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지진관리관..bmp
▲이현 지진관리관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기상청은 한·중 간 지진자료 교환 실무협의와 지진관측소 방문을 위해 2010년 9월6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은 중국지진국과 맺은 ‘지진과학기술협력 약정체결’ 이후 여덟 차례에 걸친 상호 방문교류의 결과로서 마침내 실제적인 자료교환이란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해서 추진됐다.

 

지난 해 북경에서 개최된 제8차 한·중 지진과학협력회의에서는 지진자료 및 주요 업무정보 교환, 쓰촨성 지진관련 정보 공유, 한·중 공동연구 및 워크숍 개최, 백두산 지진·화산 활동 정보 제공 등 5개 협력 분야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양국 간 지진자료 교환에 대한 합의사항 이행의 일환으로 올해 상반기에 중국측 전문가가 방한해 지진자료 교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자료교환대상 관측소인 서산지진관측소 등을 답사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이에 대한 답방으로서 중국측 자료교환대상 지진관측소 현지 방문과 지진자료교환 등에 관한 실무적 업무 협의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접한 우리나라로서는 이웃 나라와의 지진자료 공유를 통해서 한반도 해역이나 북한지역과 같이 관측공백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원지를 더욱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즉, 기상관측자료가 다양하고 많을수록 기상예보에 도움이 되듯이, 한반도 북쪽지역과 같이 지진관측 공백지역의 지진감시를 위해서는 주변국의 지진관측 자료의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청과 중국지진국은 각각 5개의 지진관측소 관측자료를 상호 공유하기로 잠정합의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 중에서 중국의 심양과 대련지진관측소를 답사하게 됐다. 심양과 대련지진관측소는 요녕성지진국 소속의 관측소로 중국 북동부의 대표적인 관측지점이라고 한다.

 

심양과 대련지진관측소는 각각 1971년과 1904년부터 관측이 시작됐는데, 터널식의 양호한 관측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중국의 터널식 지진관측소는 산 내부로 터널을 뚫고 지진계를 설치하는 방식인데 연중 일정한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터널식 지진관측소를 가지고 있지는 않는 형편이다. 한편, 중국지진국은 대규모 지진피해를 경험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지진이 발생하거나 예상될 때에는 직원들 조차도 관측소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청이 지진자료교환을 위해 중국의 현지 관측소를 직접 방문한 것이 사실상 처음이어서 인지 각 관측소에서는 호의에 찬 환대를 보여줬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지진 관측자료와 정보의 상호 공유가 각 국의 지진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틀간의 지진관측소 방문을 마친 우리 일행은 각 관측소에서 관측된 자료들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북경의 중국지진네트워크센터(CENC)를 방문했다. 중국은 중국지진국(CEA)과 별도로 지진현업 업무를 수행하는 CENC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일반직원 이외에 120여 명 이상의 지진전문가로 구성돼 있는데, 지진발생시 신속한 통보와 동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 응급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현장분석과 지진 관측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금번 한·중 지진자료 교환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됐던 기술교류가 결실을 맺게 된 것으로 상호 간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성실하고 꾸준한 교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당장 북한지역에 지진관측망을 설치하거나 관측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국의 지진자료 획득을 통해서 관측망 공백을 최소화하고 서해 및 북한지역의 지진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즉, 중국의 지진자료 확보와 공동협력은 한반도를 포함한 인근지역의 지진감시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지진기술역량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드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진계를 생산하고 있는 국가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중국은 지진 관측장비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자국의 지진감시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한편 아시아 주변국가에 자국의 지진계를 설치해주고 지진감시와 지진재해 복구에 대한 원조업무를 병행함으로써 아시아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향후 우리나라도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국내의 앞선 지진기술력을 홍보하는 한편 기술지원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일본과의 지진자료 교환에 이어 이번에 중국과의 지진자료 교환이 이뤄지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국제지진관측망’이 조성되게 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성된 국제지진관측망이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한·중·일 삼국 간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이 이뤄져서 동북아 지진피해 최소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하겠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