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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주목하는 자, 에너지·환경 손에 쥔다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
북극을 바라보는 균형 있는 시각 필요해

[극지연구소=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북극 하면 얼음으로 뒤덮인 광대한 땅에 북극곰이 유유자적 거니는 모습을 떠올리는가. 북극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곳이다. 혹독한 추위, 낮은 일조량과 강수량, 강한 바람 등 가혹한 환경조건에서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으며 지구 표면적의 6%에 불과한 이곳에 방대한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다. 동시에 지금도 많은 나라가 북극 경계를 두고 분쟁 중에 있다. 최근 새로운 시각으로 북극을 들여다본 ‘글로벌 북극’이 출간돼 화제다. 저자인 극지연구소 미래전략실 김효선 선임연구원을 만나 북극이 품은 신비로운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주>

▲극지연구소 김효선 연구원의 ‘글로벌 북국’은 북극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경제, 사회, 환경, 에너지까지 총망라해 들여다봤다.

책의 첫머리에서 저자는 “북극에는 원초적 매력이 있다”는 글귀로 북극을 소개한다. 그의 말대로 ‘매력’에 이끌린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유럽이 앞다퉈 북극으로 달려들고 있다. 쓸모없어 보였던 얼음 땅인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글로벌 북극’은 순수과학적 측면에서 설명했던 기존의 책과는 다른 시선으로 북극을 바라보고 있다. 출발은 북극이지만 경제, 사회, 환경, 에너지 등 분야를 통틀어 독자들이 정말 궁금해했던 내용들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알기 쉽게 풀어냈다.

저자인 극지연구소 미래전략실 김효선 선임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와 유엔개발국프로그램 담당관을 역임했으며 한국환경경제학회 이사, 국제가스 연맹 E&P(Exploration & Production, 자원개발) 분과와 지속가능개발 분과 전문위원, 탄소금융포럼 간사, 국제생태경제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현재 몸담고 있는 극지연구소에서는 북극의 에너지시장, 남극의 기후정책 등 경제적 가치를 규명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김효선 연구원은 ‘글로벌 북극’을 통해 북극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다.

▲북극은 미래를 위한 자원의 보고이자, 기후변화 아이콘인 북극

곰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북극은 북위 66도30분 이북의 지역으로, 대륙인 남극과 달리 대부분 얼어있는 바다로 엄밀히 따지면 북극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최근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극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북극은 지구온난화의 상징인 북극곰의 서식지로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북극에 묻힌 자원에 세계의 관심 쏠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 북극을 3차례 방문했다. 2010년 처음 러시아 우렌고이 위쪽에 위치한 가즈프롬 기지를 방문했을 때는 영하 20℃였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잠깐만 있어도 통증을 느낄 정도로 손이 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2월 노르웨이 트롬소에 갔을 때는 영하 2℃였는데 그때 한국은 무려 영하 16℃였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극보다 더 추웠던 이 충격적인 반전 역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폴라볼텍스’라는 북극 기류 균형이 깨진 상태에 편서풍이 불면서 미국, 한국에 한파가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외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북극에 쏠리는 중요한 이슈로 김 연구원은 에너지를 지목했다. 북극은 극한 지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워 개발이 미뤄진 곳이 많다. 중요한 것은 북극에 석유와 천연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상당한 양이 매장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과 노르웨이 스타토일하이드로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이 각각 900억 배럴과 1670조 입방피트다. 이는 석유는 미개발 매장량의 13%, 천연가스의 경우 전 세계 미개발 매장량의 30%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 미국에 치우쳐 ‘한계’

김 연구원은 “출발은 북극이지만 경제, 사회, 환경을 비롯해 가장 뜨거운 이슈인 에너지까지 총망라해 짚어봤다”며 “아직까지 북극의 일부는 영토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미발견 석유, 가스 자원 등의 매장이 예측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특히 미국은 북극권 국가들의 협의체인 북극이사회의 의장국으로 현재 맹활약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에 있어 미국이 에너지·달러(경제)라는 무기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전 세계를 주무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각축의 장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역할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게 김 연구원의 의견이다.

한국, 도전으로 기회 잡아야

▲극지연구소 전시관 내 모습. 극지연구소는 기후변화의 중심지 극지에 3개의

상설기지를 세우고 남북극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북극이사회의 정식 옵서버국가가 됐다. 1993년 북극연구개발을 위한 기초조사를 하면서 시작된 북극과의 인연은 다산과학기지를 설립,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항해를 시작하면서 자체연구를 수행함은 물론 국제적인 연구협력이 활발해졌다.

김 연구원은 “북극의 자원 개발에 있어 우리나라가 관심을 가지고 어떤 나라보다 먼저 뛰어들어 기회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향후 에너지시장과 환경보호를 둘러싼 팽팽한 힘겨루기가 북극에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발전만큼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 역시 빼놓지 않아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있다. 이는 기후변화의 중심으로서 북극이 갖는 위상 때문이다.

환경·경제는 함께 가는 것
김 연구원은 “이 책은 개발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맨, 보호하고자 하는 환경운동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중립적 입장에서 북극을 들여다보기 위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환경과 경제를 극단적으로 나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환경(규제)을 더 탄탄하게 가져갈 수 있는 명분을 경제(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환경 비용을 감안하고 경제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책에서는 북극을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을 꽁꽁 얼게 만든 북극한파도, 힘(경제)의 지배가 미국에 치우쳤다는 것도 균형이 깨져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에너지 자원의 보고인 동시에 군사외교의 최전방이며 경제, 사회, 환경, 정치의 쟁점이 한 데 모인 북극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책상에서 나오는 것을 주입하기보다는 직접 북극에서 경험했던 얘기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움직이고자 했다”며 “보다 넓은 세계에서 우리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층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lm26@hkbs.co.kr

박미경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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