기관, 배출권거래소, 지열발전소, 생태도시 들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매년 약300억톤의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고 있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2007년 기준으로 29.8억톤(CO2), 거래액으로는 약 640억 미국달러로 추정되며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 배출권거래(EU ETS)시장은 거래량 20억톤, 거래액 500억 미국달러로 전체시장의 약 80%를 점유하며 온실가스의 최대시장으로 부상했다.
유럽기후거래소 제공자료에 따르면 배출권 가격은 국제 에너지가격상승, 이상기온 등의 영향을 받아 톤당 최고 30유로까지 폭등한 경우도 있었지만, 2007년 말에는 20~24유로, 2008년 10월 현재 18~20유로(40~60 미국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곳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거래가 장기적 측면에서 기업에게 기회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면서 2020년까지 지구 탄소시장규모는 약 3조1천억 미국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미 그 거대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편, 2005년 현재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억9천만 CO2 톤이며, 1990년 이후 15년 동안 배출량은 연평균 4.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 CDM 선도 컨설팅기업
에코시큐리티 Eco Securities
- 유럽, 청정기술 투자늘리며 고용창출
- 2020년까지 저비용신기술개발 가속

영국 런던에 소재한 에코시큐리티 (Eco Securities)는 세계적인 탄소거래, CDM 개발 전문 컨설팅기업으로서 1997년 설립돼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03년 9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으로부터 CDM 사업의 최초허가권을 따냈고, 기후변화와 관련해 정부 및 세계 여러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 세계로 그 업무영역을 펼쳐가고 있는데, 약 300명의 직원을 운영해 컨설팅을 제공하며, 자금지원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상반기까지 총매출은 1천5백만 유로에 달한다. 에코시큐리티는 전 세계 34개국에 걸쳐 400개의 CD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저감기술 발굴 및 사업을 통해 배출권을 획득하고 판매하는 일로 명성을 쌓아 오고 있으며, 탄소경영(carbon management)까지 영역을 확장 중에 있다.


▲ 폴 소피(Paul Soffe)


에코시큐리티의 소피(Paul Soffe)씨는 “국제경기가 퇴조하고 있는데 비해 CDM 사업의 시장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청정기술 개발에 투자가 늘어나면서 유럽에서는 새로운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2020년까지 큰 변화가 일어나 저비용의 신기술들이 많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한다”고 낙관했다.
소피 씨는 미국의 행보에 대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당선자가 Cap & Trade 방식을 표방하며 2010년 협약내용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한 CDM 사업에서는 신뢰할 만한 검증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배출량거래(ET)와 공동이행제(JI)는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이란 의무국이 비의무국에 투자해 온실가스감축사업을 수행하고 달성한 실적을 의무국의 감축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청정개발체제로 경제성을 고려해 탄소저감을 목적으로 한다.
CDM 사업화란 어느 후진국에 어느 기술을 적용해 얼마나 저감할 것인가를 계획하는 것이며, 사업화 과정은 발굴, 등록, 배출권 판매로 구성된다. 선진국에서는 투자단위당 오염을 저감하는 비용인 한계저감비용이 높다. 예를 들어 100원을 투자해서 1톤을 저감할 수 있다면, 후진국에서는 10원만 투자해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 하던지 탄소저감량의 인정은 동일하기 때문에 후진국으로 옮겨가서 탄소저감활동을 할 경우 경제적 효율을 높이게 된다.
* Cap & Trade 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배출권을 부여해 경매 방식으로 거래하는 총량 거래방식을 말한다.
* 배출권거래제도(Emission Trade, ET)
의무국이 의무감축량을 초과달성할 경우 이 초과분을 거래를 통해 다른 의무국의 배출권으로 활용하는 제도
* 공동이행제도(Joint Implementation, JI)
의무국이 다른 의무국에 투자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공동 수행하고 발생된 감축분의 일부를 투자한 의무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


2. 기업을 섬기는 정부기구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
- 기업지원 협력 더불어 정부개입도 필요
- 대국민 교육, 홍보, 학습의 중요성 절감

2001년 영국 정부에 의해 독립기구로 설립된 카본트러스트의 역할은 독특하다. 150명의 스텝이 활동하며, 년간 1억5백만파운드의 예산을 집행하며 기업 스스로 자립하도록 지원한다.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기술을 개발토록 하고 이것이 성공하면 별도회사를 차리고, 수입이 생기면 다른 회사에 재분배하는 형태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200개 이상의 저탄소기술개발 회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지원, 기업양육, 기술촉진 역할을 하고 있다. 9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양육을 진행 중이며, 3개 기업은 완료했는데 성공을 거둔 기업도 있다고 한다.


▲ 데이비드 빈센트(David Vincent)


카본트러스트의 사업국장 빈센트(David Vincent) 박사는 영국은 2050년까지 에너지수요 80% 저감의 저탄소경제체제를 이룰 것이며, 저탄소기술비용을 저감해 기업 투자유치에 혁신을 이루겠다고 자신한다. 그는 또한, 다음 5~10년 간 가장 유망한 신재생에너지를 묻자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바다에 부는 풍력일 것”이라면서 “칠레의 경우는 해안을 따라 발생되는 파도를 이용한 파력에너지도 기대할만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 발바닥 모양의 탄소 흔적 표시로 소비자는 친환경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카본트러스트는 또한, 제품탄소흔적 라벨링서비스(product carbon foot printing & labelling services)를 통해 탄소를 측정, 감축하고, 정보를 소통하는 체계구축에 노력중이다. 탄소흔적사업 매니저인 머레이(Euan Murray)씨는 “각 제품별로 얼마나 탄소를 감축했는가 하는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탄소를 덜 배출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국민 교육, 홍보는 정말 중요하며, 방송이나 부모로 부터의 학습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에서 다국적기업인 TESCO 와 그 협력사들이 전세계에 걸쳐 노력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영국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또한, 관련 자료는 계속 전과정평가(LCA) 자료를 통해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 간섭 없이도 기업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탄소를 줄일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이들은 주저 없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3. 탄소시장컨설팅의 선도주자
포인트카본 Point Carbon
- 미국, 중국 등 잠재 대형시장에 투자중
- 한국, 배출권거래제로 뉴비즈니스 가능

포인트카본은 2001년 노르웨이에서 설립됐는데, 18명에서 시작해 현재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 1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유료정보제공서비스로 연간 1천 800만 유로의 수입을 얻고 있으며, 선물, 옵션 등 탄소배출권에 대한 파생상품 거래 및 위험관리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회사의 고객은 약 15,000여 기업, 정부, 지자체, 개인 사업가 등 다양하다.
포인트카본의 주 업무는 회원관리와 컨설팅인데, 정책수립을 위한 고급정보 제공과 객관적 정보를 이용해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컨설팅(bespoke consultancy)을 통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2003년 영국지사가 생기면서 첫 번째로 고용됐다는 그리스 출신 수석분석가 아바니타키(Andreas Arvanitakis)씨는 내일의 탄소가격 예측을 위해 과거 10년 치의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며, 8600개의 CDM 사업을 보면서 자료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가격설정 시뮤레이션 기법은 완벽한 수준이지만, 불확실성 요인에 의한 정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2012년까지 탄소가격전망을 묻자 “원유가격은 탄소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EU의 규제방식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서슴없이 답했다.


▲ 앤드레어스 아바니타키(Andreas Arvanitakis)


미국, 중국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워싱턴 D.C., 보스톤에도 (포인트카본)지사가 있다. 미국은 정치적 이유로 10년 늦었지만, 곧 큰 탄소시장이 될 것이다. 중국에서도 CDM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큰 시장이 예상되며, 베이징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2012년 이후 미국이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할 지 모르지만, 2018년 이후 중국의 가입이 예상된다”면서 “감축의무는 더 강화될 것이고 감축의무량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의 현황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68개의 CDM 사업이 등록, 진행단계이며, 이중 66개는 PDD(Project Designed Document)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한국은 포인트카본이 CDM 사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볼 때 ‘BBB’로, ‘좋다’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한국은 JI가 잘 이뤄질 수 있는 나라이며, 한국에서는 의무규제시장이 어울릴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한국시장이 작은데 일본 등 주변국가와 같이 시장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 가능한데 다만, 어떻게 연계(linking) 하느냐, 어느 수준까지 가느냐, 경제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한국의 중공업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상당히 불리한 여건인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노르웨이 전력사를 예로 들면서 “배출권거래와 관련해 새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으며, 비용축소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2009년 하반기까지 세계경제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CDM 사업에도 역시 지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4. 세계최대 탄소배출권거래소
유럽기후거래소, ECX (European Climate Exchange)
- 원유가격은 탄소가격에 직접적 영향
- 2020년까지 탄소시장 3조달러, ‘기회’



▲ 탄소배출권 거래소


영국 런던에 소재한 ECX 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탄소배출권거래소다. 2005년에 설립됐는데, 대부분의 업무는 외부위탁 처리하고, 상근직원은 6명에 불과한 이곳이 유럽내 탄소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유도 거래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북해산 브랜트유의 배럴당 가격과 이산화탄소 톤당 ECX 거래가격을 비교한 표를 보면, 원유가격이 탄소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는 2005년부터 회원국 38개 국가중 15개 국가로 시작해 지금은 25개국가 12,000개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는데, 이중 80% 이상이 ECX에서 거래하고 있다.


▲ 샘 존슨힐(Sam johnson-Hill)


거래소의 존슨힐(Johnson-Hill)씨는 "오바마 대통령당선자가 Cap & Trade 방식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18% 감축하겠다고 밝혀 지구촌시장(Global Market)을 기대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포인트카본이 밝힌 바에 의하면, 2020년까지 지구탄소시장가치는 총 2조유로, 약 3조1천억 미국달러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배출권거래는 장기적 측면에서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 김익수 기자, 취재자문= 그린폴라리스, 후원= 한국언론재단, 기후변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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