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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미래는 시민이 결정한다”

재생에너지 개발, 환경보전 등 지속가능한 발전 실천

“교육에 대한 투자는 더 가치 있는 형태로 돌아온다”

 

[환경일보] 이클레이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에카르트 뷔르쯔너(Eckart Wuerzner) 하이델베르크시장은 8년의 임기를 마친 후 재선에 성공해 다시 8년간 시정을 책임지고 있다. 인구 15만의 작은 도시지만 이곳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를 모두 합하면 52명에 달할 만큼 학구적이고 살기 좋은 곳이다. <편집자 주>

 

에카르트 뷔르쯔너 하이델베르크 시장 <사진=김경태 기자>

Q. 이번에 서울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A.
하이델베르크 클럽이 서울에 있어 이와 관련된 업체를 만나기 위해 거의 매년 서울을 찾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년 전에 처음 만났는데,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왔다.

지금은 지구환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규모가 크든 작든, 도시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쉽지 않다. 도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계획이 있으면 미래 세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잘 보전된 자연환경…

 

하이델베르크의 예를 보면 최근 들어 도시가 커지고 있다. 왜냐하면 자연이 잘 보전돼 있고 훌륭한 교육기관이 있으며 질 좋은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가 맑고 공해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다.

Q.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무엇인가?

A
.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보호의 핵심은 도시 스스로 행위자가 되는 것이다. 현재 하이델베르크는 100% 그린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도시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교통 또한 시가 결정해서 현재 15만 인구 가운데 1/3은 자전거를 타고 1/3은 공공교통, 나머지 1/3은 도보나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시은행(City Bank) 역시 시장 관할에 있을 정도로 자치권의 범위가 매우 넓다. 그렇다고 시장이 독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최종적으로 결정할 뿐, 항상 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의회의 논의를 먼저 거친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기업이 공장이나 사무실을 지을 때 빗물을 100% 재이용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화석연료 사용 비율 역시 독일이 8.5% 이하인데 비해 하이델베르크는 1.5% 이하로 사용해야 한다. 부족한 에너지는 하이델베르크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집을 빌리면 독일 평균보다 3% 비싸지만 에너지요금을  80% 절감할 수 있어 결국 주거에 필요한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는 갈수록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면 그저 그런 공업도시로 남는다”

 

에카르트 시장은 인터뷰 내내 유머를 곁들이며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었다.

 

Q. 교육에도 매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A.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고학력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생태도시가 되면 그런 이들이 많이 모여 도시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들은 환경적으로 좋은 곳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하이델베르크만 해도 예전에 살았거나 현재 살고 있는 노벨상수상자가 52명이나 된다. 만약 공기도 안 좋고 교육인프라가 나쁘다면 누가 살고 싶어 하겠는가? 사람들은 교육과 생태에 가장 큰 관심을 갖는다. 고학력자가 많으면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하이델베르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학도시라는 자부심이 있는 도시다.

우리는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좋은 학교란 취학 전 어린이부터 학생, 직장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비용이 많이 필요하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더 가치 있는 형태로 돌아온다. 비용을 이유로 교육에 소홀하면 값싼 물품만을 생산하는 그저 그런 도시가 돼 버린다.
아울러 도시에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항상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를 결정하는 것은 시민이다. 공업도시, 문화도시, 지속가능한 도시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것은 시민의 몫이다. 하이델베르크 역시 정치적 논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싶은 도시를 만들고 있다.

 

Q. 임기가 8년이라고 들었는데, 한국에 비해 2배나 길다.

A.
한국은 선거가 4년마다 있다고 들었다. 만약 한 시장이 태양광에너지에 관심이 있었지만 4년 후 새로운 시장이 다른 에너지에 관심이 있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시민의 정치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시장은 최종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지 혼자 일 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하이델베르크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선택했고 우리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아예 없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하이델베르크는 잘 보전된 환경과 훌륭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향하는 도시다.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시민의 정치적 논의 필요”

 

Q. 독일의 통일이 한국에 주는 교훈이 있다면?

A.
독일 통일이 한국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 통일의 비법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젊은 세대가 함께 했다는 것이다. 동서독으로 나뉘었을 때도 통행은 할 수 없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젊은이들이 만나 교류했다.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현재 여건에서 중소도시가 나서 학교들끼리 연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대도시에 비해 중소도시는 비정치적인 이슈들을 가지고 교류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시간이 걸리지만 대신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이다. 조용한 걸음의 외교정책이 필요하다.


남북한 철도 연결 같은 사안은 너무 정치적이어서 어려운 문제다. 시스템을 바꾸려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인들은 북한인을 ‘달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과 반드시 통일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몇 마디 말로는 안 된다. 천천히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하이델베르크 같은 경우는 우크라이나의 소도시와 관계를 맺었는데 이후 이곳이 러시아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도시간의 관계가 변하지 않았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학교가 먼저 교류를 시작하면 상업적인 교류도 가능해져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동독 국민들 역시 서독과의 교류를 통해 체제가 선전하는 것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Q.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A. 개인적으로는 한·중·일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좋은 의미에서 가장 먼저 지식기반 국가가 돼 가고 느낀다. 한국은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엘지, 삼성 등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 생산자가 아닌 친환경크리에이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이 지식기반 사회로 나아간다는 좋은 증거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김경태 기자>

이날 인터뷰는 통일연구원 광화문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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