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정부가 조정하는 환경피해 배상수준에 대한 피해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환경피해 배상기준을 개정해 현실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특히 빛공해, 통풍방해에 의한 농작물 피해 등 새로운 환경피해 배상기준도 함께 마련될 전망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남광희, 이하 분쟁조정위원회)는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환경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환경피해 배상기준 합리화를 추진한다.

 

지난해 분쟁조정위원회가 실시한 환경분쟁조정제도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환경피해분쟁 배상수준에 대한 피해자의 불만족도가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한 일부 사례의 환경피해 배상액이 법원에서 결정하는 배상액의 27~6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는 분쟁사건의 88%를 차지하는 소음피해의 배상수준 현실화를 위해 환경법학, 경제학, 공학분야 전반에 걸쳐 적정성 검토 등의 연구용역을 3월부터 8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0월까지 현실에 맞는 배상수준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

▲‘새로운 환경분쟁피해 대상에 포함된 빛공해 또는

 통풍방해에 의한 농작물 피해, 지하수위 변화로 인

한 건물피해 등에 대해서도 배상기준을 마련한다.

환경법학 분야에서는 분쟁위원회와 법원의 피해 배상수준을 비교하고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환경피해 배상수준을 분석해 소음수준과 피해기간 등에 따른 적정 배상규모 등을 제시한다.

 

환경경제학 분야에서는 건설사 등 소음 원인자가 방음벽 설치와 같은 소음피해를 낮추기 위한 비용을 조사하거나, 피해자가 소음을 회피하기 위해 지불할 금액을 분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음 저감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산출한다.

 

환경공학 분야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소음 배상기준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소음의 강도와 피해자의 건강영향간의 상관관계 관점에서 재검토하게 된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피해배상액이 현실화되면 환경오염 피해자는 제대로 된 배상을 받고, 건설회사 등은 환경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예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년 만에 전면 개정 나서 
특히 분쟁조정위원회의 이번 환경피해 배상기준 합리화는 지난 1999년 배상액 산정지침을 제정한 이후 물가상승률 반영과 소음피해 수인한도 강화(70dB→65dB) 등의 조치는 있었지만, 전면적인 개정작업은 17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셈이다.

 

또한 ‘환경분쟁 조정법’ 개정에 따라 새로운 환경분쟁피해 대상에 포함된 빛공해 또는 통풍방해에 의한 농작물 피해, 지하수위 변화로 인한 건물피해 등에 대해서도 배상기준을 마련한다. 이러한 기준 제정으로 그동안 원인과 결과의 입증이 어려워 효과적인 피해보상이 어려웠던 새로운 피해 유형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남광희 위원장은 “2016년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발족한지 25주년이 되는 만큼 환경피해 배상기준 현실화는 환경분쟁조정제도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과 재산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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