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연구원이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 수가 1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나라 전체에 취업난이 심각한데 특히, 20대는 다섯 명 중 한 명이 실업자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숫자다. 정부가 계속 국민 일자리 창출에 고심하고, 경제단체와 대기업에 고용을 늘려 달라 협조를 구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든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사고방식 아래 개인의 특성과 재능 보다는 하향 평준화교육이 오래 지속됐다. 그저 그런 수준의 젊은이 들이 넘쳐나고, 대학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다. 아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다시 배우고 세월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건 또 싫다. 스펙관리가 안되면서도 어지간한 조건이 아니면 정규직에 들어가 고생하려 하지 않는다. 적당히 일 하고, 쉬고 싶을 때 쉬겠다는 것이다. 서구적인 이런 변화에 대해 물론 우리나라가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직업의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좋은 직장에서 좋은 대우 받는 곳은 특정한 스펙을 갖춘 일부 선택받은 자들에게 돌아간다. 힘든 직장에서 부족한 대우에도 불과하고 뛰는 사람들은 또 그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을 겪는다. 문제는 그 중간에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다. 눈높이는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 맞춰져 있지만, 스펙은 되지 않고, 낮춰가자니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비정규직이라도 다니면 그래도 괜챦은 편이고, 부모 지갑 바라보며 안주하려는 젊은이들이 정말 많다.

비정규직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역할로 중요하다. 그 분야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지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일정기간 인턴의 경험을 가져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아무 때나 내킬 때 일하고 또 싫증나면 때려치는 식의 직장생활은 본인에게도, 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일이나 작업의 특성상 비정규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단기간 사업을 완료하는 프로젝트 형식에는 굳이 정규고용의 형태보다는 비정규직이 효율적이다.

먼저, 본인의 개성과 장점, 비전을 세우고 이에 맞는 직업을 찾도록 청소년기부터 사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마음을 새로이 하고 도전하면 할 일은 많이 있다. 세월을 낭비 말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가는 젊은이들이 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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