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택수 기자=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에 토종 텃새 낭비둘기 13~16마리 서식을 확인하고 보호 대책마련에 나섰다.

낭비둘기는 일명 양비둘기라고도 하며 토종 텃새임에도 흔한 집비둘기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 희귀종이라는 인식이 약했다. 특히 양비둘기라는 이름 때문에 외래종으로 인식돼 마땅한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천은사 서식 낭비둘기 <자료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낭비둘기는 사찰 처마 밑 틈에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독특한 습성을 갖고 있다. 집비둘기 개체 수가 증가하자 경쟁에 밀려 산림 내 사찰을 번식지로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건물이나 문화재에 깃털을 날리고 배설을 하는 바람에 사찰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국내 유일한 내륙 번식지(기타 번식지는 도서지역으로 추정)는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로 약 13~16마리가 살고 있으며 이마저도 몇 년째 개체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공증식 통해 개체 수 보존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천은사측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낭비둘기 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는 한편, 천은사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정기적으로 배설물 청소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낭비둘기의 생태적 특징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대체 서식지를 조성해 안정적인 서식여건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공증식을 통해 일정 규모까지 개체 수를 늘리는 계획도 준비했다.

비둘기는 히말라야, 몽골, 중국 동북부, 한국 등 제한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서식하며 번식생태나 개체수, 서식지 이용 특성 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882년 부산에서 미국인 루이스 조이가 처음으로 포획해 신종으로 등재했다.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1990년대에는 남해 일부 섬에서 관찰됐으며 지리산 화엄사에서 2007년에 발견됐다가 2009년 이후에 자취를 감췄다. 지리산 천은사에서는 2011년 5월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당시 16마리가 살고 있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권철환 원장은 “토종 텃새인 크낙새가 1990년 이후 멸종된 사례도 있고 국제적으로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대”라며 “낭비둘기 보호ㆍ복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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