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비료•살충제 사용 등 관행농업이 생태계 파괴 초래
생명공학 활용 농법으로 생산성 높은 작물 개발에 기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신작물개발과 박상렬 박사 |
이번 세계유기농대회의 핵심인 유기농업은 토양, 생태계, 인류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말한다. 유기농은 농약은 물론, 화학비료, 가축사료첨가제 등 합성화학물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가축에게도 윤리적인 원칙에 기반을 두는 사양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지역적 조건에 합당한 생태적 프로세스, 종 다양성 및 생태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농법을 채택하고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는 농법사용을 배제한다.
이러한 유기농업은 기존의 관행농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관행농업에서 사용하는 합성비료와 살충제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 여러 피해는 세계적으로 종 다양성을 낮추고 생태계가 교란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유기농업은 자연을 보존하고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기농업은 그 내용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생명공학과 연계된 것이다. 생명공학은 생물체의 유용한 특성을 이용해 공업적 규모로 이뤄지는 생화학적 공정을 연구하는 학문 혹은 기술이다. 생물공학의 정의와 대상내용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돼 왔으며, 유전공학, 발효공학, 하이브리도마공학, 농업생명공학 등 광범위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또한 현재 농업계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생명공학과 연계된 유기농업은 바로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생명과학 기술형 유기농업이다. 이는 합성화학물질인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 가축사료 첨가제 등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동식물성 유기물을 토양에 환원시킴으로써 지력의 유지, 증진 및 회복시키는 농법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벼에서 흰잎마름병균 저항성 유전자 ‘Xa21’을 발견해 유명해진 UC DAVIS의 교수인 Pamela Roland는 boston.com에 기고한 글에서 환경을 크게 해치지 않고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생명공학과 유기농업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펴고 있다. 농업의 미래가 도무지 이뤄지지 못할 것 같은 결합에 의해 좌우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는 생명공학작물과 유기농업 단독으로는 더 이상 농업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 헐뜯기보다는 생태적인 농업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세계 인구에 따라 야생들판을 농토로 만들고 거기에 따라 서식처를 잃어버린 야생동물과 조류 그리고 익충들이 죽어갈 것이고 농민들은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환경파괴로 인해 수십억 달러가 낭비되고 말 것이다. 그러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식량 생산을 올릴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대안은 유기농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합성농약을 쓰지 않고 생물다양성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작물 생산량 수준으로는 현재 야생생물의 서식처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토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다음 세기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분명한 도전과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생산성이 높은 작물을 개발하는 것인데 이 점에 있어서 생명공학은 커다란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모든 산업의 바탕이며 60억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농업에서 유기농업과 생명공학 그 둘은 함께 존재할 때 상승적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때문에 우리 농업계에서는 미래의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적,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유기농업과 생명공학을 잘 조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