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유비스 정종우 과장



[환경일보=인천]김은진 기자=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산타클로스는 넉넉한 몸매에 풍성한 수염, ‘하하하’ 웃으며 선물을 나눠주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산타클로스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썰매를 빠르게 몰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굴뚝을 넘어 선물을 주러 다니는 등 청년 못지않은 체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실제로 산타클로스가 살아있다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후덕한 뱃살로 인해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척추 관절에 걸리는 부하가 커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산타클로스에게서 의심되는 질병에 대해 알아본다.

산타클로스의 넉넉한 몸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다.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산타클로스는 심각한 복부비만. 복부지방에 대해 과거에는 부와 인격의 상징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그러나 뱃살은 더 이상 인격의 상징이 아닌,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는 건강의 적신호로 인식되고 있다.

변비나 소화 장애 외에도 성인병과 관계가 깊은 비만의 유형 역시 전신 비만이 아닌 복부 비만이다. 복부 내에 있는 지방은 간이나 췌장 등 내장기능을 떨어뜨리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막아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 특히 뱃살은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저장장소로 뱃살이 늘수록 그 수치가 올라가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또한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의 한 증상이다. 대사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고지혈증, 고혈압, 고혈당 같은 질병이 한 사람에게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당뇨병, 뇌졸중 등 성인병으로 진행된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성인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은 필수며 과식이나 과음을 삼가고,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은 뼈와 뼈 사이에 체중의 하중을 견뎌내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무릎은 체중의 걸을 때는 한 걸음 당 3배, 달릴 때는 5배, 점프할 때는 7배 정도의 하중을 받는다. 때문에 체중이 늘어나면 무릎 연골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빨리 닳고 손상될 위험도 커지게 된다.

배가 나오게 되면 앞으로 늘어나는 복부의 무게 때문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다. 이때 허리뼈도 앞으로 점점 기울어지면서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고,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면 척추 신경에 영향을 미치거나 척추뼈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까지 밀려나오는 현상을 초래해 심한 요통을 일으키게 된다.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정종우 과장은 “비만은 무릎 관절, 요통 악화에 큰 위협이 된다”며 “체중이 늘면 늘수록 무릎, 허리가 받는 충격은 더욱 심각하기 때문에 운동, 식이요법,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고 전했다.

산타클로스가 주로 일하는 시간은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차가운 날씨로 인해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근육과 인대는 더욱 딱딱해진다. 이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기 쉽다.

게다가 선물보따리를 기구를 이용해 운반하지 않고 한쪽 어깨에 짊어진 채 굴뚝을 타고 오르내리기 때문에 큰 부담이 가게 된다. 이로 인해 산타클로스는 어깨 관절이 좋지 않아 흉곽출구증후군 발병 가능성이 높다.

흉곽출구증후군은 목에서 팔로 향하는 혈관(쇄골하동정맥)과 신경(상완신경총)이 목과 흉곽(가슴뼈)을 지나가다가 통과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압박이 되어 팔에 통증과 감각이상, 근육위축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선물보따리처럼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산타클로스나 학생, 바이올린리스트, 카메라맨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또 반복적으로 손목과 어깨를 사용하거나 컴퓨터 마우스를 많이 이용하는 직종에서도 나타난다.

흉곽출구증후군이 있다면 가능한 한 무거운 것은 들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산타클로스처럼 어쩔 수 없이 무거운 것을 어깨에 멜 때는 양쪽 어깨를 번갈아 사용하거나 선물 보따리를 배낭 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도움말: (정종우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과장 / 최형택 관절센터 과장/www.uvishospita.co.kr)

k6346@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