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관 기상레이더센터장.

▲양진관

기상레이더센터장

강수현상 관측 한계 극복 위해 레이더 활성화

기종, 제작사 달라 품질 편차 큰 문제 시정돼야

 

작년 7월, 서울지역에 내린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집중호우로 광화문, 강남 등 도심지역이 침수되고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 및 재산피해가 컸다. 최근 들어 좁은 지역에 갑자기 발생하는 재해기상이 증가하면서, 이를 조기에 탐지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기상청은 전국 곳곳에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여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를 관측하고 있으나, 관측범위는 장비가 설치된 육지 중심이고, 관측망을 조밀하게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위성과 레이더를 이용하여 원격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위성은 주로 구름을 관측하고 관측범위가 전지구로 광범위한 반면, 강수현상의 관측에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레이더는 한반도 전역과 주변 해상에서 강수현상을 관측하여 서해상으로부터 유입되는 비구름대를 사전에 관측할 수 있다. 게다가 위성보다 높은 해상도로 좁은 지역의 강수도 탐지할 수 있고, 관측주기가 10분으로 비교적 짧아 위험기상에 대한 감시가 용이하다.

레이더의 역할이 중요시 되는 만큼 기상레이더가 나아갈 길도 만만치 않다. 기상청은 현재 10대의 단일편파 레이더를 운영 중에 있으나, 기종과 제작사가 서로 달라 레이더별 품질의 편차가 존재하고 운영비용의 지출이 많은 실정이다. 또한, 비·눈·우박 등 강수형태를 구분하기가 어렵고, 자료의 품질과 강수량의 추정 정확도가 이중편파 레이더에 비해 낮다.

현재의 단일편파 레이더 관측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품질 레이더 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작사 및 기종의 통일과 더불어 이중편파 레이더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기상선진국은 이미 이런 한계점과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미국은 여러 기관에서 운영 중인 168대의 레이더를 범정부적으로 공동활용하기 위하여 1988년 레이더운영센터(Radar Operation Center, ROC)를 설립하여 모든 레이더의 기종 통일 (WSR-88D)을 시작하여, 금년에 S-밴드 이중편파 기능으로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10~12년). 독일도 1987년부터 운영 중인 2개사 모델의 레이더 16대를 동일한 기종(DWSR)의 C-밴드 이중편파로 교체를 추진 중이다(09~12년).

기상청은 2010년 4월 기상레이더센터를 설립하면서 기상레이더 분야의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단일편파 레이더를 2013년 백령도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10개소의 모든 기상레이더 사이트에서 제작사가 동일한 S-밴드 이중편파 레이더로 연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C-밴드에 비해 긴 파장의 S-밴드는 태풍, 집중호우 등 강한 강수현상에 대한 전파 감쇠가 적고 강수시스템의 속도 관측에 오차가 적어, 위험기상 감시와 원거리 관측에 유리하다. 또한 이중편파 레이더는 눈·비·우박 등 강수형태의 구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강수량의 정량적 추정과 예측 개선에 용이하다.

추가적으로 기상청은 기상레이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여 레이더의 국산화와 레이더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하면서 국가 기상레이더 업무의 향상을 기하고,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 레이더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여 기상레이더를 기상예·경보에 사용할 뿐만 아니라 수자원 관리, 군사작전 및 항공운항 관리로까지 그 활용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이들 레이더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국가레이더센터로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