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일보】5월27일 발표된 신성장동력 종합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 규모가 2007년 640억 달러에서 내년 1500억 달러로 급팽창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배출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배출권거래소 설립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본, 중국 등의 수요까지 흡수해 아시아지역 최대의 탄소금융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편집자 주>
지난 5월26일~28일 사흘간 열렸던 신성장동력 박람회에 참석한 한국거래소의 심재승 이사(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는 “2013년 포스트교토 체제의 협상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우리나라가 감축의무대상국으로 편입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탄소배출 저감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가 될 것이다. 탄소배출권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Q.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 현황은?
A. 현재 탄소배출권거래 현황을 보면 유럽 ECX(유럽기후거래소) 등 전세계적으로 10여개의 배출권거래소가 운영중이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존 거래소 등의 신규설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계 탄소배출권 거래의 약 80%를 EU 지역이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미국 등 감축의무가 없는 국가들의 자발적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ECX의 거래규모가 장내거래의 84%, 장외거래의 38%를 차지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한·중·일 동북아 탄소시장 개설에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Q. 부산시와 함께 배출권거래소 유치를 추진한다는데?
A. 한국거래소(KPX)는 올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광역시와 연계해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금융중심지기획단을 발족시킨데 이어 5월에는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부산시가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로 선정됐는데, 탄소배출권이 바로 파생상품이다. KPX가 가진 거래소 노하우와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는 전체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세미나와 함께 시민단체, 정·재계, 언론 등을 포함한 금융중심지 포럼을 구성해 ‘부산유치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며, 현재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Q. 국가간 거래라면 인증이 필요한 것 아닌가?
A. 당연히 국가간에 탄소량 감축을 인정 받으려면 인증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는 환경부와 작년말 MOU를 체결하고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결국 국제적으로 인증에 관한 기준은 비슷하리라 본다. 우리나라와 유럽,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거래하기 때문에 연계해서 통용되는 기준을 세울 것으로 예상한다.
Q. 한국거래소의 장점이라면?
A. 국제거래에서 쌓은 노하우가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탄소거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지역별로 하나씩 중심역할을 하는 거래소가 생기는 분위기다. 국가간 거래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해외기관과 연계 경험이 많은 한국거래소의 장점을 살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동아시아 탄소배출시장의 허브역할을 말하는 것인가?
A. 규모로 치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가장 규모가 크다. 일본은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국 아시아 지역에서 거래가 잘되고, 큰 시장으로 모일 것이다. 거래가 잘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과 상품이 모이고, 거래비용이 저렴하며, 시스템이 안정적이라는 말이다. 전산장애 등의 문제가 생기면 불편해서 이용을 꺼리게 된다.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거래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50년 이상의 경험과 해외파트너십이 동북아 탄소거래 허브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의 빠른 결정 필요
Q. 유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A. 아무래도 정부정책에 달린 일이라 그때까지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포스트 교토의정서에 대한 새로운 협상 움직임에 맞춰 정부도 추진하지 않을지 예상하고 있다. 올 3월부터 통합시스템을 통해 증권, 채권, 선물을 모두 거래할 수 있으며,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거래환경을 조성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했다.
Q. 앞으로 전망을 해본다면?
A. 동아시아의 중심거래소는 역시 ‘선도거래소와 누가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현재 시장규모가 가장 큰 유럽기후거래소와 제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유럽쪽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카고가 파생상품의 중심지다. 올초에 시카고 거래소에서 우리쪽에 제휴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대외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영국이 유럽기후거래소를 유치한 것처럼 우리 역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