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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물자원 어디까지 지킬 수 있나 ‘인간이 결국 답인데’

 

 

[프레스센터=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지구가 아파하고 있다. 도시화, 산업화와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이상기후변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 안에 살아가는 생물종 역시 아프다. 최근 전 세계 생물종의 수가 40년 만에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공개되면서 생물종 보호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자연기금(WWF)이 ‘지구생명보고서 2014’를 통해  발표한 것으로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종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본지는 이번 보고서를 총괄 기획한 세계자연기금 리차드 맥레란(Richard McLellan) 생태발자국 국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세계자연기금 리차드 맥레란 생태발자국 국장

<사진=박미경 기자>

지난 10월1일 세계자연기금은 (World Wide Fund for Nature, WWF)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계적 지구생태 보고서인 ‘지구생명 보고서 2014’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세계 최초로 한국어판으로 발간돼 전문가 뿐 만 아니라 일반인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과 보고서를 총괄 기획한 세계자연기금 리차드 맥레란(Richard McLellan) 생태발자국 국장이 스위스에서 내한해 직접 발표했다는 데에 그 의의가 크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생태발자국을 줄여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환경학자이다. 

 

리차드 맥레란 국장은 “이번에 발표된 ‘지구생명 보고서 2014’는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가 올 3월 설립됐고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평창에서 이뤄지면서 시기적으로 잘 부합됐다”고 설명했다.

 

지구생명보고서란 WWF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2년에 한 번씩 발간하는 것으로 생물다양성, 생태계, 인류의 자연 자원 수요 등의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해 담고 있다.

 

‘지구촌 전등끄기’ 대표 캠페인 자리매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 최대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한 지구촌 전등끄기 행사(Earth Hour)는 WWF의 대표적인 활동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어 지난 3년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참가 성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WWF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와 이들이 서식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 이와 함께 인류가 동식물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리차드 국장은 “WWF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환경 기구로서 전 세계 80여개 본부 및 사무소와 500만명 이상의 후원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산림보호, 특정 종을 보호하는 프로젝트와 생물다양성협약(CBD)과 같은 정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세계자연기금 캠페인 중 하나인 지구촌 전등끄기 행사(Earth Hour).  사진은 서울시청 소등 전과 후의 모습.

<사진제공=세계자연기금>



WWF의 중점 사업에는 생태발자국 줄이기가 있다. 생태발자국은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압력을 나타내는 지수로 현재 인류의 자연자원 소비수준은 이미 지구 재생능력의 50% 가까이 초과했다. 이에 WWF는 ▷탄소, 에너지, 기후 ▷지속가능한 도시 ▷농업(식량) ▷어업(남획, 불법·비규제 조업) ▷삼림 ▷수자원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야생 서식지에 번성하고 있는 생태학·경제·문화적으로 중요한 종들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대표 종에는 호랑이, 빅캣, 코끼리, 코뿔소, 자이언트 판다 등이 있다.

 

WWF에 따르면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 등 전 세계 생물다양성을 보여주는 지구생명지표가 2010년까지의 조사결과 52%로 낮아졌다. 이는 40년 사이 생물 개체수가 절반 이상 줄었음을 의미한다.

 

▲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지구는 뜨거워지고 기존에 없던 이상기후 징후가 나타나면서 생물종들이 급격히 감소

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으로 감소 추세 역전해야

▲ 지구생명지표 변화 수치. 1970~2010년 40년 사이 전 세계 생물 개체 수는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자료제공=세계자연기금>


리차드 국장은 1970년대와 비교했을 때 종의 감소 원인으로 무자비한 개발과 남획, 서식지의 환경 변화,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어류가 스스로 개체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속도보다 우리는 많은 어획을 하고 있고 서식지의 파괴로 초원, 습지, 해양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많은 동물들이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주를 하거나 그 환경을 적응하지 못해 멸종이 되는 현상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생물종으로는 담수생물이 가장 큰 폭인 76%가 줄었으며 해양생물과 육상생물은 각각 3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열대지방의 손실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남미지역이 83%라는 큰 감소폭을 보이면서 서식지 감소와 파괴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리차드 국장은 “1998년부터 10번에 거쳐 보고서가 발표했는데 그때마다 종의 수가 감소하는 게 뚜렷했다”며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고 지구적 한계에 달할 때까지 방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고 우려했다.

 

 

▲생물종별 생물다양성 감소 수치를 나타낸 인포그라픽

왼쪽부터 담수생물, 육상생물, 해양생물

그는 생물다양성을 주식에 비유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만약 주식 시장이었다면 주식가치가 52%나 하락했는데 패닉에 빠지지 않는 사람을 없었을 것”이라며 “인식을 전환해 이런 상황이 중단되도록 현재의 추세를 역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서 사용하는 생태발자국 사용 수치는 전 세계 생태발자국 사용 수치 전체의 47.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31번째로 많은 생태발자국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평균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1.7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인다.

 

한편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덴마크, 미국, 스웨덴 등 고소득 국가의 1인당 평균 생태발자국이 저소득 국가에 비해 5배 이상의 수치를 보이고 있어 경제 및 발전 수준에 따라 차이를 났다.

 

자원보존, 현명한 소비 지구적 관점이 해결책 

하지만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의 1인당 생태발자국은 선진국 대비 비교적 적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이 18%, 58%로 감소한 반면, 선진국은 오히려 생물다양성이 10% 증가하는 결과가 나와 생물다양성 손실로 그 여파를 개발도상국이 떠안는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됐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에는 자연 자원 보존, 현명한 소비, 공정한 자원 관리 체계 마련 등 지구적 관점을 통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리차드 국장은 “생태계가 사회를 지탱하고 경제를 뒷받침 한다”며 “생태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지구적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가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바꾸고 대안을 제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구생명보고서를 통해 인류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돈에 치우친 생물다양성, 기본에 충실해야

한편 일각에서는 생물다양성이 경제적인 측면에 관심이 집중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리차드 국장은 “최근에는 경제적 가치를 논의하는 추세도 있지만 자연에서 얻는 정신적 가치를 경제적으로 부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우리는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의미에 초점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식지가 파괴된 아프리카 초원은 급격한 생물종 감소를 체험

하고 있다. 코끼리 떼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힘겹게 이동하고

있다.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본회의가 지난 10월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평창에서 대장정에 돌입했다. 194개 당사국대표단,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전문가, 산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Biodiversit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주제로 2020년 생물다양성 목표의 이행현황을 중간점검하고 목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의제들로 구성해 진행되고 있다.

 

리차드 국장은 “이번 총회에서 전 세계 생물다양성을 보호한다는 큰 아젠다에서 실질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생물다양성협약에서 가장 큰 과제는 각국 정부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보호구역 설정 및 관리하는데 있어 진정성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제적 지원 뿐만 아니라 방해하는 요소에 대한 감축 노력도 중요하다”며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기술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식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리차드 국장은 “이번에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 2014’를 읽으면 많은 사람들이 생물다양성의 감소, 환경파괴의 주범이 사람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끝까지 읽어본다면 사람이 결국은 이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가족, 사회 구성원, 유권자, 소비자로서 우리의 선택이 어떤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 고민하는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나갈 역할이다”며 “더불어 WWF도 함께 국가적인 논의에 동참해 정부, 기업, 개인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적극적인 기술 도입으로 환경보호를 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glm26@hkbs.co.kr

박미경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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