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 지역어민·환경단체 반대로 갈등 유발해
건설비용 및 시간 축소할 수 있는 해류발전 각광

 

장경수 상무2
해양에너지의 개발과 연안 개발은 해양과 연안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안의 사전적 의미가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닷가를 따라서 잇닿아 있는 땅’이므로 그런 의미에서 바다를 가로막는 방벽이나 육지와 육지 또는 섬을 연결하는 방조제도 연안의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방벽이나 방조제와 연계한 해양에너지의 개발은 연안 개발의 미래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해양에너지를 얻는 방법 중에서 조력발전은 조석간만의 차가 큰 연안 지역에 바다를 가로막는 방조제를 건설하고 방조제 중간에 조력발전용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방조제 전후에 발생하는 외해와 내해의 수위 차를 이용해 조력발전용 수차발전기를 구동시켜 발전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는 시화호 조력발전소 외에도 가로림 조력발전소, 강화도 조력발전소, 인천만 조력발전소, 아산만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추진 중이며 천수만, 새만금 등에서도 조력발전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등 조력발전 광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조력발전 방식은 방조제 건설로 인한 공사비가 많이 들고 환경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10월 영국 정부가 공개한 Severn 지역에 대한 조력발전 타당성 조사보고서는 방조제와 조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비용과 해양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조력발전소의 건설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으며 더욱 친환경적인 것으로 알려진 조류발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조력발전소 건설계획도 사업주체인 발전사들과 관련 부처의 강력한 추진의지에도 불구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지역 어민들과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조력발전은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상반된 의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력발전은 단순히 해양에너지 확보 차원을 벗어나 지역 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양에너지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조력발전은 평균조차 5m 이상이며 조류발전은 평균 조류속도 2.0m/s 이상, 조력발전과 조류발전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적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조력발전과 조류발전의 물리적 이론을 융합하는 새로운 개념의 해류발전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류발전은 조력발전소나 방조제와 같이 바다를 가로막는 인공 해양구조물의 전후에 발생하는 해수의 위치에너지 차이로 인해 해수가 인공 해양구조물을 지나면서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는 물리적 현상이 일어나며 이때 해류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2010년 4월21일과 26일 ‘네덜란드가 자국 방벽에 구멍을 뚫어 조석에너지도 얻고 자연을 되살릴 계획을 발표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네덜란드 현지 뉴스매체인 ‘nrc handelsblad’와 인터넷 뉴스매체인 ‘Inhabitat.com’에 실렸다. 이 기사는 2010년 4월 1일 네덜란드 전문가 그룹이 네덜란드 정부에 제출한 자문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남서부 델타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 계획과 더불어 방벽에 대한 안전 확보, 자연환경의 회복 및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개발 계획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기술은 국내에서도 수문발전과 해류발전을 겸하는 복합 해양발전시스템으로 개발된 상태다.

 

해류발전은 조석간만의 차이가 작아 조력발전이 어려운 네덜란드의 해역에서도 가능하고 우리나라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에서도 가능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서해안의 조석간만의 차이를 고려하면 이론적으로 일반적인 조류의 평균속도 2∼2.6m/s보다 3∼5배 더 빠른 평균속도 8∼12m/s의 고속 해류가 가능하며 이를 이용해 발전하는 해류발전용 수차발전기는 같은 크기의 조류발전용 수차발전기보다 수십에서 백배 더 많은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조력발전소나 방조제의 건설과 더불어 해류발전단지 건설을 계획할 때, 해류발전기는 가물막이로 둘러 막혀 맨땅이 된 해저지반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건설비용과 시간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매우 쉽고 견고하게 설치할 수 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바다를 가로막는 인공 해양구조물을 지나는 해류를 이용해 발전하는 해류발전(OCP : Ocean Current Power) 개념은 한국의 기업에서 고안한 아이디어다. 네덜란드에서는 방벽으로 인해 사라졌던 자연을 되살리고, 청정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해류발전을 자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신기술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네덜란드에서 자국의 방벽을 이용한 해류발전의 개발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내심 기대된다. 또한 해류발전이 국내의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당면하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달성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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