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캐나다 논픽션 부문 ‘B.C. 내셔널 어워드’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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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동료들이 나무를 심는 무대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밴쿠버 섬, 그레이트베어우림지대, 앨버타 로키산맥, 캐나다 순상지 등을 포함해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야생의 땅이다. 그들은 헬리콥터, 트럭, 공기구명보트, 상륙작전용 운반선 등을 타고 400킬로미터 이상 이동하기도 한다. 그들은 비쭉비쭉한 잔가지가 쌓인 위험한 산비탈과 우주에서 보일 정도로 드넓은 벌목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하루에 16킬로미터 이상을 걷는다. 그들은 독풀과 진드기, 거머리, 피를 빠는 곤충 떼는 물론이고, 눈 폭풍에서부터 폭염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날씨와 극도의 피로를 참고 견딘다. 아찔한 모험 또한 끊이지 않는다. 퓨마를 만나고, 회색곰 어미를 만나 헬기로 탈출하기도 하고, 밍크고래, 점박이바다표범들의 환송을 받으며 보트를 타고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건너기도 한다.
그녀와 함께 나무 심는 사람들은 고독감 속에서도 강력한 유대감으로 지구의 마지막 숲을 치유한다. 그들은 나무가 돈벌이가 되는 자연 자원이 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자연의 피조물 중 가장 우아한 공학 작품인 나무를 심는다.
20여년 동안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여자!
‘나무 심는 여자’는 숲의 성장과 수축, 번성과 소멸에 관한 세밀한 관찰기이다. 샬럿 길은 숲에서 깨달은 것들, 함께 나무 심는 사람들의 땀과 애잔한 사연, 그들만의 독특한 하위문화를 유머 속에 버무리며 나무 공동체의 세계를 빼어나게 묘사했다. 이를 인정받아 ‘나무 심는 여자’는 2012년 캐나다 논픽션 부문 ‘B.C. 내셔널 어워드’를 수상했다. 캐나다의 ‘내셔널 포스트’ 신문은 “그녀의 문체는 수술용 칼처럼 예리하지만 향긋한 양념처럼 은근한 유머가 살아 있다”고 평했다.
나무 심는 시즌 동안 나무 심는 사람들의 잠자리는 벌목 캠프이거나 숲속의 텐트, 이따금 욕실도 딸려 있지 않은 낡은 모텔이다. 모진 환경 속에서 샬럿 길은 어떻게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게 되었는가. 그녀가 벌목지에서 아르바이트로 첫 묘목을 심은 때는 19살 대학생 때였다. 이때 그녀는 자신에게 물었다. 여의도 면적 크기의 나무를 싹둑 베어버린 후 일률적으로 나무 심는 일이 과연 기후 변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것은 생태적으로나 심미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만능인가? 우리는 나무를 생명으로, 나무 자체로 보지 않고 돈이 되는 목재로 계속 공급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수백만 유기체를 포함한 숲의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일에 나설 것인가?
샬럿 길이 그렇게 스스로 묻고 본격적으로 나무 심는 일에 뛰어든 것은 토론토대학을 졸업한 후였다. 나무 심는 일은 어떤 기계적 도구도 사용하지 않는 매우 거친 육체노동이다. 그러나 그녀는 숲이 뿜어내는 경이로운 존재감에 이끌려 오직 손과 발로 나무 심는 일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그녀에게 나무 심는 일은 이상한 전율과 끌림이 있는 희망의 몸짓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우글거리는 숲에 서면, 만지고 냄새 맡고 바라볼 수 있는 다채로운 것들이 그녀의 삶을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나무 심는 동안 그녀가 목격한 것은 벌목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적 충격이었다. 캐나다의 면적은 한국의 100배 크기로 세계 2위지만 숲은 캐나다 동해안에서 서해안에 이르기까지 1500만 제곱마일 이상 뻗어 있으며 나라의 절반 이상을 뒤덮고 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숲에는 세계의 주요 목재 수출업자들이 몰려 있으며 벌목산업의 부흥과 침체에 따라 나무의 운명도 좌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