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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환경운동연대 양재성 총재 <사진=이민선 기자>
최근 환경 문제와 관련해 종교 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핵, 4대강 문제 등 각종 정치적 현안에서도 종교인들의 비판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반성적 사고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양재성 총재를 만나 종교인으로서 환경오염의 책임과 자세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민선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단체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시작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단체다. 1970년대에는 급속도의 산업발전을 일궈낸 시기로 기독교 진영들이 이로 인한 공해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했다. 그것이 가시화되고 독일에서 펀드까지 들어오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환경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를 시발점으로 환경 단체가 속속 생기게 되고 다른 종교에서도 환경 단체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환경 단체가 들어서게 된 그 중심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있었던 것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기독교적으로 왜 환경운동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되었다. 양재성 총재는 “이 세상은 하느님의 창조세계다. 인간은 이 창조세계를 잘 지킬 의무를 부여받았다”라며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많은 생명체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고 이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 기독교 사명이다”라며 연대의 설립 취지에 대해 강조했다.

 

또 그는 바울이 언급한 ‘가장 아름다운 삶은 절제의 삶’이라는 명제 아래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인간 집단이 점차 괴물화 돼가고 있는 것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지구 생태계의 가장 큰 적은 인간이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이 사회는 결국 인간이 삶을 존속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욕심을 줄이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자연을 파괴해야 한다면 그걸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라고 말했다.

 

생명밥상지도자교육 ●

▲ 안전한 밥상 만들기를 위한 생명밥상빈그릇 운동의 일환으로 생명밥상지도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이민선 기자>


다양한 사명을 갖고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그 의무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녹색을 교회의 중심가치 삼아 1년에 한 차례씩 녹색교회를 지정하고 있으며 안전한 밥상 차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생명밥상 빈그릇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유기농 농산물을 재료로 밥상을 만들고 더불어 음식물 찌꺼기를 남기지 말자는 운동이다. 또 일종의 아름다운 가게로 운영되고 있는 ‘초록가게’는 자원순환 운동으로 상태가 좋은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외에 ‘은총의숲’이라고 몽골의 사막화 확대 방지를 위한 나무를 심고 묘목장도 운영하고 있다.

 

슬로우한 삶 지향해야
녹색 교회를 표방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일반 교회와 어떻게 다를까. 양 총재는 “구원신앙이 많은 이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해 구원을 받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녹색 교회는 그것과 더불어 인간이 하느님의 창조세계를 잘 보존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창조신앙에 대해 고민한다. 구원신앙과 창조신앙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데 지금까지는 창조신앙이 등한시되어 왔는데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창조신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 녹색 교회들은 창조세계에 대한 기도와 설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 프로그램 역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만든다. 예를 들면 옥상을 태양 발전소로 만든다거나 십자가도 전기를 쓰지 않고 대안 전구를 쓰는 등의 것이다.

 

녹색교회로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활동 외에 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 양재성 총재는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 우리는 기독교 신앙적 그리고 생명적 차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핵 문제를 보자면 우리 입장은 하느님 창조세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핵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 기독교인들의 목표다. 핵에너지가 아니라도 이 사회가 존재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너무 개발주의 경제논리에 빠져있다. 슬로우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하다. 외국은 어느 정도 경제 수준이 되고 나면 환경을 생각하는데 우리는 급성장을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양심적 지성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더불어 양재성 총재는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다. 양 총재는 최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보탬이 되고자 주민자치위원이 되었다고 한다. 또 올해는 핵문제, 그리고 대안에너지 문제에 대한 연대 측의 고민이 이어질 것이다. 더불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간 활동해오던 녹색교회 지정과 ‘생명밥상 빈그릇 운동’을 각 교단들과 연계해서 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초록가게도 3-4개 정도 더 확장해서 진행하고 에너지절감을 위한 프로젝트 마련 계획에 있다. 양 총재는 “예수는 좁은 길로 가라고 했다. 넓은 길은 편하고 좁은 길은 위험하고 어렵다. 그러나 예수는 넓은 길은 멸망에 이르고 좁은 길은 영생에 이른다고 말씀하셨다. 불편한 삶이 영원한 삶을 위한 길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산다면 인간의 삶도 길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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