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생활양식 실천 및 인식전환 시급해

환경교육은 가치관 형성하는 청소년기부터

 

송재용
▲환경부 송재용 녹색환경정책관
지난 11일, 제 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멕시코 칸쿤에서 폐막되었다. 제 15차 총회에 비해 큰 진전은 없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은 적극적인 ‘녹색성장’ 정책이 국제적 인정을 받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경제규모나 온실가스 배출량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비감축 의무국가로 남아 제약없이 자율적인 감축행동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녹색성장 정책에 지속적인 박차를 가해 ‘녹색 드라이브’를 유지하여야 향후 포스트 교토체제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기업과 공장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녹색성장은 국민들이 영위하는 생활양식과도 밀접히 관련된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탄소세를 부과하고 각종 협약을 맺는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일상생활 속 에너지, 자원 낭비까지는 제도로 규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식 수준, 생활양식이 녹색 경쟁력을 결정짓는 것이다.

 

국내 한 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낮은 녹색생활역량으로 이산화탄소를 GDP 1달러당 0.43kg만큼 배출한다고 한다. 핀란드, 스웨덴 등 선진국의 1.6배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정·상업·교통·공공 등 비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비중(43%)을 차지하기 때문에 저탄소 생활양식으로의 전환과 실천이 더욱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치관과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어린이·청소년기부터 녹색 생활양식을 내면화하는 환경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은 인간의 스승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건전한 자연관과 친환경적 가치관 속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이끌어갈 미래 인재가 육성될 수 있으며, 올바른 환경관과 녹색 생활습관은 자연에 대한 경험과 이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로 우리의 환경교육은 저조한 실정이다.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87%에 달하는 반면에 지난 1년간 초등학생 환경체험교육 참여율은 31.5%에 불과하다. 환경과목은 중·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개설되었지만 정작 환경과목을 선택하고 교육하는 학교는 각각 10%, 25% 수준이다.

 

기존의 환경교육이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소극적 역할이었다면, 기후변화 시대에 맞는 환경교육은 녹색 창의력과 전문성을 고양하는 적극적 역할이라는 인식 하에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환경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우선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대중교통 활용, 물·에너지 절약, 녹색소비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녹색생활의 지혜’를 실천할 때 녹색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주부들로 구성된 환경교육 강사를 일선학교에 지원하고, 친환경상품 인증을 통해 녹색소비를 장려하는 등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녹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일선 교육현장에서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환경부는 교사 대상 환경교육 연수과정을 확대하고, 환경교육 시범학교 및 찾아가는 이동환경교실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환경’과목이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달라진 교육과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교재를 개발하여 학생·교사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방학이나 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사회 환경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환경부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으로 국립공원, 자연환경연수원과 같은 친환경시설을 통해 학교 밖에서 자연과 생태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여 왔다. 특히 ‘08년도 제정된 ’환경교육진흥법‘에 따라 학생들이 믿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교육프로그램인증제를 실시하여 지역사회 내 우수한 체험교육프로그램들을 확대·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여, 지난 9월 환경부는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등 9개 부처와 공동으로 환경교육에 5개년간 867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제 1차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발표하였다. ‘08년도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에 이어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도 환경교육의 청사진을 갖고 지속적이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 환경은 이제 극복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아끼고 지켜야 할 자산이며, 현세대가 낭비하는 에너지와 자원은 결국 미래세대의 부채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의 미래세대가 보다 풍요로운 초록빛 대한민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환경을 아끼는 방법을 바로 새겨야 되지 않는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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