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빨라서 유리한 나이라면 40대는 은퇴설계하기에 가장 적합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이가 되면 인생 전체를 돌아보는 안목이 생기고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직장에서 가까운 선배와 상사가 은퇴하는 장면을 직접 보기도 하고 은퇴설계를 현실적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가 된다.


40대는 정말 다양하다. 40세와 49세 또한 엄연히 다르다. 아직 미혼인 사람도 있고, 아들이 군대에 가거나 자녀를 결혼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분명히 그 나름의 시기적 특성이 있다. 바로 40대의 은퇴설계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30대에는 실패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것을 만회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40대에는 계획과 방향이 틀어질 때 바로잡기가 힘든 면이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방향을 잡고 현실적인 은퇴설계를 해야 한다.

 

은퇴계획을 성급하게 세우지 말고 인생 후반의 큰 목표를 먼저 잡고 이것을 재무적인 면, 직업적인 면, 주거, 여가와 봉사, 건강 등으로 세분화해서 대략의 계획을 세운 후에 됐다 싶을 때까지 검증하고 또 검증하기 바란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도 충분히 의논해야한다. 신중한 고려 끝에 은퇴설계 계획을 확정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좋겠다.


일반적으로 볼 때 40대는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시기다. 자녀 교육비 부담도 커지고 부모님이 연로해져 부양의 부담도 느끼기 시작할 때다. 이럴 때 돈을 따로 떼기가 어렵다. 이런 40대 시기의 재무관리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준비하면 효과적이다.

 

첫째는 다가올 50대를 준비해야 한다. 자녀의 학자금, 결혼비용 등의 지출을 위한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본격적인 은퇴설계를 준비해야 한다. 소득대체율을 고려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충당하기 힘든 부분을 따로 개인연금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평균적으로 보면 65세 이후부터 수령할 수 있도록 10년에서 20년 정도 납입하는 게 좋다. 주의할 점은 목표가 지나쳐서 내가 납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다. 셋째로는 예기치 않은 위기에 대비하는 보험설계가 필요하다. 사망이나 중대한 질병, 재해, 의료비 지출 등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비용 부담이 크다면 순수 보장형 상품을 권한다.


적어도 40대에는 내가 은퇴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해 윤곽을 잡는 게 좋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분들은 봉사활동이나 여가를 계획할 수 있지만, 보통은 새로운 직업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를 고려하고 이와 함께 자신의 성향을 분석하고 가족과 의논하면서 미래 직업에 대해 가늠해보라.

 

그리고 그 직업을 위해서 구체적인 교육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40대에 제2직업을 위한 교육훈련을 시작한 사람은 닥쳐서 시작한 사람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 교육을 받는 동안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방향을 정교하게 할 수도 있다.

 

 

 


<글 /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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