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아닌 산업기반의 활성화 정책 필요

전기차에 차별없는 보조금·정책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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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수 사무국장
최근 대두되고 있는 전기차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결과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초의 전기차에 대한 기록이 분명치는 않으나, 1824년 헝가리의 발명가 “AnysoJedlik”에 의해 전기를 이용한 탈것이 만들어 진 후, 전차, 기차, 전기오토바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다. 이미 1800년대 중반에 개발돼 1900년대 초까지 내연기관자동차와 경쟁해 당시에도 소음과 매연이 없는 전기차는 인기가 많았다. 그 후 대량생산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가격이 싸지고, 유전개발로 기름 값이 싸져 점차 전기차가 밀려났다.

 

이런 전기차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문제와 유가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기차 선진국의 경우 단순히 환경오염과 고유가의 해결책으로만 접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전기차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정책을 추진 중인 미국, 중국 등의 추진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대형차에 집중해온 GM, 포드 등의 거대 자동차 회사의 몰락으로 인해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자국시장은 글로벌 업체들로 인해 많은 도전을 받아왔으며, 이러한 경쟁에서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내연기관 자동차로서는 쉽게 자국시장 및 산업을 지킬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국가 안보차원에서도 중동 산유국에 의해 좌우되는 원유에 대한 소비량을 조절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문제 등으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전기차였으며, 이를 위한 강력한 산업활성화 정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전기차 정책의 추진배경도 분석을 더해 보자면, 중국은 매년 신차보급대수(연간 1500만대)가 국내 자동차 전체보급대수와 맞먹는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이 성장율이 최소 10년은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른 원유소비량도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보급되는 신차를 내연기관 자동차가 차지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으로서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결과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에, 중국은 전기차의 보급확대를 통해 원유소비량을 줄이고, 전기차의 기술개발을 통한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가 필요했다. 또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전기차의 모터와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통해 또 다른 경쟁우위를 확보 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강력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을 가진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 보급 확대정책을 추진함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업체를 가진 여타 국가들에서는 세계시장 선점의 지원을 위해 자국에서도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자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기차에도 도전은 있다. "Who Killed the Electric Car?(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 2006)"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보듯 기득권을 가진 정유업계와 자동차제조사들의 방해공작으로 인해 아직도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 이들은 전기차가 결코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또한 전기차의 부족한 성능을 과대포장해 시장의 확대를 막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전기의 생산에서부터 전기차의 바퀴를 굴리기까지(Well to Wheel) 소요되는 에너지량이 기존의 내연기관자동차에 비해 더 크다는 이상한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과 전력소비량이 적을 때 발전된 전력을 저장해 사용하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 일반적인 소비자의 운행형태에는 최적의 성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회충전운행거리에 따른 충전인프라, 성능 등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제, 전기차는 흔히 말하는 "대세"이다. 이러한 대세에 편승하기 위해 각국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의 개발에 여념없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실정은 찻잔 속의 미풍에 거치지 않나 하는 생각에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모터와 배터리로 대체함으로 인해 그 구조가 단순하고,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관련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전기차에 대한 시장진입장벽이 낮다. 이는 곧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다양한 사업모델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자동차 산업은 제조가 아닌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의 기틀을 잡은 것이다. 즉, 전기차는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마트가, SKT가 자동차 제조사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돼 줄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진입을 적극 지원해야하며, 자동차 제조사들도 현재의 기득권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끝으로 당부하고픈 말은 차별없는 보조금 정책과 지경부의 다양한 전기차 개발사들에 대한 차별없는 정책이 없다면 전기차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편중된 지원책이나, 규제가 없는 정책이 전기차 산업 활성화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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