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으로 변화하는 서울의 대기질 문제
개별관리보다 통합관리의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최유진연구위원.
▲최유진 부연구위원

서울의 대기문제는 1차 오염물질보다는 2차 오염물질이 문제시되는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오염원에서 직접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황(SO₂), 일산화탄소(CO) 등 1차 오염물질의 오염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환경기준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1차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물리·화학적 변환으로 생성되는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10) 등 2차 오염물질은 장·단기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10)는 다양한 저감 사업의 적극적 추진 결과로 최근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오존(O₃)은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2차 오염물질은 생성 및 소멸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관리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상호 연관돼 발생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이 대기 중에서 반응해 유기탄소, 황산염, 질산염 등의 미세먼지(PM10)를 생성한다.

이산화질소(NO₂)는 일산화질소(NO)의 산화반응으로, 오존(O₃)은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된다.

이와 같이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은 오존(O₃), 이산화질소(NO2)가 미세먼지(PM10) 생성에 공통으로 참여해 서로의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2차 오염물질생성의 전구(前驅)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의 배출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서는 상호간에 미치는 복합적 효과를 평가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통합적 분석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2차 오염물질의 특성 때문에 개별오염물질 관리에 집중하는 기존 대기관리 방식은 1차 오염물질 관리에는 효과적이나 2차 오염물질 관리 방식으로는 부적절하다.

 

NARSTO(North American Research Strategy for Tropospheric Ozone)는 대기관리의 Level을 4단계로 구분한 바 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Level 1(오염물질 개별관리) 방식이 2차 오염물질의 관리에는 비효과적임이 인식되면서 위해성 최소화를 궁극적 목적으로 하는 오염물질 통합관리(Level 2 이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evel 1 방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Level 3의 대기관리 방식은 미국의 디트로이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와 연계한 대기질-온실가스의 통합관리로까지 연구가 확대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계하는 초보적인 대기질-온실가스 통합관리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염물질들의 광화학적 작용까지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 방법이다.

 

서울이 당면하고 있는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10) 등 2차 대기오염물질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서는 2차 오염물질 각각의 환경기준 달성에 목표를 둔 ‘오염물질 개별관리(Level 1 단계)’를 탈피해 관리 대상 오염물질 상호 간의 영향까지도 고려하는 ‘오염물질 통합관리(Level 2 이상)’로의 대기질 관리 접근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2차적으로 생성되는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미세입자인 PM2.5영역에 해당되며 미세입자의 유해성이 거대입자보다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PM2.5가 2015년부터 대기오염물질에 포함돼 본격적인 관리가 시행될 예정이므로 통합관리가 보다 효과적인 대기질 관리방법으로 판단된다.

 

대기오염물질 통합관리를 위해서는 인적·물리적 기반의 구축이 필요하다.

첫째, 복잡·다양화되고 있는 대기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 지식 및 기술수준이 필요하므로 자체적으로 연구역량을 갖춘 전문조직을 확보해 미래 대기질 문제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의 대기질은 서울시 자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하므로 수도권의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도, 인천시와 실질적인 공조체계의 구축도 요구된다.

둘째, 다양한 2차 오염물질의 반응, 생성, 소멸, 이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대기질 모델과 인체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건강영향평가 모델을 연계해 대기오염물질의 통합적 평가가 가능한 모델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렇게 구축된 인적·물리적 기반을 활용해 Level 1 단계에 있는 기존 대기관리 방법을 Level 2, Level 3으로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더불어 기후변화를 고려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까지 포함한 정책의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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