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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한 산림수종 개발 서두르자.

대구서 재배되던 사과나무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향토수종 발굴해야 하고, 유전자은행도 이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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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우리나라는 국토의 64%가 산림이다. 지금은 울창한 숲으로 덥혀 어디를 가나 풍요로운 산림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의 산림은 일제 강점기와 6‧25동란을 겪으면서 수탈과 도․남벌로 벌거벗은 민둥산 그 자체였다.

 

이러한 산을 오늘의 숲이 있는 산림으로 복원하기까지는 반세기가 넘게 걸린 것이다. 이렇듯 산림은 한번 파괴되거나 새로운 수종으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산림수종 개량은 먼 미래를 예측하면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난대 수종의 지표종인 동백나무가 서울에서도 꽃을 피우고, 봄철 꽃나무들의 개화기가 1주일 이상 빨라졌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피부로 느낄 만큼 지구온난화는 진행되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0년 사이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0.74℃ 상승한 반면 한반도는 1.6℃가 상승해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더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향후 100년 내에 지구의 평균온도는 4℃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한반도의 생태계는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과수나무의 재배단지 이동에서도 확연히 드러나 대구에서 재배되던 사과나무가 북상해 강원도 양구지역까지 이동하였는가 하면 제주도의 특산품으로만 여기던 감귤 재배가 전남지역 일원에 까지 확대 돼 한반도의 온난화 현상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에 심겨진 임목에서도 고산성 수종들의 쇠퇴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기후변화를 대비한 산림 수종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수종 개발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필자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우선 향토 수종을 발굴하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본다. 한반도는 난대수종이 분포할 수 있는 연평균 기온이 14℃ 이상 되는 남부 해안지역과 제주도를 비롯한 많은 도서지역들이 있다.

 

이들 지역에는 오랜 세월 동안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를 거듭해온 유용한 산림 유전자원들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무인도에는 인간의 간섭이 적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새로운 형질의 산림 유전자원이 많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기도 한 곳이다.

 

이러한 섬들의 산림자원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산림조사가 완결되면 미래의 산림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전자은행(gene bank)화 하여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한 예로 고도가 낮은 한라산 산간 지역뿐만 아니라 남해안 도서지역에까지 자라고 있는 가시나무류와 구실잣밤나무 등 상록활엽수들은 과거 오랜 세월동안 이 지역의 주요 용재자원으로 활용됐던 사실들이 주민들의 구전이나 고문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 수종들은 국립산림과학원이 수행하고 있는 산지적응성 검정시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기후변화에 따른 대표적인 향토 산림자원으로 유망 시 되는 수종들이라고 판단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 기후풍토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도입해 자원화 하는 방안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수종개발이 가능해 국내에서도 많은 성공 사례가 있지만 특히 외국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뉴질랜드가 라디아타소나무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자국의 경제 조림수종으로 육성해 양질의 목재자원을 확보한 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국내외의 성공한 사례들을 모델삼아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종개발로 미래의 산림자원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국가 산림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일이 될 것이다.

박순주  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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