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올해는 UN이 정한 ‘생물종다양성의 해’이다. 환경부는 국제적인 멸종률인 연간 0.5%를 적용하면 우리나라 생물종 10만종 가운데 해마다 500종, 매일 140종이 사라지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지구온난화 등 새로운 위협요인까지 고려한다면 그 멸종생물종 수와 속도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본지는 생물종 보존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부의 오경희 부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선진국보다 100년 이상 늦은 생물종다양성 조사
백두대간 지정, 서식지 보호 등 보존에 나서

 

오경희 부장.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부 오경희 부장
Q. 전 세계적으로 생물종 감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 지구상에는 약 1000만종의 생물이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고, 그 중 밝혀진 것은 약 175만여종 정도로 20%도 안 되는 상황이다. 나머지 80%는 이름조차도 부여받지 못한 종이며, 밝혀진 20%에 해당되는 종들도 멸종위기에 놓인 것들이 상당수다.

우리나라의 생물종의 경우 약 10만여종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며 현재 3만종 정도가 기록됐다. 이에 자생생물발굴사업을 통해 국내 등록되지 않은 종을 밝히고, 종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Q. ‘생물자원’으로서도 종다양성은 매우 중요하지 않은가.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말이 있다. 이제 BT 융합기술의 시대로, 향후 생물자원에 대한 이해관계 다툼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물자원주권’과 연결돼 후진국의 경우 생물자원을 통해 경제지원, 기술이전 등을 요구할 것이고, 선진국들은 합법적으로 대가를 통해 생물자원을 획득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국외반출승인대상’ 법 제정을 통해 국내 생물이 국외에 반출되는 것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생물자원주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비롯된 ‘고유종’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은 2005년 기준 2322종으로, 이를 보호하고 늘리기 위해 해당 부처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각국 생물자원 접근에 대해서는 법률을 통해 접근해야 하며, 그곳에서 발생되는 이익은 공유해야 한다.

 

Q. 생물다양성이 가지는 역할과 가치에 대해 설명해달라.

생물다양성은 단순한 생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물, 에너지 순환 등 환경조건을 조절·정화하는 환경적인 가치와 식량, 의약품 등의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자원적 가치, 지역 에코투어와 축제 등을 통한 문화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목나무로만의 가치를 1로 봤을 때 항암치료제 원료로 사용할 경우 100만배의 가치를 끌어올려 경제적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여수 동백꽃 축제, 합천 산천어 축제, 무주 반딧불이 축제, 의성 산수유 축제 등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에코투어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의약품, 천연염료, 생물농약 등 생물자원의 가치는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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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물자원관 오경희 박사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액션이 100년 이상 늦은만큼 야생

동식물협약 제정, 서식지 보호, 밀렵보호 등을 통해 생물종 보

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생물종다양성 보전을 위해 어떤 액션들을 취하고 있나.

국제적으로는 생물다양성협약이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최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들에 대한 국제거래(CITES)에 대해 논의됐다. 또한 지난 2008년 창원 람사르 협약 등이 대표적인 활동들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액션이 늦었지만 야생동식물협약 제정, 백두대간 지정, 서식지 보호, 밀렵보호 등을 추진해 생물종다양성 보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그간 국외반출이 많이 된 것에 대해 구상나무, 노박나무 등 국외반출승인대상을 지정·운영, 관리하고 있다.

 

Q. 해외 생물종다양성 연구, 정책 진행,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해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생물다양성 조사 및 발굴을 실시해 오고 있다. 미국은 영역을 미국에 국한시킨 것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생물분류군을 위해 연구·수집해왔다. 영국의 경우 이미 18세기부터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연구·발굴을 시작했으며, 일본도 19세기부터 아시아 생물자원을 수집 및 이용방법, 성분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00년이 늦었지만 생물자원조사사업, 생물지도 작성, 캄보디아와의 공동연구, 표본·자원 수집 등을 통해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Q. 생물자원관의 앞으로의 역할이 클 것 같은데.

그간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국립생물자원관이 생긴 지 이제 4년이지만,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국가생물주권의 확립, 생물산업의 육성·지원기반 확립 및 국가 경쟁력 강화, 전시와 교육을 통한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에 대한 공공의식 제고, 관련 전문인력 양성 등 ‘fast follower, first mover’로서 우리 생물자원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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