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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중심의 석면구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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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방과 근본적 치료 기반 마련 목표

구제대상 석면질병 확대 등 개선안 마련

 

불에 타지 않고 단열성이 뛰어나 각종 건축자재, 보온재 등으로 우리 생활에 널리 이용되던 석면. 한때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여겨지던 석면이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정부는 1997년에 청석면과 갈석면의 제조를 금지한 이후 2009년부터 모든 석면제품의 제조·수입·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공공시설, 가정집 등에 이미 사용된 석면은 여전히 우리 일상생활에 남아있다. 최근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되면서 석면위험에 대한 불안과 안전한 생활환경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석면은 잠복기가 10년에서 40년에 이르고 어느 정도까지 노출되면 괜찮다는 안전한계치가 없기 때문에 석면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석면광산이나 석면공장 주변에 거주하다가 석면 질환에 걸린 주민, 환경성 석면에 노출된 건강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과 지원은 그간 없는 상황이었다.

 

석면피해구제제도는 이러한 사회적 필요와 요구를 바탕으로 마련된, 환경성 석면으로 인한 건강피해자와 유족을 돕기 위한 제도이다. 2010년 3월 22일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해 2011년 1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2002), 일본(2006), 네덜란드(2007), 벨기에(2007), 영국(2008)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도입했다.

 

석면피해구제제도 시행 첫해였던 지난 2011년에는 총 668명의 신청자 중 459명이 석면피해를 인정받았다. 이중 249면이 석면피해자로 인정받았고, 210명은 피해자 사후 유족이 인정받는 특별유족으로 인정받았다.

 

제도 수행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석면피해판정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작년 한 해 총 13회의 석면피해판정위원회와 6회의 석면피해구 제심사위원회(석면피해판정 등에 대한 공단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청구한 심사를 심의하기 위한 위원회, 2심)를 개최했으며 전문의로 구성한 컴퓨터단층촬영(CT)사진 판독자문단(자문 560건), 석면노출력 평가자문단(자문 3건)을 운영해 판독오류를 최소화하고 객관성을 강화했다.

 

또한 의학적 진단이 어렵고 장시간이 소요되는 석면폐증의 CT판독을 위해 병형별 CT필름을 신규 개발하는 성과도 낳았다. 제도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위원과 자문단으로서 기꺼이 긴 시간을 할애해준 분야별 전문의들의 책임감과 협조가 있었기에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석면피해신청이 예상보다 적었다. 제도 시행 첫 해여서 안정적인 제도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느라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홍보가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제도 시행 전 2010년 하반기부터 설명회 개최, 방송 인터뷰, 광고 등 다각적인 홍보에 힘썼으나 정작 석면건강피해자들의 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모자랐다. 대부분의 생존 피해자가 고령이거나 정보 소외계층이어서 제도 시행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특별유족으로 신청 가능한 경우에는 사망자의 사망 원인을 잘 모르거나 제도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했다.

 

석면건강피해자들이 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좀 더 원활하게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피해자중심의 제도 운영이 필요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한 ‘특별유족 찾기 캠페인’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캠페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행정안전부의 협조 덕분에 가능했다. 악성중피종으로 인한 사망자 현황을 파악한 다음 사망 당시의 관할 지자체를 알아내 사망자 유족을 직접 찾아 대상자에게 제도 안내를 실시하는 과정으로 진행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유족들을 일대일로 찾아가 상담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마워하며 손을 꼭 잡아주는 분들의 눈빛이 우리에게는 힘이 됐다. ‘특별유족 찾기 캠페인’은 올해에도 계속 진행한다.

 

이제 석면피해구제제도 시행 2년차가 됐다. 올해에는 ‘석면건강피해자 찾기 캠페인’을 추가로 시작해 석면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분들에게 균등한 보상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리고 구제대상 석면질병 확대, 구제급여 지급 절차 간소화 등에 대한 제도개선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석면피해자에게 구제급여를 지급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석면피해의 사전예방과 근본적 치료가 이뤄지는 기반을 마련해나가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면질환자 수는 2010년 상승기에 접어들어 2045년에 최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제 막 시행 1년이 지난 석면피해구제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더욱 발전해야할 이유이다. 사회적인 관심과 지지로 제도가 널리 알려져 더욱 많은 석면건강피해자들이 구제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국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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