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2.
▲ 팔색조 어미가 새끼에게 지렁이를 먹이고 있다
【제주=환경일보】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시험림 지역이 팔색조의 국내 최대 번식지이며 최소 15쌍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팔색조의 국내 최대 번식지로 밝혀진 제주시험림 한남지역은 울창한 난대림 지역으로 팔색조의 주 먹이자원인 지렁이의 서식 환경이 양호하며 제주도에서도 강우량이 가장 높아 팔색조가 지렁이 먹이자원을 포식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보유한 지역임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팔색조 둥지 조사 결과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량 변동이 팔색조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등 팔색조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6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찬열 박사팀은 “금년에 알에서 부화해 새끼 여섯 마리를 키우는 팔색조의 번식과정을 무인 영상 기록 장치를 이용, 녹화한 결과 어미는 새끼에게 주로 지렁이를 먹였으며 1회 둥지 방문 시 2~5개, 하루에 최소 140개 이상의 지렁이를 새끼에게 급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새끼 팔색조의 주요 먹이인 지렁이의 밀도가 강우량과 관련이 있으며 팔색조의 번식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제주도 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한남 지역은 팔색조의 번식시기인 5월부터 8월까지 강우량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잘 보전된 낙엽활엽수림과 상록활엽수림이 있어서 팔색조가 먹이자원으로 이용하는 지렁이가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영상 자료 분석에서 비오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비교했을 때 새끼에게 먹이는 지렁이의 수는 비오는 날에 훨씬 높았다고 한다.

 

한편 팔색조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04호이며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돼 있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하지만 서식지 파괴로 현저히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개체수의 증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한반도 팔색조 번식 생태 모니터링 연구망’ 등 조직적인 조사체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장 변광옥 박사는 “국제적 희귀조류가 국제적 인증 관리숲에서 번식하는 것은 그동안 제주시험림에 대해 엄격한 출입 관리와 생태적 숲 관리를 실시한 것도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앞으로 난대림 생태계의 건강한 먹이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생태계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고현준 기자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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