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필주 실장
도입 3년 만에 인증기업 310%, 제품 490% 증가

녹색소비를 위한 가장 간단한 구매 확인방법

 

생산자는 제품 전 과정에서 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소비자는 탄소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시작한 탄소성적표지 인증제도가 출범 3년을 맞았다. 탄소성적표지는 2009년 첫해에 인증기업 33개, 인증제품 수는 111개였지만 현재 인증기업 103개, 인증제품 수가 548개로 3년 만에 각각 310%, 490%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4년에는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 수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 인증제도로 정착되고 있다.

 

탄소성적표지제도는 제품(서비스 포함)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그 결과를 제품에 부착해 공개하는 제도이다. 인증은 두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가 탄소배출량 인증이고 2단계가 저탄소제품 인증이다.

 

탄소배출량 인증은 ‘제품이 생산돼 우리 손에 들어와서 사용되고 폐기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2009년 2월부터 시행됐으며 에너지사용제품, 생활용품, 식음료품, 건축 자재, 운송 및 서비스 등 총 530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저탄소 녹색사회 구현 및 실현을 위한 실질적 정책 지원수단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국민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제품에 대해 보다 많이 구입하도록 권장하는 제도이다.

 

특히 탄소배출량 인증을 받은 제품 가운데 탄소배출량을 이전보다 줄이고 탄소배출량이 동종제품의 평균 배출량보다 적은 제품은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2011년 11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18개 제품이 인증을 취득했으며 기업의 인증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저탄소제품 인증을 취득한 제품은 친환경 재료로 대체, 제품 중량 및 포장재 저감, 제품생산 효율화, 사용단계 에너지효율 향상 등 저탄소 녹색기술 적용을 통해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발생을 줄였다.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내·외장 그래픽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과 어댑터와 배터리의 저전력 설계기술을 노트북 컴퓨터에 적용해 탄소배출량을 34% 감축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제조단계에서 냉각수 온도 상향조정, 동력 및 환기설비 교체, 폐열회수 공정 적용 등으로 탄소배출량을 28% 줄였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컴프레셔 교체를 통한 사용단계 효율 향상, 지구온난화에 영향이 적은 냉매로의 교체, 설계 변경을 통한 제품 경량화 등을 통해 기존 냉장고 대비 24%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했다. 또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설계기술 변경을 통해 제품 생산효율을 개선해 10% 이상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었다.

 

저탄소제품 인증을 취득한 18개 제품에 대해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연간 26만6000톤의 온실가스(CO₂)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민이 약 2개월 동안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임 셈으로, 어린 소나무 9만6000그루를 심었을 때 얻는 효과와 같다. 불과 18개 제품 인증만으로도 이와 같은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발생했다. 저탄소제품 인증이 증가할수록 이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효과는 점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표 인증제도로의 정착단계에 들어선 탄소성적표지 활성화를 위해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각적인 지원책을 확대·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더욱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컨설팅 및 수수료 지원을 계속한다. 또한 조달청 우선구매, 친환경건축물인증 등 기존 제도와 연계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아울러 그린카드 참여 상품을 확대해 소비자에게 에코머니 포인트(1~5%) 지급 범위를 더욱 넓혀 소비자들이 녹색소비를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성적표지가 기업에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현명한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자에게는 녹색소비 실천을 위한 가장 쉽고도 간단한 구매 확인방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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