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환경위해성예방협회 정표환 연구본부장.

▲ 환경위해성예방협회

    정표환 연구본부장

일부 건설회사 비위생매립 폐기물 불법 처리

강서구 G건설 시공현장 현장조사 결과 의문

 

지질학의 5대 법칙 중에 동일과정의 법칙이 있다. 거대한 암석은 물리 화학적 풍화작용에 의해 바위가 되고 자갈이 되고 모래 점토가 되며, 강물이나 바람의 작용에 의해 퇴적되거나 바다로 이동해 퇴적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오랜 시간(지질학적 시간) 되풀이해 거대한 퇴적층이 형성되고, 이 퇴적층이 압력과 열에 의해 굳어지면 퇴적암이 된다. 화성암은 지각 하부의 마그마가 서서히 식거나 지각의 약한 틈을 관입 또는 분출해 형성된다. 또한 퇴적암과 화성암이 변성작용을 받으면 여러 종류의 변성암이 만들어진다.

 

 

2011년5월25일 강서 김포뒷쪽 건축폐기물처리장 폐토 다량 적재 땅주인 거칠게 말함.

▲ 국내 일부 건설업체들은 공사 과정에서 과거 비위생매립으로 발생한 폐기물을 성상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건설폐기물로 처리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암석들은 여러 종류의 광물들의 집합체로써 오랜 시간 태양에너지와 지구의 조화, 시간의 풍화 과정을 거쳐 동식물의 삶의 터전인 토양이 생성된다. 화성암이 근원인 토양은 입자가 굵고 풍화대가 깊어서 주로 양질의 모래가 만들어지며 지하수의 수질 또한 양호하다. 서울의 북한산, 관악산, 설악산이 대표적인 화성암(화강암)분포 지역으로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계곡을 흐르는 물은 아무런 의심 없이 마셔도 산악인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없앴다.

 

변성암이 기원인 토양은 비교적 입자가 고와 점토질 토양이 우세하며 서울의 청계산, 지리산, 덕유산이 대표적인 분포지이다. 수질은 굳이 말하자면 화성암 기원보다는 못하다. 퇴적암은 진주, 대구 인근에 많이 분포하며 표피가 얕고 풍화에 강해 높은 산세를 보이지 않으며, 수질은 위의 암석 종류들보다 떨어진다.

 

우리는 태양과 지구와 시간이 만들어 놓은 이 훌륭한 자연의 혜택을 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이라 불리는 한반도를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황폐화시켰다. 최근에는 급속한 산업의 발달로 대도시 주변의 토양은 심하게 오염돼 이제 손으로 만지기도 겁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우리나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50여년 간 지구 상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고속 성장을 이뤄냈으며, 인구밀도가 높고 좁은 국토 여건과, 성장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쓰레기를 환경보전의식 없이 제멋대로 처리한 결과의 산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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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환경위해성예방협회가 서울 시내 오염 예상지역을 조사한 결과 불법 폐기물 처리 의혹이 있는

 지역을 발견했으며 이에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1990년대부터 환경폐해에 대한 위해성을 인식해 환경부의 제도적 기능이 향상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환경 담당 부서가 설치됐으며, 각종 환경 관련 법률이 제정되거나 과거의 불합리한 법률은 개정돼 환경의 보전과 개선, 환경위해성 예방에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법령도 법을 준수하지 않거나 애매모호한 부분을 편의성에 의해 잘못 해석하고,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고의적으로 왜곡해 시행한다면 환경 개선은 저만치 물 건너가고 또 다른 환경오염원이 생겨날 뿐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토양 관련 오염원의 종류는 크게 도시 형성과정에서 매립된 비위생매립지, 유류에 의한 오염지역, 광산 개발에 의한 광해지역, 제철 또는 중금속 관련 산업 단지의 중금속 오염지역, 축산 오염원, 농약 살포에 따른 오염, 도시산업 또는 생활계 오·폐수에 의한 하천과 연해오염 등이며 종류와 분포 및 확산에 따른 오염 규모 등 정량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오염원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중 유류 오염지역이나 광해 지역, 중금속오염지역은 토양 환경 보전법, 광해관리법 등에 의해 어느 정도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축산 오염원, 농약에 의한 오염, 오·폐수에 의한 오염은 오염 원인자의 영세성이 있고 오염 범위가 넓은 비점오염원으로써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나, 도심지역 개발 시 발견되는 비위생매립지는 우리의 환경개선의지와 환경 보전을 위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비위생매립지들은 과거 우리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들이 요즘처럼 분리배출에 의한 재활용, 소각, 매립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저지대나 나대지에 마구잡이로 매립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비위생매립 폐기물의 성분을 분석하면 유류에 오염된 토양, 중금속 오염토양, 건설 폐기물, 생활 폐기물, 기타 등등 복합적으로 발견된다. 어떤 경우는 유류, 중금속 성분은 검출되지 않지만 수십 년간 침출수에 노출돼 악취가 나고 외견상으로도 혐오감을 주는 부패한 토양이 대다수이다.

 

문제는 이 비위생매립지가 건설 공사 시 토공사 과정에서 대다수 발견되는데 대부분의 건설 회사들이 건설폐기물(건설 폐토석, 혼합 건설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는 상기 폐기물의 성상에 맞는 적법한 처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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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위생매립으로 발생한 폐기물은 건설공사로 인해 발생한 폐기물이 아니므로 건설 폐토석으로

 처리해서는 안된다.


이 폐기물들은 당해 건설 현장에서 건설 공사 시 발생한 폐기물이 아니므로 건설 폐토석이 될 수 없고, 터파기 시 발견된 오염토이기 때문에 토양환경보전법상의 1·2·3지구에 매립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환경(토양, 폐기물)공정시험을 실시해 유류 및 중금속에 오염됐으면 지정폐기물로, 건설 폐자재는 건설폐기물로,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을, 그리고 부패한 토양은 위생 매립지에서 매립 또는 토양 정화과정을 거쳐 재활용해야 한다.

 

사단법인 환경위해성예방협회에서 서울 시내 오염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대형 건설 현장 수 개소를 모니터링 했다. 그 중 강서구에 있는 G건설의 시공현장은 과거 수십 년간 조미료를 생산했던 공장을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현장인데, 모 대학에서 토양 정밀조사를 수행하고 터파기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외관상 토양의 오염이 심한 것 같아 토양 정밀조사 보고서를 요구한 후 그 결과를 보니 과거 유류탱크 부지에만 중금속이 일부 검출돼 그 지역만 반출 정화했고, 나머지는 기준치에 적합해 인근 농지에 매립됐다.

 

유류 저장소에 유류의 오염이 없는지도 의문이고, 화학조미료 공장에 위해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는지, 제대로 토양 정밀조사를 수행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우리 협회는 위 토양의 오염도 조사를 위해 강서구청의 환경담당 공무원의 협조를 얻어 토양 시료를 3개소 채취해 분석 의뢰 중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당산동 지역의 건설 현장, 왕십리 지역 현장, 광화문 일대 현장 등은 토양의 오염이 육안으로도 식별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오염토양은 일반 토사나 건설 폐기물로 둔갑해 인근의 시골 농지에 매립되고 있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각종 먹을거리는 우리의 식단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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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전국의 공사현장에서는 오염토양이 일반 토양으로 둔갑해 시골 농지에 매립될 위험이 크다.

1990년대 우리나라는 쓰레기종량제를 실시했고 생활 폐기물을 자연스럽게 분리배출해 폐기물의 양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자원을 재활용하는 제도를 국민 일상생활에 정착시켰다. 국민들은 다소 귀찮더라도 환경을 보전하는 법과 제도를 제대로 이행하고 준수하는 높은 수준의 시민 의식을 갖추고 있다. 이제 폐기물을 다루는 우리 건설인, 환경 관련 종사자들의 의식도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연과 환경이 조화롭게 순환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우리의 토양을 우리가 관리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오염된 토양을 지금 경제적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의 아름다운 강토는 계속 오염되고 우리의 삶의 질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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