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특이기상 잦은 강원도 날씨, 기상정보 중요성 강조돼

관광 및 올림픽 등 맞춤형 기상정보 개발로 예보선진화 실현

 

육명렬청장님(최종).

▲ 강원지방기상청 육명렬 청장

 

우리는 흔히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100년은 열 번의 강산이 변할 만큼 오랜 세월을 의미할 것이다. 지난 10월1일은 강원지방기상청이 강릉측후소로 설립돼 기상업무를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날을 맞았다. 1911년, 우리나라에서는 1904년 부산, 목포, 인천 등 5개 지점에 이어 11번째의 기상관서로 설립돼 올 해 100년의 역사를 맞게 된 것이다. 지나온 100년 동안 강원지방기상청은 날씨와 더불어 도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 왔다.

 

강원도는 산과 바다, 강과 호수를 가진 건강하고 깨끗한 곳으로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주는 곳인 동시에 다양한 날씨변화로 큰 아픔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동해와 백두대간의 지형적인 영향으로 우리 기억 속에서 잊을 수 없는 1959년 태풍 ‘사라호’,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4년 양양 산불, 2007년 평창 지진, 1983년과 1993년 동해안 지진해일 등은 우리에게 많은 인명과 재산을 빼앗아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강원도의 날씨는 어느 지역보다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영동지방에는 예로부터 ‘통천과 고성에는 눈이 많고, 양양과 강릉(또는 간성)에는 바람이 강하다’는 뜻의 ‘통고지설’과 ‘양강지풍(또는 양간지풍)’이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위험기상과 특이기상이 잦은 곳이기에 그만큼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강릉에서 기상업무를 먼저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강릉측후소 개소 이후 처음에는 바람 및 우량 등 일부 관측만을 실시했으나,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1949년, 강릉측후소는 국립관상대로 소속이 변경됐고, 1961년 광역예보구역 확정으로 육상으로는 영동지방과 해상으로는 동해북부, 중부, 남부 3개 해상의 기상관측과 예보를 담당했다.

 

또한 기상청은 1979년에 강릉측후소를 영동지방의 지역기상센터인 중앙관상대 강릉지대로 승격시켰고, 1992년에는 강릉지방기상청으로 승격했으며, 2002년에는 명실상부한 도단위기관인 강원지방기상청으로 개편했다. 이와 같이 조직과 역할이 꾸준하게 발전돼 왔고, 이에 걸맞게 2008년 4월에는 강릉시 용강동에서 사천면 방동리로 청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현재는 2과(예보과, 기후과), 1팀(기획운영팀), 8기상대(춘천·원주·동해·속초·철원·영월·대관령·울릉도)를 두고 120명의 기상인이 활동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100년이란 세월의 명맥을 이어오는 동안 기상관측과 예보, 서비스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물론 조선조 말기 우리는 서양의 새로운 문물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제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불행과 1950년대에는 한국전쟁을 겪는 아픔도 있었지만 현재는 명실 공히 세계 7위권 이내의 기상기술 선진국임을 자부할만하다.

 

그동안 기상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기상관측망을 갖췄고, 레이더, 해양부이, 수직측풍장비 등 다양한 기상관측망을 확충했다. 특히 2010년 6월, 우리나라 첫 기상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을 발사해 15분 이내 주기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지역의 기상관측이 가능해져 집중호우, 태풍, 낙뢰 등 큰 피해가 동반되는 위험기상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국지수치모델을 개발하고 3시간 단위의 동네예보를 실시하는 등 관측·예보업무의 신속성과 대국민 기상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강수 유무 정확도는 90%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세계기상기구(WMO) 189개 회원국 가운데 세계기상예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13개국 중의 하나가 됐다.

 

이러한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지난 100년 동안 강원도의 기후에도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강원도의 겨울은 한 달 정도 짧아졌으며 여름은 길어졌다. 또한 연평균기온은 1.4℃ 상승했고, 강수일수는 3.9% 감소했지만 강우강도가 증가하면서 강수량은 17.3% 증가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과거와는 달리 집중호우, 가뭄, 폭설, 한파 등 극한 기상현상이 자주 출현하고 있어 기상재해 대비에 가장 먼저 앞장서야 하는 기상청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는 하루라도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고 날씨정보의 활용방법에 따라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다른 만큼 날씨정보는 중요하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지나온 100년을 거울삼아 앞으로의 새로운 100년을 도민과 함께 도민이 더 필요로 하는 기상청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과거 100년의 성과 및 반성을 통해 강원국지예보시스템과 천리안 위성 등 최첨단 시스템을 활용한 예보서비스 선진화를 실현하고, 최근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대응 및 적응에 역점을 두어 기후변화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사업에 강원지방기상청이 선봉에 나서 특별기상지원기획단 구성, 올림픽경기장 맞춤형 기상정보 서비스 개발은 물론, 벚꽃 개화와 단풍 실황과 같은 관광 맞춤형 기상정보의 꾸준한 발굴을 통해 기상서비스의 범위를 더 확대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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