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 당국자회의에서 26명의 기후학자들이 작성한 ‘코펜하겐 보고서’가 발표됐다. 해수면 상승과 바다의 산성화, 거대한 빙봉의 급속 해빙 등으로 유엔보고서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근 북극의 해빙속도는 유엔보고서보다 40%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해수면은 2배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2008년도 화석연료에 의한 탄소배출량은 1990년에 비해 무려 40%나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지구 기온은 0.19도 상승해 지난 100년간 0.74도의 2.5배나 가속화되고 있다.

둘째, 지난 15년간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은 연간 3.4mm로 유엔 예측보다 80%나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07~2009년 사이에 빙하가 녹은 지역이 유엔보고서 전망보다 40%나 더 많다.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은 유엔예측보다 최소한 2배는 높아질 것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해수면이 1m에서 2m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셋째, 지구상의 허파로 맑은 공기를 공급해 주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 2100년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하게 될 것이다.

넷째,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으려면 선진국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려 85~90% 줄여야 된다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시키고 무탄소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코펜하겐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국제협약은 미국과 중국의 책임공방으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등 신흥 공업 국가들이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선진국들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지구온난화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신흥공업국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신흥 공업 국가를 대표하고 있는 중국은 “지금까지의 지구온난화 책임은 과거 수백년 간 유럽과 미국이 산업화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배출이기 때문이므로 선진국들이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이 이들은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환경재앙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의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것은 전 세계 인류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들은 지금까지 많은 탄소배출로 지구 온난화가 이뤄졌으므로 원인자 책임원칙에 의해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자구를 되살리는 일에 선진국, 후진국들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다만 후진국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선진국에서는 자금과 기술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길만이 지구를 되살리는 길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본지 김종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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