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밀도 개발·열섬현상으로 도시는 최악의 상태

실내외 정원 및 원예치료 등 특성화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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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최동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농업은 살아있는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다. 채소, 과실, 꽃, 벼, 축산 등 많은 농축산물은 모두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일반 공산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농축산물은 농촌에서 소득을 목적으로 재배되기도 하지만 도시민들에게는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 도농의 상생은 물론 농촌의 프로농업인들은 도시농사꾼들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첼 오바마가 백악관 뜰에 키친가든을 만들어 채소나 허브를 생산하는 장면이 언론에 비친 적 있다. 도시농업의 전형적인 예이다.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영국의 얼롯트먼트, 일본의 시민농원 등 선진국일수록 도시농업이 잘 정착돼 있다. 소득 2만불 시대에 사는 우리 국민들도 이젠 선진국형 도시농업을 적극 실천해야 할 때이다.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이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면서 살아있는 식물과 교감하는 것으로써, 농사를 통해 먹고, 보고, 느끼고, 즐기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 여가활동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꾀하고, 협업과 공동체험을 통해 구성원끼리의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며, 최종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지속적인 공존을 추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도시는 점차 고밀도로 개발되고 녹지공간도 줄어들면서 도심으로 갈수록 기온이 상승하는 열섬현상이 가중되고 있어 기후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상과 더불어 도시의 환경은 최악의 상태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고 도시의 녹색생태계를 유지하고 쾌적한 녹색도시로 바꿔줄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의 실천은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주거지 외부로는 시민농원, 주말농장, 텃밭, 가정옥상, 학교나 업무용빌딩의 옥상이나 벽면 등 인공지반, 자연학습장, 생태공원 등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곳이면 모두 가능하며, 베란다, 발코니, 거실, 부엌 등 주거공간 내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다양하다.

 

농사활동으로는 베란다 채소, 옥상텃밭 부식류, 실내 버섯, 가정과수 등 먹을거리 생산하기와 각종 화초류, 곤충, 물고기 등 볼거리와 함께 실내의 공기질과 습도를 좋게 해주는 순기능적인 것이 있으며, 4계절 관상할 수 있는 도시화단 조성이나 보리, 밀 등 경관작물 박스재배 등도 모두 도시농업의 한 영역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도시농업연구팀을 신설해 도시가 인접한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실내외 정원, 원예치료 등 도시농업 특성화사업이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술면에서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도시민들의 녹색생활 실천을 선도해 가기 위해 도시농업연구회도 만들어 전문가 심포지엄을 여는 등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본격적인 기반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농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도시의 녹색생태계 유지, 쾌적성 향상으로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도시민들의 생명 존중, 자연의 이해, 능동적 삶 영위 등 정서를 함양시켜 주며, 적당한 육체적 노력과 가족 먹을거리 생산 등 건강과 가족 화합을 좋게 하고 옥상원예를 통해 냉․난방비를 절감하는 등 경제적인 효과까지 생기게 된다.

 

도시농업, 이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식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적, 사회적으로 추진해야 할 새로운 테마임이 확실하다. 진정한 선진국민이 된다는 것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도 좋지만 정서적인 수준과 시민의식이 함께 향상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도시농업은 농업의 역할을 기존 생산농업에서 소비 및 국민의 쾌적한 생활을 담보하는 지속가능한 국민농업으로 확대,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 도시민들이 농업에 대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느끼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농업인들을 스승으로 엮어줌으로써 실질적인 도농상생을 이끌어 낼 수도 있게 된다.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기술로 농업을 도시에 접목시키고 도시민의 가치변화를 이끌어내 궁극적으로 농산물의 소비 촉진과 함께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시농업을 확산시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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