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규소장.

▲ 경주국립공원사무소

김임규 소장

건강 위해 산행하면서 흡연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

꽁초분해 12년 소모, 야생동물 먹고 폐사 위험까지

 

근래 들어 우리사회에 산행을 하는 인구가 급격이 증가하고 있다. 휴일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국립공원 등 전국의 유명한 산을 찾고 있으며 또한 이와 더불어 다양한 아웃도어 산업이 급성장하는 등 일각에서는 산행 열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요즘 유행하는 웰빙 문화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특히 산행은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심신의 단련과 정서의 순환이라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여가활동이 되고 있다. 이렇듯 산행 인구가 많아지면서 무질서 행위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대표적인 사례로 흡연을 들 수 있다.

 

탐방객들이 산행을 하는 주요 목적은 아마도 건강을 위해서일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산행을 하면서도 건강을 해치는 흡연을 한다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담배 연기 속의 일산화탄소는 혈액 안에 있는 헤모글로빈과 결합력이 아주 강하며 이러한 헤모글로빈은 산소와 결합해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산화탄소가 체내에 들어오면 산소 대신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공급이 부족하게 된다. 산행 시 우리 몸은 많은 양의 산소를 소모하는데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증가하며, 이런 상태에서 흡연을 하게 되면 결국 산소가 없는 헤모글로빈은 순환만 더욱 빠르게 하여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기관지를 수축시켜 호흡을 힘들게 하는데 흡연 직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숨이 더 차고 힘든 것도 이러한 혈관 및 호흡 관련 장애가 원인이다. 결국 산행 시 흡연을 하게 되면 혈관계 질환이나 호흡기계 질환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산행 등 운동으로 인한 효과도 감소된다. 즉 힘들게 산행한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되며 오히려 건강을 더 악화 시킬 수도 있다는 결론이 된다.

 

2008년 경주시로부터 관리권을 인수한 이래 올해로 4년차가 되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이러한 역사문화 및 생태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공원자원모니터링, 탐방로 등 시설물 설치 및 관리, 통제시설 및 보호시설 설치 및 불법․무질서 행위 단속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원 내 흡연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건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원 내 주요 불법행위 집중단속, 흡연 없는 남산 만들기 캠페인 등을 전개하는 등 공원 내 흡연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산행 시 흡연을 근절하기 위한 단속, 캠페인 등을 실시하는 목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산불예방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당연히 산행 시 흡연을 금지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산불예방이며, 해마다 담뱃불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소중한 자연자원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고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산행 등 운동량이 많은 활동 중에 흡연을 하게 되면 담배 연기속의 일산화탄소의 영향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혈관 수축으로 인한 혈압상승을 유발하고, 기관지를 수축시켜 호흡을 더욱 힘들게 하는 등 혈관계 질환이나 호흡기계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혈압이나 호흡 관련 질환자의 경우에는 안전사고의 위험 또한 높아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담배꽁초 투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피해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담배꽁초 투기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연구 및 예방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주로 해안쓰레기 문제와 관련된 사항으로 미국 해양보전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며, 해양환경 오염의 주요원인이라고 한다. 담배꽁초는 완전히 분해되는데 약 12년의 세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만큼 오랜 세월 동안 분해되지 않고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것이다. 산에서 버린 담배꽁초에서 나온 독성물질은 주변 계곡 및 토양을 오랜 세월 오염시키게 되고, 특히 담배 필터의 경우 야생동물 및 어류가 이를 먹이로 착각하여 먹을 경우 폐사 또는 심각한 소화기계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즉 담배꽁초는 심각한 오염물질인 것이다. 무심코 버린 작은 담배꽁초 하나가 오랜 세월동안 분해되지 않고 쌓여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요즘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정책 및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국민 모두의 휴식공간인 국립공원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장소로서 깨끗한 공기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탐방객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자연자원의 보고이자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국민 모두가 심신을 단련하는 대표적인 휴식처이다. 이렇듯 소중한 가치인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순간만이라도 흡연을 자제해 나 자신과 주변 모두의 건강 그리고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아름다운 배려가 국립공원 곳곳에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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