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청장님.
▲제주지방기상청장 김진국
관광산업에도 패러다임의 변하고 있다. 기존의 쇼핑과 관광지 답사 위주의 보는 관광에서 체험관광, 생태관광 등 느끼는 관광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 최근 제주관광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걸으면서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제주올레 걷기’이다. 올레란 ‘큰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골목길’ 을 뜻하는 제주 고유어로 제주도만이 갖는 특수한 가옥구조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제주올레는 지난 2007년 9월 첫 코스가 개장된 이래 제주의 곳곳을 걸어서 여행하는 길이 개발되면서 전국적으로 걷기열풍을 일으켰다. 제주올레는 현재까지 섬 둘레를 잇는 정규코스(17개)와 중산간 지역(해발 200~600m)을 연결하는 비정규코스(5개)를 합해 총 22개 코스가 운영중에 있으며 총 길이만도 361km에 이른다. 지금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걷기 좋은 명품 올레길이 조성되고 있다.

 

걸으면서 아름다운 청정 제주바다와 아기자기한 제주의 풍광을 피부로 느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많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라도 제주의 올레길을 걷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처럼 제주만의 독특한 풍광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사람들과의 정겨운 만남을 위해 ‘제주올레길 100% 즐기기’ 계획을 세웠다가도 정작 무엇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 때문에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그것은 제주도만이 갖는 독특한 날씨이다.

 

제주도의 날씨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산간지역에는 300~400mm의 폭우가 오는 동안 제주시내에는 한 방울의 비도 오지 않는가 하면, 여름철 동풍이 불 때면 제주도 북부와 동부지역에는 며칠간 부슬부슬 안개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서부와 남부지역은 화창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겨울철 북서풍이 불 때면 한라산과 제주북부 지역으로는 매서운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흩날리지만 서귀포와 남부지역은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섬 중앙에 1950m의 한라산이 있음으로 해서 생겨나는 제주도만의 특수한 기상현상으로 사전에 일기예보 확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처럼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그리고 중산간 지역의 날씨가 다르고 한라산 남쪽과 북쪽의 기후편차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면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해 해양과 대륙, 그리고 산악 기상특성의 공존하는 곳으로 기상학적 변수가 많아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일기예보가 어려운 곳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제주도는 한라산과 사면이 바다인 특수한 기상환경에 처해 있는 까닭에 제주여행을 준비하는 관광객들에게 있어 일기예보의 확인이 필수적이다.

 

기상청은 2008년 10월부터 동네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전국을 읍·면·동 단위 3500여 지역으로 나눠 5×5km간격, 48시간까지 기온, 바람, 습도, 강수, 하늘상태 등 12가지 기상요소를 3시간마다 발표하고 있다. 제주지역도 제주시 26개 지역, 서귀포시 17개 지역 등 총 43개 읍·면·동에 대한 동네예보를 생산해 TV, 인터넷,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주지방기상청에서는 지난 9월부터 이러한 동네예보를 기반으로 해 제주올레 코스별 3시간 간격의 기온, 바람, 습도, 강수, 하늘상태 등 기상예보와 식중독지수, 자외선지수 등 생활기상지수, 일출일몰시각 등 맞춤형 상세 기상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제주도민과 관광객 등 올레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간 100만 이상의 관광객들이 제주의 올레길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바야흐로 관광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녹색관광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녹색환경을 추구하는 변화 경향에 맞춰 제주도는 올레길과 사려니숲길, 유네스코가 지정하고 인증한 세계자연문화유산과 지질공원탐방 등 새로운 걷기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발돋음 하고 있다. 신발 끈을 고쳐 신고 길을 떠나기 전에 제주지방기상청홈페이지를 방문해 ‘올레길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올레길을 걷는다면, 가벼운 발걸음만큼이나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정겨운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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