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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장벽 허무는 젠더혁신 이끌겠다

 

여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육성 지원 나서

내실화 동시에 글로벌 허브기관 성장발판 마련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연일 사람들을 흥분케 하고, 나아가 신선한 충격에 빠뜨릴 만큼 과학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4차 산업혁명’의 문턱까지 달려온 이 시대, 한국은 뛰어난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성이 뛰어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는 여성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게 현실이다. 새로운 시대 흐름을 앞에 두고 ‘과학기술’과 ‘여성’이라는 키워드는 향후 한국을 끌어갈 중추적인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일선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이자 그들을 육성·지원하는 전문기관의 수장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화진 신임 소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 3월31일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 Women In Science, Engineering & Technology, 이하 위셋)의 제2대 소장으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한화진 선임연구위원이 임명됐다. 한화진 신임 소장은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과학기술인으로 KEI에 재직하면서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2009~2010년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으로서 국가 정책 수립에 참여했고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이사 등 활동 경험이 풍부하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한화진 신임 소장

Q. 위셋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해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여성과학기술인 종합지원기관이다. 많은 사람이 “왜 여성과학기술인에 주목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최근 과학기술계는 ‘양성이 함께 이끄는 과학기술과 창조경제’라는 비전을 내놨다. 결국 남성과 여성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을 말하는데 균형을 맞추고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아직까지 여성이 경제주체로서 자리매김하기에는 정부의 지원과 전략, 제도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위셋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 가운데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이 있는데 현재 제3차 기본계획(2014~2018)이 시행 중에 있고 위셋에서 정부의 정책이 잘 운영되고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Q. 구체적인 사업에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여성과학기술인이 사회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여성의 전체 생애주기를 봤을 때 10대 중반부터 60세까지 상당한 인력이 여기에 해당된다. 시작은 중고생, 대학생부터로 중고생이라면 이공계 진로에 대한 탐색 멘토링, 이공계 대학생은 취업 탐색 멘토링을 진행했다. 사회에서 성공한 위치에 있는 여성과학기술인과 멘토·멘티를 결성해해 교육을 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경력단절 여성은 복귀와 재취업을 위해 기업체와 협약을 맺어 기업이 필요한 인재와 경력단절 여성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매칭했다.

 

어느 정도 사회에 자리를 잡은 중견 여성들은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창업 여성을 위해서는 위셋이 운영하고 있는 과학기술협동조합을 통해 교육하고 산업체와 연결해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Q.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A. 공학연구팀제 지원 사업이 상당히 인기 있다. 이공계 여성인재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의 여대학(원)생과 여중·고생들이 팀을 이룬 후 테마를 정해 6개월간 연구를 하게 된다. 대학원생은 팀의 연구책임자가 돼 연구비 사용에서부터 연구관리 등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여중·고생들은 이공계 진학을 위한 진로 탐색 및 산업체 현장 탐방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우수 연구결과를 활용해 특허 출원을 하기도 하고 관련 학회에서 발표를 하는 등 성공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연구 주제는 ▷건축, 토목 ▷기계, 선박 ▷생명공학 ▷컴퓨터 ▷전기, 반도체 ▷환경까지 다양하게 다룰 수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채택 등 중요한 이슈를 부상하면서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다뤘으면 좋겠다.

 

Q.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의 사회 진출을 위해 고민해 볼 문제는? 

 

A. 우리나라는 여성과학기술인뿐만 아니라 여성 경제 참여율을 봤을 때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친다. 사회에 뛰어들기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세계는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고,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에 대한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의 새로운 유망 일자리 발굴을 전망해 볼 수 있는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여성들은 가정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해 선행기술을 조사한다든지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 융·복합할 수 있는 분야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융·복합적인 부분이 위셋 사업에 녹아들어가도록 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Q. 지속가능발전목표 가운데 5번째 목표에 성평등을 담고 있을 정도로 젠더혁신이 부상하고 있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어떤 점을 기여할 수 있을까?

 

A. 젠더혁신이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와 관련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젠더혁신은 꾸준히 이슈가 될 것이고. 우리도 젠더 분석 등을 통해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향후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젠더 혁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자동차 충돌실험을 할 때 남성의 표준 체격을 기준으로 실험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체력적으로 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 젠더 차이를 반영한다면 젠더혁신을 이룰 수 있다. 위셋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환경과 지속가능이슈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목소리를 내겠다.

 

▲한 소장은 공학연구팀제 지원 사업의 다양한 연구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여성과학기술인 리더이자 멘토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여성과학기술인이 되고자 한다면 “시대를 읽어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시대를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시대를 읽는다는 것은 자기의 영역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까지 아우르는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 자신이 시대적 흐름 어디에 속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매 순간 인식하고 생각을 하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과학기술에 몸담고 있지만 인문학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과학기술 외에도 다른 분야에 열린 마음을 갖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을 육성·지원하는 종합기관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위셋이 조직면에서 조금 더 탄탄하고 안정화되는데 중점을 둘 것이며 더불어 조금 더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할 것이다. 우리 위셋의 역할을 부러워하고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많은 국가들이 있다. ‘일자리’는 이제 글로벌 차원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는 글로벌 여성과학기술인 지원 허브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것이다. 그 도약의 기반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전략 마련이 있다.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의 육성·지원이 목적이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얘기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종국에는 여성만이 아닌 모든 과학기술인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기관이 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지금의 여성과학기술인들이 불평등을 느끼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주체로 참여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사진=박미경 기자>

 

glm26@hkbs.co.kr

박미경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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