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최대 과업이 ‘대학 진학’으로 인식돼

숲, 심리적 편안함 느껴 긍정적 변화 만들어내

 

청장님-저용량.
▲ 중부지방산림청 김현수 청장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로 우리나라의 사회통념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만 13세부터 18세까지를 의미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급격한 신체 발달이 일어나고,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며 갈등을 일으키는 ‘반항기’이면서 아동도 성인도 아닌 ‘주변인’적인 특징을 보인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청소년기는 부모와 가정,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의 부정적 환경의 영향으로 비행청소년의 길로 빠지기 쉬운 시기이다. 정서적인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인지능력의 발달로 인해 자아정체감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그야말로 ‘자라나는’ 시기이다. 어떤 것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신체가 발달하는 시기이며, 동시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 가느냐에 따라 성격과 지적 능력, 인성 등이 자라가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기의 최대과업이 ‘대학진학’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어 사회도 부모들도 모두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나고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매년 여름이면 산림청이 주관하는 ‘청소년 백두대간생태탐방’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한반도 생태의 보고이자 국토의 중심축인 백두대간에 오른다. 오랜만에 학업과 집을 벗어나 백두대간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숲과 백두대간, 건전한 산림이용문화에 대한 체험교육도 함께 받게 된다.

몇 해 전 기회가 돼 함께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탐방을 마치는 날이면 몇몇 학생들은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마중 나온 부모님에게 그간 무용담을 쏟아내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청소년이,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희망한다면 숲으로 보내보라고 조언해 드린다. 숲에서의 체험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다음의 몇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다.

첫째, 대부분 인공물로 둘러쌓은 우리의 생활공간과는 달리 숲은 자연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고, 심리적 편안함을 느끼며, 주변 자연환경에 호기심과 흥미를 갖게 된다.

둘째, 쉽게 오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산을 힘들게 오른 후에 맛보는 성취감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자신감과 성취감은 좌절감이나 패배의식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숲에서의 혼자만의 시간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내일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만든다. 숲에서 갖는 혼자만의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 아닌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 반면, 숲에서의 단체 활동은 동료 간에 서로의 감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숲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숨겨진 이야기를 내어놓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으로 변하게 한다.

 

한국녹색문화재단과 충북대, 알코올상담센터 기술지원단이 알코올 중독자와 그 가족 600명을 대상으로 2007년 ‘숲 치유 캠프’를 세 차례 운영하고, 설문조사한 결과 우울증이나 불안감 등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된 예도 있다. 숲이 알코올 의존자와 가족의 정서적 우울증과 불안감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숲 속에서의 체험이 심리를 안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활성화해 우울과 불안 등을 해소하는 세로토닌 등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산림체험은 우리가 명확히 인지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사람들에게 많은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모들이여, 건강한 자녀를 기르고 싶다면 청소년기 우리의 아이들을 숲 속으로 인도하자. 가벼운 산보를 하거나, 도시락을 싸고 배낭을 메고 가족과 함께 등산을 하거나, 아니면, 숲에서 이루어지는 캠프에 참가시켜도 좋겠다.

 

산림청에서는 숲해설가, 등산안내인 등을 전국의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유명 산 등에 배치해 숲해설과 등산안내를 하고 있으며, 산림문화휴양 포털 사이트인 ‘숲에on(www.foreston.go.kr)’를 통해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해보시길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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