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진료자의 30%가 9세미만 어린이

환경성질환과 환경오염 상관성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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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심광현 사무관.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진료 환자수만 해도 2010년도 한해 약 88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울러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도 2조원(최근 3년간 합계)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연령대로 볼 때 9세 미만의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진료자의 30%나 해당하여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이 늘어나는 현상은 경제성장에 따른 급격한 산업화 및 도시화의 진행, 하루 중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생활양식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현대인의 생활환경이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생활주변의 환경오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경성질환으로는 아토피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최근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신경계 질환, COPD(만성폐색성폐질환) 등의 여타 질환들도 환경오염이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예컨데 COPD의 경우 대기 중미세먼지 및 오존의 농도가 증가할 경우, COPD로 인한 급성 사망률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최근 뉴스에도 보도된 디젤차 배기가스로 인한 급성 중이염 발생 사례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의 발생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생활주변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환경성질환과 환경오염과의 상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정부차원의 R&D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선진국들은 이러한 사실을 우리보다도 먼저 인지하고, 산업육성 차원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화학물질에 대한 위해성 규제('07.6, EU REACH 시행)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여 자국의 환경기준(standard)을 높이는 한편, 이러한 높은 수준의 환경기준에 맞추어 자국 산업의 新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분야의 연구 활동이 적은 관계로 선진국과 비교시 낮은 기술수준(64%)에 머물러 있고, 이로 인해 생활주변에서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신규 위해요인에 대한 정부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고, 관련 산업의 발전도 더디는 등 일부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목표로 우선 정부차원에서 R&D 투자에 발벗고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에 환경부는 아토피, 새집증후군 등과 같이 국민들이 생활속에서 겪는 환경문제로 인한 건강피해를 예방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의 판정 등 환경보건정책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활공감 환경보건 R&D(‘12~’21, 1,792억원)’를 금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기술개발 방향으로는 아토피, Biocide(ex 가습기 살균제) 등과 같이 국민불안 해소 및 국민공감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물론이거니와, 소음, 전자파 등과 같이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생활주변 국민불편 해소 분야에 중점 투자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토피, 천식, 석면질환 등 환경성질환의 예방․관리 기술, 전자파, 라돈 등 생활주변의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 저감 기술, 환경호르몬 등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건강피해 저감 기술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누어 향후 10년 동안 체계적으로 기술개발을 실시한다.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체계적으로 R&D를 추진한다면, 생활주변에 존재하는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를 저감하는 데 크게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환경성질환으로 인한 의료비용의 지출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소음, 전자파 등과 같은 물리적 위협요인을 저감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개발된 기술의 산업계 내 확산, 관련 분야 전문인력의 양성 유도 등을 통해 국내 환경산업의 육성 및 경쟁력 제고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토피 등 환경위협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R&D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나서는 정공법(正攻法)으로서 특히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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