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통계청에서는 도시 가구를 기준으로 월 302만 원 이하, 금융위원회는 전국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390만 원 이하의 수입을 거두는 가구를 서민층으로 보고 있다. 대략 소득 하위 35~40%에 속하는 가구를 서민층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서민층은 중간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별도로 은퇴설계를 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서민에게도 은퇴설계는 꼭 필요하다. 현재의 어려움을 이유로 은퇴설계를 미루거나 포기한다면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어 노후가 피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연금의 다층구조를 기억해야 한다. 기초연금이 0층, 국민연금이 1층, 퇴직연금이 2층, 개인연금이 3층을 이루도록 설계해서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서민층은, 여기에서 바닥을 이루는 국민연금을 잘 점검해야 한다. 국민연금 자체는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덜 내고, 더 많이 받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국민연금을 잘 활용해야 한다.


두 번째, 소비를 일부 줄여서 저축액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소비를 더 어떻게 줄이느냐는 분이 계실 수 있다. 매일의 지출, 매월의 지출, 매년의 지출을 죽 나열해보라. 아마 대부분은 여기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는 지출’부터 막아야 한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행하여 새는 지출을 막아야 한다. 꾸준히 하기 어려울 때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함께 줄여 나가는 것도 효과적이다.


세 번째, 부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자가 높은 부채는 시급하게 먼저 정리하는 게 좋다. 악성 부채인 대부 부채,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부채 액수가 크다면 부채 상환과 저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네 번째, 가능하면 더 좋은 일자리의 직장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제2 직업에 대한 정보 탐색, 교육훈련, 그리고 자기계발은 정말 효과적인 은퇴 준비다. 이것은 연금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자발적인 검약을 몸에 익힌다면 저축 재원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노후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인간관계와 소통을 폭넓고 깊게 유지하고 건강관리를 잘하는 등의 준비도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공포’는 은퇴설계의 가장 큰 적이다. 공포가 절망을 불러와서 자포자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흘려 넘기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 된다. 두려움에 밀려서 은퇴설계를 포기하거나 방치하면 어려움을 끊어낼 수가 없다. 적극적으로 은퇴설계를 해야 한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건강을 챙기고, 직업에 능력과 전문성을 높이고,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생활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면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글 /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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