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과 오름 등 지형적 특수성으로 기후편차 심해

산악지형 관측망 확충 등 관광기상서비스 제공 나서

 

김진국청장님.

▲ 제주지방기상청 김진국 청장

 

제주도가 세계의 보물섬이 됐다. 지난해 11월12일,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것이다. 이는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이라는 기존의 학술적 가치에 ‘제주’라는 브랜드 가치가 더해져 명실 공히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됐음을 의미한다. 외신들도 ‘Jeju Island’를 소개하고 제주의 음식과 관광지를 알리는 기사들을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해외 인지도 부족으로 애를 먹었던 이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확대된 인지도와 선정된 이후의 파급 효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에 의하면 지난 12월8일,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824만명으로,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 820만명을 이미 돌파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관광객수가 전년 동기 32% 이상 급신장해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 대열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주도 내 행정기관, 관광업계 등 전 제주도민이 합심해서 이뤄낸 결실로 ‘1000만 제주 관광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제주도의 관광산업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날씨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례로 올해 9번째로 발생한 태풍 ‘무이파’로 인해 하늘길과 바닷길이 전면 통제되면서 제주도를 찾지도 떠나지도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태풍, 폭설, 강풍 등 기상현상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제주도는 한라산과 오름 등 산악과 해양에 의한 지형적 특수성으로 인해 바람변화에 따라 복잡한 국지순환을 보인다. 동서남북 기상이 다르고 기후 편차가 매우 심하게 나타나는 등 날씨가 매우 변화무쌍하다.

 

관광을 생명산업으로 하는 제주도 입장에서 볼 때 불규칙한 기상현상에 대한 정확한 예측정보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위험기상 시 적절한 대응뿐만 아니라 오히려 날씨를 관광상품에 접목시키는 등 관광객이 만족도를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제주지방기상청은 한라산 지형효과로 인한 기상·기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그 변화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라산 산악지역에 부족한 기상관측망을 확충함으로써 국지예보 정확도 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더불어 어민들을 포함한 해상종사자들에게도 신속하고 정확한 해상기상 정보 제공을 위해 기상관측선을 건조하고 동중국해 영역까지 예보구역을 확대하고자 추진 중이다. 하드웨어적인 기능 보강 이외에도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도 관련기관 및 단체들과 협력해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제주도가 기상과학 연구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음도 고무적인 사실이다. 2013년 이전을 목표로 지난 12월1일 국립기상연구소 청사 착공식이 서귀포시 혁신도시 내에서 있었다. 국립기상연구소가 제주로 이전하게 되면 제주는 그야말로 기상과학 연구단지로서 기반이 조성되는 셈이다. 연간 30~40여 차례의 국내·외 관련 학술대회와 포럼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며, 관련 대학들과 협력을 통해서 부족한 기상인력 충원도 가능할 것이다.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와 여건은 글로벌 관광시대에 부합하는 질(質) 높은 기상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앞으로 다가올 1000만명 관광객 시대에 제주도를 찾는 손님들에게 날씨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정보는 기본일 것이고,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기상행정서비스를 통해 편안하고 안전한 관광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들이 역할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병(病)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하늘의 질병,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상주치의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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