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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로 가는 징검다리가 못 된다”

한택환교수님.

▲서경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한국환경

통계정보학회 회장 한택환

감축 목표 배출권에 적용하기에 작동원리 달라
산업구조 개편 위한 배출권 배분 어려워져


 

이 글은 필자가 환경일보 2011년 10월14일자 870호 19면에 기고한 칼럼 ‘목표관리제의 미스터리’의 논조와 연계돼 있다. 목표관리제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있더라도 배출권거래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므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과연 목표관리제는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진입로 역할을 할 것인가?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는 작동 원리가 상이한데다 감축목표 설정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대답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산업체와 배출 목표 협상을 마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하에서는 업종과 업체별 감축목표 할당이 경제적 효율성, 즉 총 감축비용의 최소화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감축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드는 업종에 감축목표를 과다하게 할당하면 국가적으로 감축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할 것이며 따라서 감축목표는 이를 고려해 감축능력 혹은 ‘감축잠재량’에 따라 할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목표관리제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산업구조 조정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온실가스 다(多)배출 업종이면서 앞으로도 감축가능성이 낮은 업종과 업체에 대해서는 감축 목표를 낮게 잡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는 이러한 인위적인 고려가 훨씬 덜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 업종이나 업체에 높은 수준의 감축목표가 부과되더라도(즉 배출권이 적게 할당돼도) 이 업종이나 업체는 배출권을 다른 업종이나 업체에서 구매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 비용도 배출권을 판매하는 측의 수익으로서 정확히 상쇄되기 때문이다.

 

즉 배출권거래제도 하에서 정부당국은 국가 전체의 총 배출 저감 비용은 주로 배출감축목표의 총량에 의해서만 좌우되고 업종 간 업체 간 배출권 배분과는 거의 무관하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운 입장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염두에 두고 배출권을 배분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질적으로 상이한 감축목표 배분원리를 가지는 목표관리제의 운용경험이 배출권거래로 직접 연결될 때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즉 목표관리제하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배분이 배출권거래제에 그대로 승계된다면 이는 배출권거래제 운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에 기인한다.

 

첫 번째는 산업구조 개편을 지향하는 방향의 배출권 배분이 이뤄지지 못해 온실가스 저감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지체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며 이는 앞서 논한 바와 같다. 두 번째 문제는 배출저감이 어려운 업종은 배출권을 많이 주고 쉬운 업종은 배출권을 적게 줘 결과적으로 업종 간 업체 간 온실가스 저감비용 구조를 유사하게 만들어 배출권 거래시장의 활성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배출권을 구매할 업체에게 배출권을 많이 할당하므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고 배출권을 판매할만한 업체에는 배출권을 적게 할당하므로 공급도 감소할 것이다.

 

이외에도 목표관리제는 업체의 배출량 정의, 참여업체 등에 있어서 배출권거래와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MRV(산정, 보고, 검증 등)의 실무적 지침 등에 있어서 목표관리제 내용이 배출권 거래제도로 100% 승계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알려진 바와 같이 목표관리제와 같은 직접 규제는 배출권거래제도에 비해 감축비용이 훨씬 많이 발생하는 제도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출권거래제도 실시를 할 경우 목표관리제에 비해 비용이 적어도 절반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해외의 경우에도 미국의 RECLAIM과 같은 제도는 직접규제에 비해 대기오염물질 감축비용을 적어도 40% 이상 절감시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으로서 이론적으로 명백할 뿐 아니라 실증적·경험적으로 여러 국가에서 입증된 내용이다.

 

그렇다면 결론을 내려 보자. 우선 2012~2014 기간 중 목표관리제도는 목표달성에 실패할 개연성이 클 뿐 아니라 목표를 매우 낮게 잡음으로써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의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그리고 만약 성공한다면 목표관리제 본연의 성격으로 인해 그 비용은 불필요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비용의 크기는 목표관리제의 목표가 클수록 그리고 그 목표달성비율이 높을수록 커질 것이다. 목표관리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정책당국자도(환경부 뿐 아니라 모든 정부부처가)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큰 미스터리이다. 그러나 이 미스터리는 목표관리제가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시행된 제도라고 보면 더 이상 미스터리가 아닐 것이다. 즉 목표관리제는 실패를 전제로 설계된 제도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지나친 것일까?

편집국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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