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세계에서 어머니와 아이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핀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는 소말리아였으며 한국은 30위를 기록했다.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사무총장 김미셸)는 ‘2014 어머니보고서’를 발표하고 전 세계 178개국 어머니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 순위를 공개했다.

어머니보고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2000년부터 세계 각국 여성의 보건, 경제, 교육 및 정치 참여 수준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매년 전 세계 여성과 아동의 생활환경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자료다.

보고서에 따르면 어머니와 아이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핀란드로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낮은 순위인 178위는 소말리아였다.


콩고민주공화국 키바리조 보건의료센터에서 투이사베(26세) 씨가 지난 2월 낳은 쌍둥이를 안고 있다. 내전을 피해 그녀는

풀숲에서 지역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았다. 출산 직후, 인근에서 총소리가 들려 그녀는 아직 출혈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사진제공=Krista Armstrong/Save the Children>



주요 지수 별로 비교해보면 15세 여성이 평생에 걸쳐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도를 나타내는 생애모성사망위험이 2010년 기준으로 핀란드는 1만2200명 중 1명이었던 데 반해 소말리아는 16명 중 1명으로 조사됐다.

소말리아에서는 여성 16명 중 1명꼴로 임신 및 출산과 관련 원인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역시 2012년 기준으로 핀란드가 출생아 1000명당 2.9명이었으나 소말리아는 1000명당 147.4명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국 가운데 호주를 제외하면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등 모두 유럽 국가가 차지했다.

싱가포르 15위, 미국 순위 하락

상위 20개국 순위 역시 유럽 국가들의 절대 강세가 두드러졌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5위를 차지해 상위 20개국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30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생애모성사망위험(2010년)은 4800명 당 1명,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2012년)은 1000명당 3.8명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31위로 선진국 중 부진한 기록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30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모성 및 영유아 보건이 악화됐거나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미국의 생애모성사망위험은 2400명당 1명으로 2000년의 3700명당 1명보다 악화됐다. 또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은 2012년 1000명당 7.1명으로 2000년의 1000명당 8.4명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핀란드 어머니 카린 씨(29세)가 딸 엠마를 안고 있다. 카린 씨는 임신기간 및 출산 이후 핀란드 공공 모성•아동 보건 시스템의

도움과 혜택을 받았다. 핀란드는 세이브더칠드런의 ‘2014 어머니보고서’에서 178개국 중 ‘어머니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

1위에 선정됐다. <사진제공=Save the Children>



하위 10개국은 콩고민주공화국, 니제르,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위 20개국 중 아프리카 이외 국가는 예멘(162위), 파푸아뉴기니(164위), 아이티(168위) 3개국이었다.

특히 하위 10개국은 최근 내전을 경험했거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이 현재 내전 중이며 심각한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잇따르는 등 인도적 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10개국뿐만 아니라 2015년까지 ‘유엔 새천년개발목표’ 4항인 ‘유아 사망률 감소’ 및 5항 ‘임산부의 건강개선’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의 80% 이상이 최근 무력분쟁 또는 자연재해를 겪었거나 둘 다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무력분쟁과 자연재해 등의 인도적 위기는 특히 어머니와 아동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난 상황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성인 남성에 비해 14배나 많이 사망하고 있다.

현재 2억5000여만명 이상의 5세 미만 영유아가 무력 분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의료 종사자의 수가 최소 권장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전체 모성 사망과 아동 사망의 56%가 이러한 취약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재난 상황에서 여성과 아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 지역사회 등이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질 높은 보건 서비스 ▷안전보장 ▷ 위기예방과 초기 대응 ▷장기적 위기 대처 방안 ▷정치적 약속과 충분한 재정 지원 등의 원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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