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은 연구위원

글로벌에코포럼, 농촌 친환경 지속가능발전 전략 모색
인간-자연이 공존하는 도시 ‘담양군’ 생태도시화 노력

 
스위스 산골마을 다보스에서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포럼인 세계경제포럼, 일명 다보스포럼이 매년 열린다.

 

우리나라에도 또 다른 다보스포럼을 꿈꾸며 야심차게 진행되는 지역포럼이 있다. 전남 담양에서 매년 개최되는 <글로벌에코포럼>이 그것이다.

글로벌에코포럼은 담양군이 창립했으나 담양군을 넘어 지속가능발전과 생태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7월11일에는 국내외 지속발전관련 석학 및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농촌에서 어떻게 친환경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4회 글로벌에코포럼이 진행됐다.

 

<사진제공=글로벌에코포럼>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하게 시도되는 담양군의 움직임은 그동안의 생태도시화 노력과 맞물려 의의가 크다.

 

담양군은 자연자원을 활용한 생태관광정책을 추진해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의 상생을 구체적인 지역발전정책으로 구현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다.

이를 위해 담양군은 2003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적 지역개발정책을 뒷받침하고 유지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고, 조직 명칭과 편제를 개편했다.

 

지역개발과를 생태도시과로, 건설과를 지속가능건설과로, 농정과를 친환경농정과로 바꾸고, 환경녹지과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2002년부터 시작된 담양군 생태도시화 노력은 국제적 위상의 생태도시로 이어져 국내·외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에는 OECD 환경성과 평가회의에서 한국의 생태도시 사례로 소개되었으며, 2013년에는 환경부의 ‘친환경 지속가능도시’로 선정되어 10년간 500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게 됐다.

지속가능 담양 2.0의 접근 필요

제4회 글로벌에코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글로벌에코포럼>

담양군이 지속가능성 논의의 중심 지역이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발 더 도약해야 할 시점에 있다.

 

행정과 경제, 지역관광 등의 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이 일부 틀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역시스템 전체에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지속가능 담양 2.0의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다양한 자연적·사회적·문화적 자원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지속가능한 시스템 전환의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정치·경제·사회·문화로 확산해 사회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로부터의 선도적인 노력과 함께, 이제는 아래로부터 지역문제를 찾고 지역주민의 지속가능한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자본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그 동안 중요하게 인식되지 못했던 과학기술과 ICT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농업의 생산성 향상, 환경친화적 교통·주거·자원재활용, 복지·교육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그 동안 축적된 과학기술지식이 활용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정보 공유에는 소셜미디어와 ICT가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 그 동안 환경과 지속가능성 논의에서 과학기술과 ICT는 소극적인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지속가능 혁신을 위한 자원이자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지역은 에너지・주거・교통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통합적으로 녹아있는 실제 생활공간이자, 다양한 소규모의 실험을 통해 성공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전략적 니치(niche)이다. 지속가능을 지향하는 담양의 사회혁신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농촌과 도시, 지역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담양의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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